한 해 천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한강에 스스로 몸을 던진다. ‘시간’과 ‘관계’의 투박하고도 미묘한 역동 속에서 상처와 고통, 구조와 치유가 반복되는 곳. 완전하지 않은 이들과 결코 불완전하지 않은 이들이 한데 어울려 고통과 치유의 물결을 주고 받는 이 곳. 작가의 말처럼 이 시대는 한강 같다. 과거의 상처는 마르지 않고 아픈 기억을 흘려 보낸다. 그것이 드러낼 현재의 고통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오늘을 살아간다. 마르지 않더라도, 분명할지언정, 결국 우리를 살아내게 하는 묘연한 무엇. 그것을 우리는 희망이라 부른다.

상처와 고통, 치유와 구원이 순환하는 관계의 역동속에서 은은하게 드러나는 희망을 다룬 작품.
새로운 관점과 신선한 시도가 인상적이었던 작품. ''철호''의 숨은 의미를 발견했을때, 배우들의 사연과 감정이 한결 깊게 다가왔다. 이 시대에 필요한 의미있는 메세지를 전달해준 작가님과 배우분들께 박수를 보낸다.

작년 "어느 가족"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가 칸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도 가족의 개념이 유사가족으로
바뀐 시도였을 것이다.

작가는 구조가 단순히 물에서 건지는 행위보다 아픔을 나누고 외로움을
채워주며 서로를 의지하며 상처를 치유할 수 있어야 진정한 구조라 믿는것 같다.

그러나, 자신이 감당할 만큼만 할 수 있는 버거운 감정이고 의무임을 알고
좀더 냉정하길 바라는 팀장의 걱정도 눈여겨 볼 일이다.

힘든 사람들의 인생과 아픔을 현실적으로 보니
마음도 착잡하고 많은걸 느끼게 된다.

제목이 선뜻 와 닿지는 않는다. 제목처렴 뭔가 묘연한 느낌이었달까?
우리는 한강하면 보통 낭만적이거나 야경, 바람쐬러 가는 곳, 운동하거나 데이트 하는 곳이라 생각하지만 실상 그 곳에 몸을 던져 생을 마감한 사람만 수천명인 곳.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수난구조대원과 그들이 살려낸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연극적 형식미가 많이 강조되어 있어 선뜻 다가오는 작품은 아니었지만 생각해볼 거리가 분명 있는 좋은 연극이었다.

우리가 인지 못하는 사이에도 한 해 천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각자의 이유로 인해 한강에 스스로 몸을 던진다고 합니다.그리고 이렇게 생사의 기로에서 서 있는 사람들을 살려내기 위해 구조대원들도 스스로 한강에 몸을 던지고 있구요. 물론 이 둘간에는 명확한 차이가 있지만 한강에 스스로 몸을 던진다는
공통점이 있기는 하네요.
<마르지 않는 분명한 묘연한>에 등장하는 한강수난구조대원인 병호는 그들의 목숨을 구해주는데 그치지 않고 집으로 데리고 와서 함께 동거동락하며 가족을 이룹니다.생을 포기하려 했던 그들이기에 생명을 건졌을뿐 아직 해결된 상황은 하나도 없는 실정. 그러기에 그들과의 동거는 쉽지 않고 늘어만 가는 식구들의 뒤치닥거리에 같은 구조대원인 영호의 불만과 고통도 커져만 가네요.
그러나 영호 또한 과거에 한강에 스스로 몸을 던졌던 사람으로 병호의 도움을 받아 한강수난구조대원까지 되었지만 집안 서랍 속에 아직도 지난 날의 상처를 묻어두고는 위태로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우리는 단순하게 그들의 목숨을 구해주면 된게 아닌가라고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들의 입장에선 변한게 하나도 없는 현실이 더욱 무겁게 다가올수도 있을꺼란 생각이 들더군요.병호와 영호처럼 그들의 삶에 직접 뛰어들어 함께 고통을 분담하고 아파하며 함께 어울어져 살아가긴 힘들지라도 더 많은 관심과 애정어린 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웃음을 자아내었던 극중 배우분들의 유영하는 장면들처럼 거친 물살이 많은 세상속에서도 꿋꿋하게
헤쳐갈수있는 그런 에너지를 받고 나온 좋은 시간이였습니다.

생사가 교차하는 한강에서 수많은 투신자들을 구조하는 수난 구조대원 병호와 영호과 무수한 투신자들의 모습을 통해서 산 사람과 죽은 사람 모두 트라우마를 겪을 수밖에 없는 고통 속에서도 삶을 영위해 가야 하는 과정을 잘 그려낸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