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연극이 뒤엉키고, 연극속에 또 다른 연극이 섞이며 어디까지 현실이고, 어디까지가 하나 또는 다른 연극인지 헷갈렸다. 작가가 쓴 연극, 연습 과정의 연극, 그리고 배우들이 만들어낸 연극이 겹쳐지고 현실과 연극이 구분되지 않는 스토리가 전개된다. 아마도 굿바이 마더와 안녕 마이 버터플라이 모두 연극배우로서 그녀가 살아온 삶이자 현실이고 삶의 일부임을 표현했던 것 같다. 물론 작가의 의도와 관객으로서 나의 해석은 다를 수 있다. 여자로서, 엄마로서의 삶만큼 배우로서의 삶이 비중있게 중첩되고, 아들 오민영은 배우로서 삶에 더 집중했던 그녀에게 분노와 서운함이 많다. 엄마와 같은 배우의 길을 걷고자 했던 누나의 죽음이 엄마탓이라고 생각하고 원망과 분노의 감정을 드러낸다. 현실과 연극연습 도중 이런 갈등이 표출되지만, 이 연극은 50년 연기인생을 걸어온 무대에서 그녀의 삶을 더 조명했던 것 같다. 그래서 누군가의 희생이 뒤따르고 누군가는 아프다. 한 편의 연극은 대본을 쓰는 작가, 연출가, 각 분야의 감독들, 스텝들과 그것을 표현하는 배우의 삶이 총망라된 예술작품이다. 따라서 하나의 무대를 완성하고 지키기 위해 많은 이들이 쏟는 노력과 희생을 50년 연극인생을 마감하는 김정숙의 삶 속에 담아 표출했던 것 같다. 연극을 통해 타인의 삶을 엿보며 모두 잘하고 살 수 없고 전부 가질 수 없음을 깨닫는다. 하지만,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건지는 늘 고민의 대상이고 물음표이다. 오늘도 정답없는 물음표를 스스로에게 던진다. 배우들의 고퀄리티 연기에 2시간이 너무도 짧았던 훌륭한 연극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