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 정신없이 보내느라 이제서야 후기를 올리네요.
일본에서 몇년 체류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가 가슴이 찡해지는 느낌의 공연이었습니다.

특히, "도대체가, 어딜가든 따라온단 말이야. 일본이"라는 대사를 할 때는
뭉클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타향에 떨어져 살면 으레 향수병이 생기고, 고향으로 돌아가고픈 맘이 들기 마련인데,
병이 걸려도 조국으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은 이민자분들의
조국에 대한 애증이 느껴지는 공연이었습니다.

ㅇㅇ

누구하나 튀지도 쳐지지도 않고

잘 맞는 블럭 처럼 딱딱 맞아 떨어져서

극의 끝까지 한 호흡에 끌고 가는 좋은 작품 & 좋은 배우

두산 아트센터 스페이스 111의 ㅅㅅㅅ 시리즈 두번째

`잠못드는 밤은 없다.`

워낙에 쟁쟁한 연출님과 배우님들의 출연소식에 공연전부터 손꼽아 기다리고
총 3편인 ㅅㅅㅅ시리즈의 작품중 가장 기대하던 작품이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관람날!!!
내가 손꼽아 기다린걸 아는듯 하루종일 일이 꼬이고 꼬이는 바람에 ...
관람포기하고 집으로 되돌아가 쉴까? 고민도 했지만
시간에 쫓겨 뜀박질하며 겨우겨우 공연을 볼 수 있었다.


내 하루의 고됨이 공연장에서 진짜 `무대`와 마주한 순간부터!
모두 흔적없이 사라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사람과 사람간에 조용하게 움직이는 마음. 그 감정이....
큰 몸동작. 수많은 단어들이 가득한 대사... 없이도 너무나 잘! 다가오면서...

아지랑이같이 몽글몽글 보일듯 잡힐듯 내 앞을 스쳐지나가며
내 마음한켠 따스한 온기를 느끼게 해주던 그 감정들!!!!!!!!!!!!!!!!!


`이게 진짜 연극이야`

이런게 진짜 `삶`이야...............라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울컥 솟아오르는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


일본인.
그것도 노년의 일본인들이 동남아 리조트에 모여 보내는 나날 속에서
내가 공감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을꺼란 생각은 해본적 없었는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공통점이...
`잠못드는 밤은 없다`라는 연극이 내 가슴에 깊은 감동으로 다가올 수 있게 했나보다.


박근형 연출님의 작품중 가장 화려해보이는 무대세트.
한분한분 낯익은듯... 너무나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주신 배우님들.


정말이지... `잠못드는밤은없다`의 관객1이었다라는게 행복하리만큼
딱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너무나 감정 충만한 시간.으로 인해....
행복한 관객1로 영원히 남고싶어졌다.

배우들 연기도 너무 좋고 재밌었습니다.

잔잔하게 과장되지 않은 내용전개도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