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agreement)'' 에 대한 본질적인 질문을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지속적으로 던져 주고 있는 이 작품은.
좀비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가운데 어느 학교 옥상에 갇히게 된 다섯 명의 이야기입니다.
다섯 명 중의 세연은 좀비들을 뚫고 나와서 그런지, 좀비에게 물린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양 팔에 피를 가득 묻힌 채로 옥상에 들어오게 됩니다. 나머지 넷은 겉보기에는 멀쩡한 것처럼 보이죠.
세연이 자신을 제외한 넷을 위해 자신의 희생을 택할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에 대해서.
학교 선생님은 그 극한의 상황 속에서 세연의 ''동의''를 구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세연은 자신이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지 자신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느 쪽에 동의를 해야 할 지 자신도 알지 못하죠.
그에 따라, 이 극의 끝은 ''예''와 ''아니오''로 갈라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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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제가 생각하기에는 ''전제(premise)''를 어디까지로 깔아놓느냐에 따라 객석의 ''동의(agreement)''의 범위가 달라지게 됩니다.
다섯 명이 모두 안전하지 않다. 잠재적으로 감염자일 수 있다는 무시무시하고 포괄적인 전제를 깔아 보겠습니다.
그렇다면, 세연은 네 명으로부터 폭력을 당하는 것으로까지 비추어지기도 합니다.
자신들이 안전하다, 감염자가 아니다 하는 전제는 마음대로 깔면서,
세연은 피가 묻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감염 확률이 높아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그 전제에 동의해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앞서 깔았던 포괄적인 전제는 객석이 가장 쉽게 동의할 수 있는 전제이기도 합니다.
세연을 제외한 네 인물 역시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을 확률이 낮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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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연을 제외한 네 인물이 감염 가능성이 없다는 전제를 깔았을 때가 어렵습니다.
이 상황을 타개하는 방법으로 극 중의 인물들은 각자의 의견을 구하는 것을 택하게 됩니다.
물론 제가 생각하는 타개책은 결정의 시간을 미루는 것이었지만, 극한의 상황에서는 그런 해결책까지는 생각하기 어렵고요.
역시나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생각을 해서 그런지 몰라도, 대립하는 의견 각각이 깔고 있는 전제가 다르기 때문에.
당사자인 세연 마저도 어느 한 쪽을 택하면서도 쉽사리 동의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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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극의 작자인 브레히트는 바로 이 점을 작품의 중요 메시지로 지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동의(agreement)''라고 하는 것은, ''전제(premise)''가 같아야 온전히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이 ''전제(premise)''라는 말은 ''문맥(context)'', ''배경 상황(situation)'', 더 나아가서는 세계관과 세계인식의 문제로 확장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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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감 넘치는 연기를 통해 구현해 주신 상황과 무대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렇게 본질적인 고민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그만큼 보여주신 연기를 통해 자극과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바쁘게 살아감에 있어서 시간이 없어서 어떤 결정 사항에 대해 애써 전제도 대충 깔고 동의도 대충 구하는 경우가 참 많죠.
이 작품은 1930년대 발표된 작품이지만,
걸어본 적이 없는 길을 걷고 있는 현 시점에서도 참 깊이있고 본질적인 메시지를 던져주는 것 같습니다.
''동의(agreement)''를 구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동의를 구하는 당사자에 대한 존엄성을 인정해 주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깊이와 몰입감 가득한 무대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좋은 작품과 무대에 불러 주신 현규배우님께 깊은 감사말씀 드립니다.

대학로 공연 그리고 뮤지컬 등을 너무나 사랑해서 정말 많은 작품들을 보았다고 나름 자부하는데, 여태 본 대학로 연극들 중 퀄리티가 제일 높은 연극 탑3에 든다고 감히 말하고싶은 극이었습니다. 시작부터 굉장히 임팩트 있는 연출과 연기로 시작. 좀비물을 연극으로 진행하면 과연 어떻게 표현이 될까 궁금했는데 그 걱정이 무색해질 정도. 연기력이 정말 대단했습니다. 영화를 한 편 눈 앞에서 보았다며 - 배우님들의 연기력이 영화배우 뺨 치는 수준이라고 같이 본 동생도 찬양일색을 했답니다. 발성과 감정표현 모든게 완벽했던 배우님들의 연기력이 너무 인상적이라 연극 끝나고 너무 멋지셨다고 꼭 얘기해드리고 싶었는데 배우님들과 교류할 시간이 따로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주제는, 인간이 극한 상황에 몰리면 어떠한 선택을 하는가 - 예, 아니오. 두 가지 선택 중 완벽한 선택은 없지만 최선의 선택은 어떤 것인가. 하는 주제입니다. 극 전에 받은 플라이어에도 극 소개가 되어있는데 희곡을 바탕으로 한 만큼 주제가 강렬해서 인상적이었습니다. 로맨스를 바탕으로 한 흔한 주제가 아닌 인간과 사회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극이라 더 특별했던 연극이었습니다. 좀비물이라고 해서 비현실적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어쩌면 굉장히 현재 우리가 처해 있는 상황과 현실 속에서 한번쯤 고민해 봐야할 주제를 다뤘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가 처음 터졌을 때 코로나가 심하게 창궐했던 나라에 지내면서 친한 친구와 지인들과 서로 불신이 생기면서 만남을 서로 꺼려하고 눈치보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 때의 씁쓸함이 생생히 떠올랐습니다. 점점 개인주의가 강화되는 사회 속에서 우리는 사회 구성원으로써 어떤 태도를 취하면 좋을까 - 하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예/아니오 둘 중에 하나의 답을 강요하지 않고 관객으로 하여금 질문을 던지며 극이 마무리된다는 점도 좋았습니다!

주제가 그렇다고 해서 심오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운 극은 전혀 아닙니다. 고등학생, 교사, 군인 등이 인물으로 등장하는데 대사는 굉장히 코미디적인 요소가 많아서 극 내내 빵빵 터지면서 봤습니다! 청소년들도 성인들도 의미있으면서도 재밌게 볼 수 있는 극입니다.

상영 기간이 좀 짧은것 같아 아쉬웠어요! 대학로 연극 중 단연 최고 극 중 하나이니 더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서 모두가 봤으면 좋겠는 연극입니다.

재미있어요. 극도 연출도 생각할 거리도

정말 잘 봤습니다
거짓 정보에 쉽게 휘둘리고 냉정한 판단보다는 감성이 앞서
앞뒤분별 못하고 밴드웨건 현상에 매몰되는 사람들은
과정이 잘못되었다는 결과가 나와도
그때는 아무 관심이 없죠
작품의 의도는 다양한 관객의 생각거리를 만들어주는데
같은편에서 의심하고 억울한 희생자를 만드는 사람들의 눈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군인이 좀비를 가리키며 관객석으로 총을 겨눌때 저도 모르게 총구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습니다 (연출력 최고!)
메탈음악 브금이 깔려서 더욱 좋았습니다 (메탈 빠)

제목부터 무언가 생각할거리를 던져준 연극 예 라고 하는 사람 아니오 라고 하는 사람 을 보고왔어요.

나온씨어터의 공연들의 특징(?)이라고 할수있는 웃고 즐기고 끝나는 공연이 아닌 보고 나왔을때 공연의 내용을 다시한번 곱씹을수있는 공연이었네요.

원작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1930년대에 발표된 예 라고 하는 사람 아니오 라고 하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요즘 코로나로 인한 펜더믹시대에 어울리게 좀비 바이러스라는 드라마나 영화로 많이 접한 소재를 활용해 극한에 몰린 상황을 연출했더라고요.

좀비 바이러스가 갑자기 퍼지고 아수라장이 된 학교에서 살아남은 학생들과 선생님. 그리고 낙오된 예비군 한명.
살고자 하는 이들의 상황을 너무 어둡지도 그렇다고 너무 가볍게도 아니게 잘 표현한 극이었던거 같네요.

어느 공연이든 시작전 핸드폰의 무음이라든가 코로나로인한 마스크 착용등에 대한 안내맨트를 배우분이 나와서 해주시던가 방송으로 하고 공연이 시작되는데 이 공연은 공연 주제에 맞게 그러한 부분을 동의해 달라는 멘트 로 공연을 시작하더라고요.

그리고 시작된 공연은 모든 출연진들이 나와서 좀비의 모습과 도망치는 모습 그리고 좀비와 싸우는 모습 등 공연중에 표현하기 힘든 부분들을 멋진 포퍼먼스로 짧지만 강렬하게 보여줌으로 공연을 더욱 즐겁게 볼수 있었던거 같네요. 옥상으로 도망친 상수와 대현 그리고 여교사. 낙오된 상태로 학교 옥상까지 도망온 예비군 아저씨.

그리고 좀비와 싸우고 망치와 칼을 든체 양손에 피를 잔뜩 뭍힌 상수의 동생 세연. 세연을 둘러싼 나머지 사람들의 생존을 향한 이기적인 마음들. 그속에서 세연의 선택은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것인가?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게 되네요.

모두가 예라고 할때 나역시 예라고 해야하는가?아니면 아니오 라고 해야하는가? 서로의 입장이 다르기에 어떤 답을 하더라고 그것이 정답일수도 아닐수도 있는 그런 상황에서 나는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하기도 했네요.

60분이 조금 넘는 짧은 런닝타임이지만 같이 웃고 같이 슬퍼하면서도 머릿속은 복잡했던 연극 예 라고 하는 사람 아니오 라고 하는 사람 너무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