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표 두장을 주길래 고마운마음에 좋은 일에 쓰인다하여 10만원하는 R석 2장을 더 구매해서 엄마와 초등학생 아이들을 데리고 갔습니다. 선착순으로 티켓팅을 하게 해서 시장통처럼 서서 30분 넘게 기다린후 티켓팅을 하는데 경남문화회관 데스크 직원이 알아서 표를 주더군요. 오히려 일찍 와서 기다린 사람들은 단차가 있어 목을 치켜들어 봐야하는 첫번째 줄에 앉았습니다. 젤 좋은 티켓을 구매했는데 실제로 제일 좋은 자리는 관계자들끼리 다 앉는 분위기라 호구 된 느낌입니다. 크리스마스가 주제고 교회에서 후원하는 공연이라 어느정도 예상과 걱정은 했었지만 중간에 목사가 나와서 얘기할때는 정말 짜증나더라구요. 교회 다니는 분들끼리 행사를 하던지 아님 돈을 받고 티켓을 팔면 공연에 질을 높여서 인정을 받든지... 열심히 한 배우와 오케스트라는 나쁘지 않았으나 전반적으로 그냥 교회행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아주 기분 나빴습니다. 공짜 티켓이나 4마넌 그 정도면 딱 괜찮은 공연입니다.

1막 아기 예수의 탄생에서 로마군의 시민을 향한 적나라하고도 폭력적인 행패, 탄압, 멸시 장면들은 어린이 청중들에게 공포와 두려움을 안겨주었고, 극 내내 무서워하는 어린이들이 부모님에게 나가자고 애원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절대로 제 주변의 어린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장면이 아니었으며, 포스터의 문구만 보고 연말에 가족끼리 좋은 시간을 보내려던 학부모들에게 경고의 후기를 남깁니다.
또한 2막과 3막 사이에 미리 예고되지 않은 합창단 창단주 목사의 설교를 들어야 했는데, 그 내용인즉, 주변 어른들이 죽여야 한다고 했지만 어린이들이 사랑으로 기르던 아기 치타가 있었는데 같이 산에 갔다가 한 아이가 비탈에서 미끄러져 피를 흘렸더니 그 피를 핥아주던 치타가 피맛을 보고는 자기를 돌봐주던 아이들을 전부 ''찢어 죽이고'' 산으로 도망쳤다는 이야기고, 이 이야기를 통해 내 안의 치타같은 악한 마음을 십자가에 대신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으로 바꿔 크리스마스의 정신을 이어나가야 한답니다.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크리스마스 칸타타라고 했으면서요. 뒷말을 아낍니다.
3막에는 헨델의 메시아가 포스터며 홍보 내용에 들어있었지만 전혀 들을 수 없었고, 마스크를 쓰고 관람중인 관객들에게 고요한 밤 떼창을 유도하여 극 내내 느꼈던 것과 또 다른 불쾌함을 느꼈습니다.

수익금이 선도에 사용된다는 등의 내용은 미리 고시가 됐지만 미처 확인을 못했던 제 불찰입니다. 혹시나 저처럼 미처 확인을 못한 분이 있을까봐 후기에도 남깁니다. 굉장히 종교적인 극이고, 해당 종교인이 아니라면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도 더러 있습니다. 2막은 그나마 홍보 문구에 어울리는 ''온 가족이 함께 즐길수 있는 뮤지컬''의 모토에 어울렸습니다. 부디 해당 공연을 예매하시려는 분들이 후기를 찾아보신 후에 예매하셨으면 합니다.

실제 공연은 안내문이랑 너무 다른 내용이 나와서 황당하고 어이가 없습니다. 오페라, 뮤지컬, 합창이라고 햇는데 1막도 2막도 뮤지컬. 여기까지도 그래도 참았어요. 오페라랑 뮤지컬을 구분 못하고 공연하는 건 그럴수도 잇나보다 햇지요. 근데 헨델의 메시아가 언제부터 캐롤과 펠리츠 나비다가 되었나요? 왜 아무런 공지도 없이 내용을 다르게 합니까? 정말 환불 받고 싶네요. 이렇게 관람객을 기만하는 공연은 난생 처음입니다. 이런 공연은 두 번 다시 겪고 싶지 않네요. 정말 돈과 시간이 아까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