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이 시작했나 싶은 순간 웃기만 하다 공연장을 나갈 수도 있다. 셀 수 없는 웃음 총알들이 마구마구 난사하기 때문이다. 극장을 나가는 순간 반전주의자가 될 지도 모른다. 전쟁의 상처를 민족 분쟁의 6.25를 검색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함께 실컷 웃다가 그장을 나서는 순간 살짝 저려오는 가슴을 누군가와 나누게 될지도 모르겠다.

극은 포탄이 쏟아지는 전쟁터의 어느 참호 속, 공포에 떨고 있는 군인(자뽀)의 모습에서 출발한다. 어이없게도 자뽀의 아버지 데빵씨는 아들이 있는 전쟁터로 부인과 함께 소풍을 나온다. 폭격이 멈추자 제뽀를 포로로 잡아놓고 기념촬영도 하고, 식사에 초대하며 친구가 되어간다. 참호 속에서 뜨개질을 하며 시간을 보내던 자뽀는 참호 속에서 빵으로 꽃을 만든다는 제뽀가 비록 적군이지만 자신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기뻐한다. 이들은 아예 음악까지 틀어놓고 포도주를 겻들이며 질펀하게 소풍을 즐긴다. 그러나 그들 주위로 엄청난 폭탄이 떨어지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