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지기 친구 부부와 함께 관람한 두 번째 연극입니다.

두 시간 동안 네 명의 배우의 연기력에 몰입되어 웃기도 하고

마음으로 씁쓸하기도 하고... 기혼자의 입장이 된지 5개월째라

새로운 시각과 생각이 형성 중인 제게는 좀 더 특별했습니다.

인생이란 정답이 없음을, 어떤 선택을 하든 만족하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아야 한다는 명확하지 않은 결론을 내린 연극이어서

제 배우자와 친구 부부는 못내 아쉬워했지만, 저는 그래서 더 좋습니다.

옳고 그름이 아니라 다른 것 뿐, 다른 사람들이 모여 함께 살아가는 것이 세상 살이란

결론을 제게 남겨줬기 때문입니다. 10개월 만에 네 사람이 함께 본 공연이라 더욱...

결혼생활보다는 관계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가장 많이 상처를 주는 법이지요.
내가 하고 싶은 것과 상대방이 하고 싶은 것,
또한 내가 주고 싶은 것과 상대방이 받고 싶은 것을
어떻게 소통해야 하나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극 "디너"를 보고 왔습니다.
공연포스터를 보고 호기심은 있었지만 막 땡기지는 않아서
좀처럼 볼 기회를 못잡았던 연극. 그러나 출연하는 배우님들의
경력이 쟁쟁하여 놓치긴 아쉬웠던 연극. 그래서 막공전에 보러 갔습니다.

캐스팅은 "이석준, 정승길, 우현주, 정수영" 씨였습니다.
비지정석으로 예매를 해두어서 일찍 서둘러 티켓팅을 하러 갔더니
맨앞자리 권해줘서, 관객 소음은 좀 있었지만 쾌적하게 볼 수 있었어요. ^^

연극은 게이브와 카렌(정승길, 우현주) 부부와 탐과 베스(이석준, 정수영)부부의
결혼생활의 혼란과 권태를 보여주며 보는 사람을 참 아슬아슬하게 만듭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당연히 찾아올 수 밖에 없는 위기이고
어떻게 생각하면 저런 위기가 찾아 온다니 두렵고
보려는 시각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듯 한데
문제에 대한 인식은 가능하나 경험 부족으로
깔끔한 모범 답안을 적을 수 없는 게 가슴을 무겁게 합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많이 웃으며 몰입도 높았던 연극이었습니다.
특별히 코믹한 캐릭터나 몸개그 말장난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그저 현실적 대사나 상황들이 좋은 연기 속에서 웃음짓게 만드네요.
히~

모든 출연 배우님들 모두 연기가 훌륭했는데
특히 베스역을 연기한 정수영씨가 인상적이었고
캐릭터는 탐과 베스 부부가 참 묘한 매력이 있었어요.


사랑이...어떻게 안 변하니?
라고 연극은 묻는데 아직은 안 변하게 할 수 있다고 믿고 살고 싶네요...

우연히 봤는데, 기대보다 훨씬 재밌고, 좋았어요~
극본도 무대도, 그리고 배우님들의 연기도요~!
강추합니다. 신촌 연극제에서도 한다니, 놓치지 마세요~^^

이승준님의 재미있는 연기력.
지루할 틈도 없이 금방 시간이 지나가버렸어요.
정말 좋았던 연극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