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짜르트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의 피가의 결혼.

''세빌리아 이발사'' 속편이라도 할 수 있다.
이제는 피가로이발사가 백작들에게 방해를 받으며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서울필하모닉 연주로 귀에 익숙하고 대표적인 멜로디연주로 시작된다.
4막의 무대를 원형으로 보여주면서 각각의 주인공들은 마네킨처럼 보여준다.
아기자기한 셋트모양도 잘 표현하였다.

희극이다보니 전체적 분위기가 밝고 가벼운 동작으로 관객과 더욱 가깝게 호흡할수 있었다.
때론 촐랑?대는 그들의 행동이 웃음을 더해주었다.

결혼을 앞둔 수잔나와 백작부인의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도 재미를 더했다.

미소년하인이 부인을 동경하는 모습은 마치 시처럼 자연의 낱말들을 읊으며 마음을 빼앗기며 관심을 더 가진다.

전체적으로 한국정서에 맞는 편안한 분위기와 때론 진지하고 느끼함으로 흥미를 더했다.

유난히 대사가 많아 속사포같은 속도로 대화하는 모습도 열정적이었다.

행복한 결혼이어야 되지만 주위의 지나친(?) 관심으로 보잊 않는 심리를 색다르게 표현하고 보여준다.

오페라 초심자로서 실제로 무대에 올려지는 정통 오페라는 처음(피터 브룩의 <마술피리>는 정통에서 벗어난 무대였고, <안나 볼레나>는 영화관 스크린으로 봤으니 안 치고), 정말 좋았다.
모차르트의 선율이 감동적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으며, 해설자분이 말씀하신 대로 앙상블 오페라란 말에 걸맞게 중창들이 인상적으로 가슴에 남았던.
''불어라 산들바람~''은 워낙 유명해서 예상하고 들었는데 의외로 자주 듣던 곡보다 좀 느려서 그랬는지 감동이 덜했고, 케루비노가 부르는 지 모르고 그냥 많이 들어서 귀에 익었던 ''이런 감정이 사랑인가요'' 아리아가 무한 감동~^^* (음악을 잘 모르니 무대 연기로만 봤을 때, 피가로는 좀더 통통 튀면서 부산스러웠으면 하는 아쉬움이)
언제나 무대장치에 관심 집중하는 바, 서곡 연주하는 동안 부채 문양이 새겨진 투명한 막 너머 등장인물들이 인형처럼 자리잡고 돌아가는 무대 압권!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본 일요일 오후.
마당에서는 모 자동차회사의 판촉과 함께 시끄러운 음악이 시작되어 있었다.
중3인 딸애는 며칠 전부터 들뜬 마음으로 오페라 관람을 기다려왔다.
단 2장만 구입한 티켓.
맞벌이에 나름 전문직이라 시간을 쪼개 써야 하는 부모는
가끔씩 보고싶은 공연을 그렇게 둘이 나누어 아이와 간다.
아이는 아빠와 다음 주 다른 공연을 보러갈 것이다.
그런데 그 공연은 실은 내가 보고 싶은 독창회이다.
일찍이 나선 길에서 카페에 들러 홍차까지 한 잔 마시고 들어선 극장 안에서
딸애는 ''편지''를 들으며 거듭 피아노 건반을 누르는 시늉을 한다.
즐겁다는 표시다.
인터미션. 아이에게 말했다.
"피가로의 결혼은 엄마가 남자친구와 함께 봤던 오페라다. 그런데 딸과 함께 보니까 마음이 이상하네."
"남자친구?"
아이는 눈을 똘망하게 뜬다.
당시 공대출신의 남자친구는 데이트한답시고 나와 함께 난생 처음 오페라를 보러 간 거였다.
레퍼토리가 바뀌지 않아 새로운 공연을 보지 못함을 아쉬워할 정도로 공연을 즐겼던 나는 충격에 빠졌었다. 과연 이 사람과 함께할 수 있을까?
1988년이 그렇게 갔고
큰애는 아르바이트하러 간 사이
그 사람 똑 닮은 작은애, 딸과 함께 <피가로의 결혼>을 보았다.

희극적인 요소가 곳곳에 흩어져 있고 매력적인 아리아 중창에 감탄하면서 싫증 안 내고 3시간을 앉아 잇었습니다.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기대를 많이 안 하고 봤는데,
나무랄 데 없이 좋았습니다.
특히 백작부인 목소리 슬프로 아련했습니다.
영화 <아마데우스>를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공연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