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 감정들이... 힘들다.... 팽팽한 감정선이... 쉴틈이... 없다...

초강수 연극

"어른의 시간" (부제:어른들의 학급회의 원작:가네시타 다쓰오 각색,연출:임세륜 출연:한성식, 송현서, 유승일, 송영학, 이종윤, 최영열 제작:극단 Da 극장:예술공간 서울 별점:★★★☆☆) 20년전 집단 따돌림에 의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그 범인이 교도소에서 출소하여, 선생님과 친구들이 동창회를 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20년이 지났지만 그 때의 사건은 각자에게 상처가 되어 아직도 남아있다. 이들이 모여서 현재 진행형인 그 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을까? 한성식, 유승일 배우님의 집중력 있는 연기가 돋보였다. 그러나, 소품으로 기계톱의 사용은 부담감을 준다. 이런 연극은 보고 나서 마음이 더 무거워 진다.

적어도 이 연극을 보고 나면 왜 고등학생 때 친구들을 살해하게 되었는지,
따돌림이라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도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는지
살인자가 되어 복역을 하고 나와 사회에 내팽겨쳐진 인물에 대한 정당성이나 연민이 느껴질 줄 알았다.
하지만 전혀 납득할 수 없는 캐릭터들과
실소도 나오기까지 하는 엉성한 상황설정과
뻔한 장면들과 어색한 진행 등등으로 인해 주제의식 같은 건 전혀 느낄 수 없었다.
다른 공연과 달리 월요일에도 공연이 있길래 힘들게 시간맞춰 (초대권도 아닌)예매를 하고 쏟아지는 빗속에서 극장을 찾았던 게 허탈하기까지 했다.
저 인물은 왜 이 연극에 등장하는거지 싶기까지 한 사람이 있고
똑같은 폭력적인 상황만 지루하게 반복된다.
게다가 공연중 실제 사용되는 전기톱은 저렇게 휘두르다 조금만 실수하면 대형사고가 나지 않을까 하는 조마조마함을 갖게 했다.
그냥 이런 생각만 했다.
싸이코패스는 철저하게 사회에서 격리시켜야겠구나.
공연은 무슨 사회문제에 대해서 엄청나게 잘 아는척, 계도하고 싶어하는 티를 냈지만
깊은 고민없는 대본(의 문제인지 각색의 문제인지 연출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의 폐해를 본 기분이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었을 배우들에게는 박수를 보낸다.
한성식, 송현서같은 배우들을 이렇게 쓰다니, 안스럽다.

연기 좋고 초강수로 시작해서 초강수로 끝내주는 연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