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구성이 독특했어요.
극을 설명하기에 정말 딱! 인 무대 구성, 예쁘고 독특하고 참신하고.

첫 장면부터 마음을 부슬부슬 흔들어 놓는 부슬비..
무대 테두리를 감고 있는 빗방울이 뭔가 울컥하게 만들어 주던 도입부..
똑똑하게 의사 밝히고 분명히 감정 표현하는 씩씩한 서현, 호감ㅎ
지지리 궁상이라 매력 없고 말꼬리 잡는 거 진짜 짜증 나는,
10년은 물론 20년이 지나건 똑같을 것만 같은 방동구....ㅎ

작가의 의도대로 미사여구가 넘쳐나는 그들의 대화를 듣고 있자니
쟤네들 뭐 해, 지랄한다 정말, 한심하기도 하고,
입발린 말들에 정말 어이없기도 하고 특이하고 신선했어요~~~

꼭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잘봤어요~~!!

극 중간에 남자배우분께서 가디건을 공중에 띄워 꿰입던 모습이 아직도 웃음나게 합니다.
좋은 연기와 연출이 돋보였던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프로그램북에 대본이 수록되어 있어 참 좋더군요.

봄작가 겨울무대,
한번쯤은 보고싶었었는데, 우연히 페친(물론 나만 아는,)님이 조연출을 하고 계시기에, 네작품중에, 미사여구없이, 당첨,

낮엔 한 작품의 막공을 봤는데, 저녁엔 미사여구없이의 첫공, 아르코 소극장이 새로 생긴줄 모르고 한시간넘게 앉아서 기다리다 불이 다 꺼지는걸 보고는 아차, 싶어서 재빨리 공연장으로 이동,

그 건물, 공사하는것만 보고 들어가보긴 처음, 생각보단 무대가 넓고,...

미사여구없이, 란 제목과는 달리 미사여구 가득한 두 배우들의 쉼없는 대사들이 이어진다. 너무 솔직해서 현실감 있는데, 의도적인지는 몰라도 대사에 미사여구가 너무 많다, 그래서 너무 웃긴데, 자칫 웃다보면 도대체 무슨 이야기가 하고싶은건가 하는 포인트잡기가 어렵다.

무대또한 다양한 효과들을 통하여, 시간 공간적 활용과, 그리고 불투명한 벽 바깥의 대상이 처음에는 동구에서 나중에는 서연으로 바뀐다, 둘의 인생에서 상대적 지위나 위치가 달라졌다고 해야하나, 그런 의도의 벽, 무대장치였다면, 미사여구(다른 효과들)들 덕에 조금은 흐릿하지않았나하는,

중반부까지 가벼운 대화들로, 하지만 평범하지않은 이야기들로 이어진 남녀의 이야기는, 종반부에 이르러서는, 살짝 아주 살짝만큼만, 우리도 사랑일까, 라는 원초적 질문을 내뱉는다.

시간이 흘러 상실되어가는 삶을 살아가는 서연이, 기억속에 자신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던(?) 동구를 떠올리지만,

이미 서로에게 존재의미가 달라져버린, 그들은, 극에서도 언급되는 마치 하루키의 고양이 마을의 청년처럼, 누군가에게는 존재로 의미로, 누군가에게는 지나가는 상실된, 그런 사이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10년이 흘렀지만 그들 사이엔 여전히 수많은 미사여구들이 존재했다.

그리고 둘은 그런 포장이 가득한 사랑을 바랬다. 여잔, 자신을 찾기위한 지나간 과거속의 사랑을 바랬고, 남잔 그저 과거속의 한 경험에 지나지않는 육체적인 사랑을 바랬다.

본능적인 사랑이야기를 메인으로 하지만 쉼없이 내뱉는 대사속에는 이런저런 이론속의 이상적인 사랑이야기를 추구한다. 그 사랑속엔 미사여구가 너무 많을 뿐이다. 진정 그들 각자가 바라는게 무엇인지 정리도 안된상황에서, 그들은 확인되지 않은 섹스를 나눌뿐이다.

"미사여구없이" (작:허진원 연출:민새롬 출연:김태현, 신정원 제작:한국공연예술센터 극장: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별점:★★★★☆) 2013 봄 작가, 겨울 무대 세번째 작품이다. 무대는 어느 한 공간을 원근감 있게 설치해 놓았다. 여기에 영상을 비추어 극의 배경을 효과적으로 잘 표현햐였다. 변해버린 남녀 사이의 감정을 10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얘기하고 있다. 많은 대사를 속사포처럼 뱉어내는 김태현님의 연기가 좋았다. 일상적인 연인의 이미지에서 벗어난 독특한 남성 캐릭터를 잘 표현하엿다. 이 캐릭터로 많은 웃음을 준다. 10년후의 변해버린 감정을 잘 표현한 신정원 배우님의 연기도 괜찮았다. 일상적인 남녀 얘기가 아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