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공연을 보러 가기 전에 시놉시스를 확인하지 않는 스타일입니다.
정보를 미리 알고 공연을 보는 것 보다 제 스스로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기대를
하며 공연 보는 것을 더 좋아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제 예상에서 틀리지 못하게
진행되는 공연을 보며 실망을 하기도 하고, 제 예상과 전혀 다르게 진행되는
공연을 보며 신선한 즐거움을 얻기도 합니다. 이 공연은 후자에 속하는 공연이었습니다.

제목만 보고 저는 공연 보러 가기 전까지, 쌀쌀해 지는 계절에 어울리는 말 그대로
착한 사람이 나와서 따뜻한 사랑을 설파하는 훈훈한 이야기이겠거니 생각했습니다.
이런 저의 예상은 아주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죠. 이 작품은 솔직히 무거운 내용을
담고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조양규라는 사람이 죽었다는 기사가 나지만 실제 조양규의
흔적은 찾을 수가 없습니다. 살아있었지만 죽은 사람처럼 존재감이 없었거든요.
이제 등장하는 배우들이 돌아가면서 조양규라는 인물을 연기하며 그를 조명하기 시작합니다.

책상과 의자로 연출하는 단촐한 무대. 하지만 그 무대에서 다양한 모습을 연출하는 것.
이것이 바로 연극 무대의 묘미이겠지요. 등장인물들은 그 누구도 주인공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 누구건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무슨 얘기인지 헷갈리신다고요? 이 말이
이 작품의 핵심입니다. 이 작품엔 주인공이 따로 없는 대신에 한 명 한 명의 배우들이
주인공의 흔적과 기억을 찾아 모으는 작업을 합니다. 그 와중에 홍학 이야기도 나오고
모래도 나오고 기타 다양한 소재들이 등장합니다.

예. 이 작품은 실험극입니다. 개인적으로 실험극이나 부조리극을 즐겨보고 좋아하는
편입니다. 적극적으로, 능동적으로 공연을 보며 생각하며 제 스스로 맞춰 나가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인공이 있고, 기승전결의
구조가 있는 그런 작품에 익숙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관객들은 낯설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겁니다. 약간은 긴 듯한 공연 시간, 약간은 난해한 듯한 내용.
분명 쉽지 않은 공연이지만 인간 존재와 기억 등에 대해 심도 깊게 탐구해 보고 싶다면
추천할 만한 공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공연 시간을 한 20분 정도만 줄이는 것이
어떨까? 생각이 듭니다. 약간의 곁가지들을 쳐낸다면 보다 쉽게 관객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열정적인 연기를 보여준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착한 사람, 조양규....

다른 공연과 좀 달리....
심오했떤 것 같아요.....

색달랐던..!^^

아

7일 첫공연을 봤어요.
오래전에 죽은 사람이었던 조씨가 이곳 저곳에서 흔적을 남기고..
결국 몇몇 자취만 남긴채 죽어가기까지..
홍학의 모습과 더불어.. 참 인상적이었어요.

이름을 가지고 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
날지 못하도록 날개 밑을 찢긴 홍학처럼..
어떤 면에서는 이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것이겠지만..
부평초처럼 이리저리 떠돌았던 조씨의 삶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어쩐지 마음이 아팠답니다.

조씨의 모습을 형상화 하던 배우님들의 인상적인 연기도 멋졌고..
티비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형식도 신선했습니다.
마지막 장면이 잊혀지질 않네요..
이 세상에서 사라져 있는 사람들의 모습..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고 주변을 돌아봐야겠어요.

<2008년 11월 7일(금) 20:00 착한사람 조양규>

기대평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첫공을 보고 왔습니다.. 감사 감사..*^^*
조금은 이해 안가는 부분도 있었지만 깊이 생각하게 하는 연극..
저 이런 연극 무지 좋아라합니다..
집에 가면서도 계속 생각하게 만든 연극이었어여..
그 죽은 사람이 정말 조양규란 사람이 맞는걸까라는 생각..ㅎㅎ
나무 책상과 의자로 여러 무대를 연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음악에 맞춰 춤추던 홍학모습과 천장에서 뿌려진 모래가
묘한 분위기였어여.. 멋져 멋져..
배우분들의 연기에 감탄하며 잘 보고 왔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