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이고 뮤지컬이고 발을 떼게 된지가 몇년이 흘렀었습니다.

좋은 기회에 언니가 연극 장강일기 티켓 이벤트에 당첨이 돼서 보러갔는데요.

모두들 사랑과 코믹 등에 관한 스토리로 사람들의 눈길을 이끄는 반면

일제강점기- 독립 시대의 이야기를 다룬다는것에 감명을 받았습니다.

인기만이 아닌 정말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알리고 싶은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진정한 연기자의 길이라고 해야할까. 그런것을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ㅋㅋ

충분한 여건이 갖춰지지 않아서인지 스케일은 작고 약간의 어설픔도 있었지만

좋은 시간이었어요 ^^ ㅋㅋ

국립극단- 힘내셔서 계속 뜻을 굽히지 않고 연기자의 길을 걸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화이팅이에요 ! ㅋㅋ

광복60주년 기념공연, <장강일기>

- 작가 : 선욱현
- 연출 : 이기도
- 출연 : 정현, 우상전, 박승태, 원영애, 남우성, 김명수, 최근창, 오병남, 원종창, 김계선, 유하복, 정희라, 전상진, 김현진, 신준영, 최영도, 허윤호, 김윤아, 김성호, 이승유, 민성진, 김민주, 이보라
- 장르 : 세미뮤지컬
- 등급 : 14세 이상
- 좌석 : 지정석
- 가격 : VIP석 50,000 원, R석 30,000 원, S석 20,000 원


- 일시 : 2005년 10월 19일 수요일 19:30
- 장소 :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극장에 도착해 포스터를 보면서, 한복을 입고있는 여성 독립투사같기에 바로 유관순이라고 외쳤는데, 주위에선 아니라고들 하며 정정화에 대한 이야기라 말해 주었다. 이렇듯 여성 독립운동가라고는 유관순 열사 밖에 모르는 나에게 수당(修堂) 정정화(鄭靖和ㆍ1900~1991)라는 이름은 낯설기만 했다.
독립운동은 총칼을 가지고만 하는 것이 아니고, 남자들만이 하는 것은 더욱 아니였다는 사실을 보여준 '한국의 잔다르크'라는 호칭을 얻기도 한, 실제 독립운동가 정정화 선생님의 일대기를 다룬 작품이었다. 그녀는 1991년 작고 후 헌신적인 독립운동에 대한 공적으로 독립유공훈장 애족장이 서훈됐고, 2001년에는 국가보훈처가 정한 8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의 생애는 이렇듯 평탄하지 못하였다.
26년 독립의 역사를 담은 정 선생의 회고록 '장강일기'를 토대로 만든 작품이라는데, 그녀는 시아버지와 남편의 수발을 위해 20살 어린 나이로 홀로 상하이로 떠나 고관대 작의 며느리에서 임시정부의 옹골찬 살림꾼으로 변해가는 과정과 해방 이후 고국으로 돌아가기까지의 여정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안온한 삶을 뒤로하고 조국독립을 위해 평생을 헌신해온 한 여성의 고귀한 독립정신이 방향을 잃어버린 민족정신 앞에 너무나 안타깝게 쓰러져가는 모습을 보며 그리고 친일파가 여전히 득세하고 있는 현 세태까지 더불어 느끼며 너무나 그녀를 인간적인 면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 뮤지컬을 접함으로써 조금이나마 청산되지 않은 채 묻혀지고 잊혀져가는 우리의 역사적 문제를 모두다가 느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시간이 되면, 그녀가 쓴 회고록 <장강일기> 그리고 아직 접해보지 못한 김구선생님의 <백범일지>도 접해보고 싶은 마음이 솟아올랐다. 더불어 왠지 비슷하게 느껴지는 <난중일기> 또한 접해보길 바라며......


“압록강 하류의 강변에 도착한 우리는 신발을 벗어들고 진흙과 자갈이 섞여 넓게 펼쳐진 강변을 따라 맨발로 삼십리 길을 거슬러 올라가야 했다. 거의 세 시간을 걸어 북하동에 이르렀을 때 어둠 저편에서 쪽배 하나가 기다리고 있었다....우리는 압록강을 가로질러 쪽배를 띄웠다. 칠흑 같은 어둠 속 어디선가 왜경들이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노려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내가 임시 망명정부에 가담해서 항일투사들과 생사를 같이 할 수 있었던 것은 순전히 나의 사사로운 일에서 비롯되었다. 다만 민족을 대표하는 임시정부가 내게 할 일을 주었고, 내가 맡은 일을 했을 뿐이다. 주어지고 맡겨진 일을 모르는 체하고 내치는 재주가 내게는 없었던 탓이다.”

- 회고록 <장강일기> 중에서

http://myhome.naver.com/southcorea

요즘 들어 독립운동가들이 등장하는 뮤지컬, 연극 등을 심심찮이 보게 된다.
8월에 막을 내린 고구려 뮤지컬 수천이나 청년장준하 같은 경우, 지난 해 공연 되었던 자객열전에서의 (올해도 했지만 개인적으로 올해 자객열전은 실망) 김구 선생님도 감동적이었다.
김구 선생님의 고명하신 말씀처럼 문화의 향기 드높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 그리고
그분들에 대한 고마움과 어두웠던 지난 날의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공연들이
상연되는 것은 고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그런 의미에서 뮤지컬 장강일기는 매우 기대를 갖게 하였다.
우리가 잘 모르는 여성독립운동가를 만나게 된다는 것 자체가 설레임이었다.
그러나 막상 공연을 보니 아직 미진한 부분이 많아 보였다.
-그렇다고 이 공연 자체가 별로라는 것은 아니다.
내 주변 사방팔방에 앉은 순수한 관객들은 눈물을 찍어내기도 하는 모습을 보았다.
아마도 수당 장정화여사의 감동적인 삶에 공감했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그 감동을 배가시키기 위한 연기나 음악부분에는 아직 더 많은 손질이 필요할 거 같다.
공연이 시작하고 며칠 후였는데도 무대장치나 음향효과에 사소한 실수들이...
또한 1차 자료에만 너무 의지했는지(주변사람 이야기가 너무 많음)
주인공인 장정화 여사에 대한 내용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
수년전에 텔레비전에서 백범김구라는 드라마에서
후동이 엄마라는 여자가 있었다.
임정식구들의 식사등을 챙기던...예쁜 아주머니...
그 후동이 어머니가 장정화여사라는 사실과 일치할 때 얼마나 기뻤는지...
물론 사실에 입각한 극이기에 함부로 창작을 할 수 없다는 부분은 인정한다.
그러나 좀 더 완성도 있는 공연을 위해서는 적절한 상상력을 발휘해야 할 부분도 있을 거 같다.
숨겨진 독립운동가를 알리고
그들의 숭고한 삶에 대해 존의를 표한다는 의미에서
이 공연 자체는 너무 반갑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