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있었던 공연. 세명의 관계 연출이 너무 치밀해서 놀랐음... 꼭 다시 돌아오시길..

전쟁에 승자는 없고 패자들만 그득하다.

막다른 곳의 궁전은 사담후세인 대통령시절의 고문실들이 안에 설치되어 있던 옛 왕궁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이라크 독재정권과 일부 미군이 저지른 인권유린과 만행들에 대한 적나라한 이야기가 주 줄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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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의 아부그라이브교도소

불법구금과 고문, 학살, 인권유린이 자행되던 곳.

미국 주도의 이라크 공격이후에 이라크의 아부그라이브교도소에서 이라크인 재소자들을 대상으로 온갖 고문과 학대, 인권유린이 자행되었다.

이러한 사실은 재미삼아 동영상을 찍어 친구에게 전달하게 되고, 그 동영상이 유포되면서 수면위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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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의 실존인물로 만들어진 공연은 미군의 이라크 침공 당시 여군 린디 잉글랜드의 고백과 같은 만행에서 시작해서 영국인 미생물학자이자 무기 검사관이던 데이비드 켈리, 마지막으로 나르자스라는 이름의 이라크여성의 독백으로 이루어진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무대는 단촐하고 꾸밈이 없는 평범하고 소박하기까지한 무대였다.

그 무대에서 배우들이 보여주는 연기는 무대를 어마어마한 고문의 현장, 전쟁의 잔상이 남아있는 현장으로 만들어 준다.

조근조근 온가족이 고문당하는 모습을 설명하는 배우는 이미 이라크의 한 여인의 모습이였다.

듣기만 해도 소름끼치고 끔찍한 내용들은 정적속에 도저히 딴 짓을 할 수도 딴 생각도 할 수도 없게 만든다.

그 자리에 있는게 너무 힘들어지는 상황이였다.

배우들의 너무 실감나는 연기들은 마치 내가 고문을 당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인간이기를 포기한 자들의 만행과 그들에게 짓밟히는 그들의 모습..

어린아이를 고문하는 내용 등... 듣는 것만으도 너무 끔찍해서 자리를 지키고 있기가 힘들어지기도 했다.

이게 꾸며낸 허구도 상상도 아닌 인간이 자행했던 인간이기를 포기한 자들의 행태이기에 더욱 경악케 한다.

재미로 고문하는 모습, 자기의 임무를 다하고 있는 듯한 말과 태도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였다.

평이 좋아 갔던 공연이였고, 왜 평이 좋은지 이해가 충분히 가는 공연이였지만, 마음속에 많은 의문과 상처, 아픔을 느낄 수 있어서 힘든 공연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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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 어쩌면 멀다게 느껴질 수 있는 중동에서의 전쟁.
하지만 매 순간을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끝나지 않는 고통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안일한 평화 속에 묻혀질 수도 있었던 그들의 고통과, 결국 터져나오는 진실의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게 해주어서 너무나도 감사한 시간이었다.


언젠가, 조금더 편한 극장에서 다시 볼 수 있기를. 그때까지 잠시만 안녕-이기를.

"막다른 곳의 궁전" (작:주디스 톰슨(Judith Thomson) 번역:마정화 윤색,연출:마두영 무대:서지영, 이수현 음악:신세빈 음향:정혜수 의상:김미나 사진:이강물 출연:김용준, 이지현, 이진경 제작:디렉터그42 극장:나온씨어터 별점:★★★★☆) 포스터에 나온 배우님의 표정과 의상에 눈길이 가는데, 2003년 이라크 제2차 걸프전을 기본 배경으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나의 피라미드, 해로우다운 언덕, 갈망의 도구들'' 이렇게 세 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고, 세 배우가 각자 독백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 된다. 그 당시 시대 배경을 알고 가면 좋으나 몰라도 크게 상관은 없다. 단 두번쨰 스토리는 배경에 대한 해설을 먼저 읽는게 좋을 것 같다. 다큐 형식이고 독백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살짝 지루한 부분도 있다. 그러나, 세 배우님의 진솔하고 담담한 연기가 그 당시 고통을 겪었던 인물들의 아픔을 느끼게 해준다. 그 중에서 전작 "로풍찬 유랑극장" 의 믿고 보는 이지현 배우님이 연기하신 마지막 에피소드가 가장 좋았다. 전쟁에서 가장 고통 받는 사람이 여성과 아이들이라고 했던가? 이들이 고통을 받지 않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 상수쪽 천장에 매달린 거울 비숫한 장치는 무슨 의미일까? 앞에서 연기한 배우들이 퇴장하지 않고 무대에 가만히 있는게 힘들었을 것 같다. 끝으로 "오카다 토시키 단편소설전","상처투성이 운동장","그들의 적","4 four" 와 같이 좋은 작품을 만든 ''디렉터그42'' 의 마지막 공연이라니 아쉽다. 창작자님들 다른 곳에서 계속 만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