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슬로바키아 출신의 작곡가 안토닌 드보르작이 미국으로부터 초청을 받아 해외에서 체류하던 시기이자 합스부르크 왕가가 통치하던 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을 대표하는 작곡가로서의 절정기이던 시절에 작곡된 곡으로 구성된 프로그램과 <Nostalgia(향수)>라는 타이틀에 관심과 흥미가 생겨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213회 정기연주회를 관람하였습니다. 오델로 서곡, Op.93은 오케스트라의 격정적인 연주가 인상적이었는데, 흑인 장군 오셀로가 사랑하는 아내 데스데모나를 시기하며 질투의 화신으로 변모하여 급기야 파멸에 이르는 과정에서 느꼈을 절망과 분노의 소용돌이가 느껴지는 듯 하였습니다. 만약 오페라로 작곡되었다면 베르디의 작품과는 얼마나 대조적이었을지 궁금해졌습니다.

이어서 펼쳐진 첼로 협주곡은 첼리스트 주연선과 정치용 음악감독이 이끄는 오케스트라의 호흡이 돋보였는데, 인간의 목소리를 가장 많이 닮았다는 첼로의 푸근한 소리와 오케스트라의 잔잔하고 편안한 반주가 어우러져 마치 화려한 영화를 자랑했던 오스트리아 제국 시절 체코의 구 도심의 골목길을 산책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2부에서 연주된 교향곡 6번 D장조 작품60은 작곡가의 열정과 패기가 담긴 힘찬 연주가 돋보였는데, 체코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이 펼쳐지는 한적하고 평화로운 시골 마을의 정경을 연상시키는 슬라브 민족의 우수어린 정취가 담긴 연주는 오래전 곁을 떠나 이제는 만날 수 없는 그리운 사람들과 고향을 떠올리며 향수에 젖어드는 가슴벅찬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용 음악감독님이 이끄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음악회는 지휘자의 지휘에 혼연일체가 되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과 화음은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격려해주는 치유의 힘이 담겨져 있어서 참 좋아합니다. 더불어 낭만주의 음악의 거장 안토닌 드보르작의 예술 세계와 작곡가가 곡을 만들때 어떤 심경이었을지 좀더 관심과 흥미를 가질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멋진 음악의 향연이 선물해 주셔서 감사드리며,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의 다음 정기연주회가 관객들의 사랑속에 좋은 성적을 거두게 되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