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낭송회 갔을 때 가수 유열씨가 홍보했던 그 공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텔러는 왠지 텔렌트이자 MC인 이연경씨가 떠올랐다. 어? 지금 막 인터넷으로 확인을 해보니 텔러의 이름이 이연경이다. 그럼 정말 내가 느낀 그녀의 향기? 20대처럼 보이던 그 모습과 그 목소리가? 정말 놀랍다...음정이 조금 흐트러질 때도 있었지만 시원하게 불러주던 그 노래의 주인공의 나이가 나보다 많은 분이었다니....팜플렛 배우소개에도 있었구나. 시간 겨우 맞춰 들어갔기에 나오면서 팜플렛을 샀더니 형광등이 되어버렸나보다. 텔러가 극의 진행을 도와 줬다. 그러고보니 공연 마치고 팜플렛을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

당나귀 동키, 개 도기, 고양이 캐티, 암탉 러스티 주인공 모두 개성있게 연기를 해주었다. 러스티가 나오자 뒤에 앉은 아이들이 "예쁘다~"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도둑들의 통일되면서도 과장된 캐릭터도 즐겁게 눈을 붙들었다.

빛과 그림자의 무대도 인상적이었다. 꽃무늬 음표, 오선지의 악보 등의 모양을 간간이 무대의 바닥과 배경에 깔아주며 단순한 무대를 화려하고 활기차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배우의 움직임을 배경막 뒤에서 빛을 쏘아 그림자 처리를 해주기도 했는데 평면이 아니라 원근법이 살아있는 처리라서 시간과 공간의 활용을 극대화한듯하다. 배경의 경우엔 단순한듯하지만 결코 단순하지 않는 나무들로 어린이극의 느낌을 한껏 살려주었다.

많은 노래가 나왔기에 이왕이면 아이들이 브레멘 음악대를 강렬하게 기억할 수 있는 노래 하나 남겨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는데, 공연을 마치고 길을 걸어가는데 7~8세쯤 되는 아이가 브레멘 음악대 음악을 흥얼거렸다. 하지만 두세소절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적으며 팜플렛을 보니 노래 악보가 하나 있긴하다. 조금 더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짧은 노래였음 더 좋았을듯하다. 아이들 뮤지컬이라 그런가? 아이들 뮤지컬인 경우엔 노래가 그리 많이 들어가지 않고 몇 곡인 경우가 많았는데 이 공연의 경우엔 충분히 뮤지컬이란 장르로 말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랬기에 귀에 쏙 들어와서 나가지 않는 확실한 한 곡, 각인 되는 한 곡이 아쉽다.

뜻하지 않게 보게 되었고, 아이들 극이었지만 즐겁고 재미있게 잘 보고 왔다. 오늘 관객의 호응도도 절정이었다...어린 관객들이 환호했다.

28개월 된 우리 딸 어려운 단어는 아직 잘 모르고 처음보는 뮤지컬 잘 적응할까 걱정했는데 약간 긴장했지만 나중에는 신나서 박수치고.. 손흔들고.. 아주 즐거워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