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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로 가는 길]은 인종차별과 다방면의 사회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그런 주제의식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엄격한 검열에도 불구하고 결단력있게 작품 전면에 내세워 남아프리카의 양심으로 불리우는 극작가 아롤 후가드의 1984년작 입니다. 아롤 후가드는 우리에게 [아일랜드]로 유명한 작가이기도 하죠. [메카로 가는 길]은 실화를 바탕으로 극화한 이야기인데 주인공인 헬렌 마틴스는 아롤 후가드가 여행 중 잠시 정착하게 된 작은 마을 뉴베데스다에서 알게 된 실존 인물입니다. 아롤 후가드가 친구의 농장에서 휴가를 보내기 위해 방문한 뉴베데스다라는 곳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오지에 가까운 곳인데 그가 뉴베데스다를 방문했던 해가 [메카로 가는 길]의 시대배경이 되는 1974년도 입니다.



아롤 후가드는 처음엔 잠시 휴가나 즐길까 하는 마음으로 뉴베데스다를 들렀다가 한적하고 조용한 마을의 분위기에 매료돼 언제고 도시의 삶이 염증났을 때 세파를 피하고 싶으면 이곳에서 터를 잡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말을 친구에게 전하자 친구는, 시골 사람들이 도시로 이주하는 분위기라 뉴베데스다의 집값이 바닥을 치고 있다고 말해줬고 덕분에 아롤 후가드는 석 달 뒤에 뉴베데스다에 방문해 집을 알아보게 됐던거죠. 처음엔 마을의 고즈넉한 분위기에 이끌려 별장 식으로 집을 장만하고자 했던 아롤 후가드는 집을 알아보던 과정에서 이 마을에 사는 특이한 노인의 이야기를 여러 사람들에게 듣게 됩니다. 그 노인이 [메카로 가는 길]의 주인공인 헬렌 마틴스인데 당시 뉴베데스다 주민들은 헬렌 마틴스를 정신 나간 미치광이로 간주했기 때문에 손가락질 하면서도 동정어린 시선으로 바라봤고 그랬기 때문에 타지에서 건너 온 아롤 후가드에겐 헬렌 마틴스의 이상한 행동들을 약간 변명조로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그 이상한 행동들이라면 연극에서도 묘사됐듯이 흉물스러운 조각상을 만들고 방안 여기저기 촛불을 밝히고 뉴베데스다 마을 사람들을 철저히 지배하고 있는 청교도적 삶과는 거리가 먼 납득할 수 없는 도발적이고 돌발적인 행동들이었습니다. 헬렌 마틴스가 뉴베데스다에서 오랫동안 살아왔고 헬렌 마틴스와 더불어 그 마을 주민들의 거주지 이동이 활발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을 사람들이 남편과 사별하고 난 뒤의 헬렌 마틴스가 벌인 지나치게 개인적이고 자유로운 사상과 행동들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행태였죠. 괴짜로 받아들이기엔 헬렌 마틴스의 벽속에 갇힌 삶은 이해받기를 갈구하지 않았고 철저히 자기만의 세상에 종속되어 타인과의 소통을 거부한 외길 인생이었으니까요.



헬렌 마틴스는 아롤 후가드가 뉴베데스다에서 집을 한 채 장만해서 그곳에 한동안 머물며 그녀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던 1974년도에서 2년이 지난 1976년도에 양잿물을 마시고 자살했는데 실제로 아롤 후가드와 헬렌 마틴스는 2년 동안 같은 동네에서 살긴 했지만 인연은 없었습니다. 헬렌 마틴스의 실제 삶은 연극보다 더 폐쇄적이었기 때문에 자기 집 밖으론 거의 나서지 않는 은둔생활이었으며 아롤 후가드가 헬렌 마틴스 생존 당시 그녀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던 것도 죄다 마을 사람들의 뒷담화에서 비롯된 것이었죠. 아롤 후가드가 헬렌 마틴스와 나눈 것이라곤 먼 발치에서 자신의 조각상을 돌보고 있는 헬렌 마틴스를 관찰하거나 어쩌다 지나는 길에서 마주치면 간단히 목례를 하는 것이 다였습니다.



아롤 후가드가 헬렌 마틴스의 궤적을 쫓게 된 것은 헬렌 마틴스가 자살한 후 였습니다. 그는 하나의 공동체로 연결된 보수적인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 남과 다른 삶을 영위한다는 이유로 따돌림당하고 손가락질 당하는 한 고집센 여인과 집단간의 관계에 흥미를 느껴 틈틈히 헬렌에 대한 메모를 남겼고 헬렌 마틴스의 사망 뒤 방문한 그녀의 집에서 좀 더 많은 것을 알아내기에 이릅니다. 그녀가 남편이 죽기 전 50세 이전까지는 그녀 삶에 아무런 변화의 기미조차 없었고 모든 사건의 발단은 남편의 죽음 뒤에 혼자 남아있을 때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무언가 알 수 없는 마력에 휩싸여 의미를 알 수 없는 조각만들기에 열중한 헬렌은 그 뒤 15년 혹은 17년 동안 지극히 개인적 실현을 고취시키기 위해 숱한 조각상을 만들고 남들이 보기엔 이상한 행동들을 반복했던 것이죠.



그리고 중요한 건 헬렌 마틴스가 자살하기 18개월에서 2년 정도의 기간 동안 조각만들기를 비롯해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17년 동안 열중해 온 조각만들기를 정리하고 난 뒤의 헬렌은 극심한 우울증과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연극에서도 등장하는 엘사와 여생을 보냈습니다. 엘사는 케이프타운에서 온 건 맞지만 실제로는 직업이 선생님이었던 연극과 달리 사회봉사 일을 하고 있는 흑인여성이었죠. 헬렌은 엘사와의 정서적인 유대관계를 맺으며 깊은 우정을 나누다 자기 안의 고독을 못이겨 자살하고 만건데, 아롤 후가드가 독특하고 공격적으로 삶을 개척하려 했던 헬렌 마틴스의 이야기에 매료된 건 사실이지만 처음부터 이 이야기를 극화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가 헬렌 마틴스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가동시키게 됐던 계기는 1980년작 [A Lesson from Aloes]를 올리던 중 출연 여배우가 아롤 후가드에게 한 작품에서 두 여성을 동시에 등장시킨 적이 없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왜 그런 작품은 안 쓰냐고 묻게 되면서 부터입니다.



그리하여 아롤 후가드는 몇 년 동안 품어왔던 뉴베데스다 마을에서 철저히 고립된 삶을 살았던 헬렌 마틴스의 이야기와 몇 년 동안 그녀가 케이프타운에서 넘어 온 사회봉사자인 엘사와의 교감을 자신의 특기인 인종문제와 인권 평등 등 다방면의 사회문제와 접목하였고 진솔하게 나눈 두 여성의 우정을 중심으로 한 희곡을 완성하기에 이른거죠. [메카로 가는 길]은 진지한 사회물이기도 하지만 아롤 후가드가 오랜 고심 끝에 풀어낸 따뜻한 여성드라마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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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롤 후가드는 [메카로 가는 길]에서 다큐멘터리를 의도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 이야기에서 많은 부분을 덜어내고 자신만의 입장을 추가하여 개별적인 응축된 이야기로 뽑아냈습니다. 아롤 후가드가 파생시킨 이야기와 실제 헬렌 마틴스의 삶에 있어 많은 부분이 교차되는 동시에 엇갈리는데 작품이 후반으로 갈수록 작가의 입김이 강하게 묻어나오기 때문에 이 작품이 실화극이 아니라 실화에 착안하여 만들어진 독립된 이야기라는 것에 힘을 실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헬렌 마틴스의 삶을 있는 그대로 무대극에 변화시키려 했다면 이야기는 상당히 설득력이 떨어졌을지도 모릅니다. 이 작품에서 헬렌은 남에게 이해받지 못하다가 결국엔 이해를 얻고 주체적으로 거듭나는 인물입니다. 긍극적으로 헬렌이 찾아야 할 메카란 자기 안에 응어리진 고독에서 변질된 의문부호 가득한 고뇌가 아니라 세상과의 균형을 맞춰가며 끊임없이 개인을 파고들면서 동시에 타인과의 소통을 발전시켜 얻을 수 있는 진리인데 실제론 전혀 그러지 못하고 끝났으니까요.



실제로 헬렌 마틴스의 행동들은 비단 뉴베데스다 같은 보수적인 마을을 떠나 어느 곳에서도 이해 받을 수 없는 행동입니다. 멀쩡하게 잘 살고 있던 여자가 남편이 죽고 난 뒤에 갑작스럽게 돌변하여 전위적인 행동들을 10년 넘게 하는데 당연히 남들이 흉측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죠. 이해 받고자 노력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식의 자아실현은 누구에게도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그래도 실제론 뉴베데스다 마을 사람들이 내쫓으려고는 하지 않았으니 연극에서의 헬렌 보단 덜 불쌍한 삶을 살았는지도요. 물론 자기 집 안에서만 일을 벌인 거긴 하지만 17년 동안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살았고 죽을 때까지 엘사가 곁에 있었으니 혼자인 것만도 아니었고요. 자살한 게 비극이긴 하지만 아프리카에서 19세기에 태어나 여든 장수하다가 자살한거니 사실 살만큼 살다 죽었다 할 수 있죠. 연극은 2시간짜리 무대니 좀 더 긴박하고 압축적이며 인물성격이나 사건들이 드라마틱하게 구축되었습니다.



연극은 실제로 헬렌이 조각상 만들기에 집중했던 마지막 해라 할 수 있는 1974년을 배경으로 저녁부터 대략 심야까지 펼쳐지는 시간대로 이야기를 연결하고 있는데 거의 실시간에 가깝게 진행됩니다. 1974년 이후 헬렌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으니 자기 안의 고독을 극단적으로 시험했던 1974년도에 사건과 배경을 맞추는 게 적절하죠. 연극은 그녀 생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엘사가 어느 날 헬렌의 구원요청으로 멀리 떨어진 케이프타운에서 10시간 넘는 운전으로 땀 범벅, 먼지 범벅된 상태로 헬렌의 집을 방문는 걸로 시작합니다. 둘은 극이 시작되고 1시간 가깝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지만 이야기는 도무지 실마리가 잡히지 않습니다. 헬렌은 문제점이 뭔지 딱부러지게 얘기를 하지 않고 시종일간 빙 돌려 말하는 바람에 엘사는 열통터지고 보는 관객도 이내 따분해집니다. 대사는 엄청나게 많지만 핵심을 의도적으로 비껴선 헬렌의 우유부단한 행동과 대사 때문에 흐름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죠. 극이 탄력을 받는 지점은 12년 만에 연극무대에 복귀한 서인석이 극이 시작된지 50분 만에 등장할 때 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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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카로 가는 길]은 두 시간짜리 극인데 마리우스 목사 역을 맡은 서인석은 약 한 시간 정도만 나옵니다. 인터미션이 없는 공연이지만 서인석의 등퇴장 전후로 1,2막이 갈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인석이 등장하고 난 뒤 딱 한번 암전이 되기도 하고요. 전반부의 지지부진한 전개는 서인석이 등장하는 이 한 시간 동안 이야기가 발전되고 폭발했다 마무리 단계까지 진행되기 때문에 아주 효과적인 등장입니다. 극의 비중과 상관없이 핵심을 파고들게 해주는 계기를 마련해주거든요. 마리우스의 등퇴장에 따라 극이 전환점을 맞이하고 그 방식 또한 매우 감동적입니다. 사실 서인석이 퇴장하고 난 뒤 극이 끝나는 게 보다 효과적이었을 겁니다. 서인석이 퇴장하고 난 뒤에도 한참을 앞선 장면들처럼 도무지 끝날 것 같지 않은 헬렌과 엘사의 대화가 이어지는데 사족처럼 느껴지거든요.



작가의 욕심으로 실제 사건의 극화를 넘어 그가 그때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여성 버디물을 표방하였기 때문에 헬렌 자신과 헬렌 삶을 통해 엘사를 반추하며 이를 다시 헬렌과 엘사가 진지한 교감을 나누게 된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 건 알겠는데 거듭된 동어반복이 지루하고 이미 할 얘기는 마리우스 목사와의 대면 장면에서 엘사나 헬렌이나 마리우스 목사나 다 했기 때문에 대체 언제 끝내려는건지 조바심이 납니다. 극중 인물들이 감정을 분출하고 마무리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를 보는 관객들도 마음의 정리를 하고 박수를 칠 준비를 하고 있는데 극이 여기에서 넘어가버려 한참을 정체하고 있으니 그냥 지지부진해지는 겁니다. 필요이상의 커튼 콜을 수십번 보는 느낌이랄까요. 대신 질질 끈 덕분에 여성드라마 임무는 완수했습니다. 매체엔 대중적 인지도가 가장 높은 서인석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지만 실제론 예수정과 원영애가 주인공이고 서인석은 이 둘을 보조해주는 듬직한 조연입니다.



극의 진행속도는 요동없는 파도와도 같습니다. 극이 시작할 때부터 내내 불안정한 기운은 끼쳐있는데 너무 정적인 분위기로 흘러서 무난하게 포착하기가 힘들어요.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 극인데 그럼에도 너무나 많은 대사가 폭포수처럼 떨어지니 감당하기 벅찰 지경이고 순식간에 따발총처럼 토해지는 주옥같은 명대사들을 대책없이 흘려보내야 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극의 흐름을 적절하게 통제해주는 기능적 장치들이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사실 많이 지루한 작품이에요. 문화적 이질감도 무시못하고요. 작품은 실내극이고 철저히 헬렌의 삶에서 이야기를 파생시키고 있지만 이를 통해 그 당시에 만연했던 남아공의 사회문제를 역설하고 있죠. 그러나 남아공에 대한 배경지식이 부족하다면 종종 뜬구름 잡는 궤변으로 느껴질 때도 있고 배우들 역시, 서인석이나 원영애는 너무 많은 대사가 주어지다보니 대사 쏟아내기 바빠서 찰싹 감기는 맛이 부족합니다. 아롤 후가드가 말하고자 하는 인권문제와 여성문제, 여러 사회적인 정책들의 고질병, 소외받은 자들을 대변하는 대사들을 통한 남아공의 병폐 등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대사들이 온전하게 살아남지 못해 작품이 추구하고자 하는 진정한 메카를 끌어올리는데 완전히 성공하진 못한 것 같군요.



배우들은 좋습니다. 대사 실수가 많고 아무런 분장없이 흑인 연기를 해야 하는 원영애의 경우는 그럼 취약점에도 불구하고 배역을 잘 표현했죠. 다만 헬렌을 맡은 예수정의 발음이 너무 정확하고 지나치게 똑똑해 보이며 연극적이어서 어리숙한 모습에서 주체적으로 바뀌는 헬렌의 성격 변화 과정이 어색해졌습니다. 이 배우는 원래 그런건지 아니면 의식적으로 대사를 그렇게 정확하게 강약을 넣으면서 표현하는 게 습관이 된건지 작품에 따라 무지 좋을 때도 있지만 그런 연극적인 부자연스러움이 작품에서 튕겨나올 때도 많아 편하지가 못해요. 헬렌은 중반까지 어느 정도 흐리멍텅 할 필요가 있는데 너무 기교적이죠.



[메카로 가는 길]은 끝까지 참고 따라가다보면 서서히 고조되는 작품의 힘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기하학적으로 지어진 헬렌의 집안 묘사나 무대를 환상적으로 비추는 촛불 조명도 아주 인상적으로 남지만 흑인인 엘사를 통해 발생되는 긴장감이 완전히 없어져 버려서 작품의 의미가 축소된 건 아쉽군요. 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메카란 자기안에 매몰된 성이 아닌 주변과의 교류를 통한 주체적인 삶인 것 같습니다. 남들과 똑같은 기계적인 삶에 아무런 저항없이 흡수되는 것도 소름끼치는 일이지만 자신을 찾겠다고 지나치게 자기 안만 파고든다면 비극을 초래할 수 있다는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만약 헬렌이 이를 깨닫지 못했다면 작품은 공감을 일으킬 수 없었을 것입니다. 엘사가 헬렌을 진심으로 좋아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헬렌의 자기반영적인 반성과 도약이죠. 실제로 헬렌 마틴스의 외진 삶은 [메카로 가는 길]의 헬렌과는 정반대로 흘러갔기 때문에 아롤 후가드는 헬렌 마틴스의 실제 삶을 통해 삶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자 한 것 같습니다. 여기에 아롤 후가드 특기인 남아공의 사회문제를 집어넣어 작품은 실제 이상의 복합적인 의미를 창출할 수 있었죠. 번안 과정에서 [메카로 가는 길]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들은 상당 부분 의미가 축소되고 약화되었지만 작품의 날선 힘의 일부는 고스란히 재현될 수 있었습니다. 그게 바로 작품이 담고 있는 기본적인 힘이죠.



- 무대가 너무 크더군요. 오늘이 막공인데 저는 초반에 봐서 그런가 대사실수가 너무 많았습니다. 대사량이 거의 라디오 드라마 수준이에요. 눈감도 봐도 이해될 정도죠.

무대위에 빛나던 촛불이 생각나네요~
배우분들 연기 너무 잘하시는것같구요~!
좋은시간 보내고 왔답니다^^*

평소 참 인상깊게 생각했던 배우 서인석님의 출연으로 한층 더 기대하고 있었던 메카로 가는길..
삶에서 지향해야할 바가 무엇이며 그곳에 도달하기 위해 무엇이 정녕 필요한지를 알려줄것 같은
기대감으로 보고싶었던 공연이었습니다..

첫씬에서 괴팍한 듯 한 느낌으로 기괴한 조각상과 함꼐 밋밋하기 그지없는 노후를 보내고 있는
헬렌에게 오랜만에 그녀의 친구이자 자식(?)같은 엘사가 찾아오고 그 둘의 언쟁은 끝도없이 펼쳐지죠..
솔직히 참~ 지루했습니다.
흔히들 여자들의 수다는 본론에서 옆으로 빠지기 일쑤고 그러다 계속 같은 내용이 반복되기
일쑤라는데 .. 저도 여자지만 너무 옆길로 새는 듯한 얘기와 마치 일정톤으로 속사포로 내뱉는
엘사의 독설이 리듬감이 전혀 없이 들려왔기에 도대체 저들이 무슨말을 하는지 모르겠다라고만
생각되어 졸립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다 동네 목사인 마리우스가 찾아오면서 분위기를 중재하는 듯하여 잠시 왔었던 졸음에서
깰수 있었죠..
혼자서 세상과 담을 쌓듯 어둡고 기괴한곳에 머무는 미스 헬렌을 교회근처 요양원으로 픽업하기
위한 마리우스의 설득.. 그리고 그런 마리우스를 오로지 헬렌의 재산만을 노리는 파렴치한으로
왜곡하여 바라보며 비방을 일삼는 엘사.. 정작 자신에 관한 이야기임에도 요양원에 가고 싶지 않지만
그럴만한 이유도 결의도 내보이지 않는 헬렌..
이들의 길고 긴 언쟁과 설득은 계속되고 ..
어둠속 촛불을 키고 저옛날 동방박사를 찾아가듯 그 안에서 본인의 메카로 찾아가는 여정속에
드디어 메카에 당도했다는 헬렌을 바라보며 목사 마리우스는 체념한채 집을 나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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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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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정통연극도 몇차례 보았고 다소 무거운 주재의 공연도 보았지만 메카로가는길처럼
해석이 난해했던 공연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렇다고 정말 재미없다라고 단정 지을수는 없지만 뭐랄까..
한번 보면 난해하지만 두번 보면 조금은 이해할수 있을것 같달까..

메카라는 곳이 본디 이슬람세계의 성지로 전설에 의하면 아담과 이브가 만년에 살았던 곳이라고
합니다.
그 어떤 인종차별도, 가난도 없이 살수 잇는 것. 그것이 성지인거겠죠..
제가 살짝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느꼈던 것은 극 속 내 인종차별적인 이야기가 그다지 없어선지
(아님 그 부분을 놓쳤던가 말이죠) 받아들이데 있어 헤매였던 것 같아요
헬렌 자신의 과거의 삶 현재의 삶, 그리고 살아가고 싶은 삶의 지향성을 찾아 그녀 본인만이 들어갈수
있는 최초이자 단일성을 띈 메카를 찾은 그녀에게 있어 주위에서 제아무리 다르게 볼지라도
그녀 자신만은 행복을 손에 쥔 거라 생각합니다..

저도 저만의 메카를 찾고 싶다는 갈구함이 팍 들었던 공연이었지만 여전히 아리송한 부분이
남아있어 한번 더 봐야할 것 같은 미묘함이 든답니다.

대학로 아르코 극장이 대학로예술극장인줄 알고

대학로 거리를 헤매다 찾아간 공연

공연장이 깔끔했던 것이 기억에 남네요.



연극은 세 명의 배우가 쉴 틈 없이 오고가는 대화로 이어갑니다.

갑자기 배는 아파오고, 시원한 곳에서 일관된 톤의 대사를 듣고 있자니 졸립기도 하고

게다가 관객석 중간에 앉은 어떤 여자분이 시종일관 독백을 하시는 바람에

연극이 끝나고 나올 때 "내가 뭘 보긴 한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연극의 제목이 말하는

"메카(Mecca)"는 종교적 의미의 그것은 아닙니다.

인생을 살아가며 각자가 가지고 있는 이상향, 삶의 목적이

이 연극에서 말하는 메카의 의미가 아닌가 합니다.



연극에 관하여 쓴 한 기사에서

"이 연극은 책처럼 읽어나가야 할 연극"

이라고 했던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연극을 보고 나니 그 말에 공감이 가네요.



이야기가 전개되는 초반에는 몰입하기도 쉽지않고 지루한 면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야기가 중반부를 지나 후반부로 갈 수록

그리고 거기에 몰입해서 오고가는 대사 하나하나를 곱씹을 때

이 연극을 보는 맛이 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전 주위가 산만해서 그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네요.ㅜㅜ



★ 대학로예술극장은 아르코예술극장과 같은 곳이 아닙니다.

대학로 민들레영토 옆 이디아커피 있는 건물이 대학로예술극장 건물입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3층으로 가면 되더군요.

미리미리 공연장을 잘 파악하고 갑시다.

정말 현재를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써 나 자신과 모두를 되돌아 볼수 있는 연극이었습니다.

사람에 의한 사람에 대한 사람을 위한 연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