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원작을 읽어보지 못했었고, 연극으로도 처음이라 사전정보가 없었다.



감상후, 팜플렛을 좀 더 자세히 읽어보니 작품 내용에 대한 언급이 있었으나, 읽지 않기를

잘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순수하게 내가 느낀 그대로와 나중에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랄까.



쉽게 모든 것을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는 작품으로 체홉이 집필후, 초연했을 당시

호화캐스팅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해서 그를 크게 좌절케 했던 작품이라고 한다.

연극치고는 인물들이 좀 많고, 장면전환이 빨라서 한명한명 곱씹어서 정리할 시간이

부족했지만, 몇몇 졸음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들처럼 졸립진 않았다.



무언가를 잘한다 못한다에서 비롯되는 우월과 열등이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받아주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서도 우월과 열등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관심을 받고 인정받는 사람들, 즉 우월자들은 때때로

아니 어쩌면 항상 상대방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거나 무관심한 태도, 겉치레로

대함으로 인해 열등자들을 더 큰 모멸감과 열등의 수렁에 빠뜨리고 스스로를 망가뜨리게 한다.

뭐, 극단적인 상황을 말하자면 그렇다는거다.



작품 내용에 있어서는 내가 느낀 것보다 더 심오한 내용이 내재되어 있지만,

전문가의 해설보다는 내가 순수하게 이 작품에서 느꼈던 바를 말하고 싶을 뿐이다.



한가지 더 얘기하자면, 이상주의자건 현실주의자이건 자신의 영역을 벗어나서는

진실된 만족을 얻을 수 없다라는 것도 말하고 싶다. 현실주의자에게 있어 이상주의자는

정형화된 패턴속에서 엿보이는 낭만이, 그저 달콤한 관음일 뿐이다. 결국 그것뿐인거다.



현실주의자는 이상주의자의 낭만에 쉽게 손사레치며 질려버릴 것이고,

이상주의자는 현실주의자의 냉정함에 상처입고 열등에 빠져버릴 것이다.

뭐, 이것도 극단적인 상황을 말하자면 그렇다는건데, 대부분 문학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보면, 그런 경우가 다분했다. 비단, 소설에서 뿐인걸까나~



밥도 들어가지 않은 뇌로 생각에 생각을 덧칠하느라 머리가 무거워졌지만,

마치, 직장생활에서는 누릴 수 없었던 브런치를 먹는 기분이 되어 즐겁게 감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