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예술적 혁신 모색하는 유럽음악의 중심 로테르담 필하모닉 첫 내한 1918년 창단돼 올해로 90주년을 맞이하는 네덜란드 음악의 심장, 로테르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6월25일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데이비드 진먼, 발레리 게르기예프 등 명 지휘자들이 조율해 온 오랜 전통의 로테르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차기 음악감독으로 야닉 네제-세겐을 선택했다. 로테르담 필하모닉의 첫 내한 공연을 이끌 지휘자는 야닉 네제-세겐이며, 2000년 쇼팽 콩쿠르 최연소 우승자 피아니스트 윤디 리의 협연으로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로테르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

M. Ravel: La Valse
S. Prokofiev: Piano concerto No.2 in g minor, op.16
     1. Andantino - Allegretto
     2. Scherzo: Vivace 
     3. Intermezzo: Allegro moderato
     4. Finale: Allegro tempestoso 
-- intermission --
D. Shostakovich: Symphony No.5 in d minor, op.47 
    1. Moderato Allegro non troppo Moderato
     2. Allegretto
     3. Largo
     4. Allegro non troppo

<곡해설>
M. Ravel: La Valse
라 발스는 라벨의 인상주의 작품을 대표하는 곡으로 거친 물살 같은 연주와 힘찬 테마가 인상적이다. ‘왈츠’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1차 세계대전 후의 심경과 유럽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무용시이다. 비엔나 왈츠에 관심이 많았던 라벨은 1906년경 요한 쉬트라우스 2세를 위한 곡을 만들기로 했으나 완성하지 못했고, 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에나 곡을 다시 쓸 수 있었다. 전쟁 후 라벨이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많이 변화되어 있었고, 그의 우울한 심경은 고스란히 곡에 반영되고 있다. 우아하고 명랑한 비엔나 왈츠는 불길한 음색으로 표현되고, 기쁨으로 가득찼던 19세기의 비엔나는 세계적인 대참사를 맞아 죽음을 느낄 만큼 어두운 분위기로 나타나고 있다.
사실 이 곡은 안무가 디아길레프의 발레를 위해 작곡된 것으로 곡의 서문에는 두 개의 정확한 장면을 명시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소용돌이치는 구름 사이로 왈츠를 추는 사람들이 희미하게 보인다. 구름은 점점 걷혀 가고 큰 홀에서 춤추는 사람들이 보인다(A). 무대는 점점 밝아진다. 샹들리에의 빛은 포르티시모(fortissimo)로 빛난다(B) 1855년 무렵의 황제 궁정이다” 그러나 디아길레프는 이 곡은 발레가 아니라 발레를 그린 그림과 같다며 무대화하지 않았다. 라벨은 이 곡을 피아노 곡으로도 편곡하여, 피아노곡으로도 널리 연주되고 있다.
S. Prokofiev: Piano concerto No.2 in g minor, op.16
프로코피예프가 1912년에 쓰기 시작하여 1913년에 완성한 곡으로, 프로코피예프 자신의 피아노 연주로 1913년에 초연되면서 그 당시 평론가와 관객들의 뜨거운 논쟁을 일으켰던 곡이다. 거칠고 격렬한 곡은 진보적인 관객들로부터는 찬사를 받기도 했지만, ‘조화되지 않는 현대적 사운드’에 불쾌감을 나타내며 대부분의 관객들은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비평가 카라투이긴은 “나는 확신하고 있다. 10년 후, 청중은 이 젊은 천재 작곡가에게 우뢰와 같은 박수로 어제의 조소를 보상하고 싶어할 것이다”라고 평했던 것처럼 오늘날 이 곡은 걸작으로 여겨지고 있다. 4개의 악장을 가지고 있지만 전형적인 4악장의 구성은 아니다. 2악장부터 3악장까지 템포의 변화가 거의 없으며, 느린 악장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이 곡은 프로코피예프가 당시 친구였던 막시밀리안 슈미트호프의 자살을 겪은 후 그를 추모하며 바친 곡이기도 하다.
1악장 Andantino - Allegretto 안단티노 - 알레그레토.  소나타 풍의 자유로운 형식
섬세하고 서정적인 주제가 피아노로 제시되며 시작되는데, 이 부분은 곡 전체에서 서정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이다. 주제의 발전과 재현을 정교하게 변형시키면서 화려하고 긴 카덴차가 연주된다.
2악장 Scherzo: Vivace 스케르초: 비바체.  3부 형식
숨차게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토카타 풍의 음악으로 첫머리부터 힘차게 튀어나오는 피아노 주제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곡 전체가 16분 음표를 쉬지 않고 연주하도록 되어 있다.
3악장 Intermezzo: Allegro moderato 인터메쪼: 알레그로 모데라토. 3부 형식
무거운 발걸음과 같은 관현악의 저음으로 시작되어 극적인 표현이 강하게 드러난다. 이윽고 피아노가 장식적인 음형으로 화려하게 진행하여 강한 고조를 만든 후 가라앉는다. 바이올린의 피치카토로 명료한 주제를 나타내며 피아노와 관현악이 서로 얽혀 아름다운 음색을 빚어나간다. 악상의 변화를 계속해 중후한 음악으로 발전되어 극적인 마무리를 짓는다.
4악장 Finale: Allegro tempestoso 피날레: 알레그로 템페스토소. A-B-C-B-A 형식
거칠고 에너지가 넘치는 악장으로 피아노와 플룻이 자유 분방한 선율로 시작되고, 피아노가 타악기적 수법으로 강렬하게 연주된다. 마치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서로 전투를 하는 것처럼 피아노와 관현악이 주고 받으며 진행되는 강렬하고 화려한 악장으로, 프로코피예프는 단순한 러시아풍의 멜로디가 연주될 수 있는 여지를 만들면서 불협화음의 길고 화려한 카덴차가 다시 한번 나오도록 하고 있다.
D. Shostakovich: Symphony No.5 in d minor, op.47
쇼스타코비치의 15개의 교향곡 중 5번은 1937년 완성된 것으로 그 해 11월 21일 에프게이 므라빈스키 지휘의 레닌그라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로 초연되었다. 장대한 규모와 진지한 의도, 관현악법이 활달하게 돋보이는 곡으로 웅장함과 비장함, 교묘한 냉소가 섞여 있는, 그가 쓴 작품 중 최대의 걸작에 속한다.
교향곡 5번에 얽힌 에피소드는 유명하다. 2차 대전 이전 스탈린의 숙청이 한창이던 시기, 쇼스타코비치는 오페라 ’므첸스크의 레이디 멕베스’를 발표하여 대성공을 거둔다. 부인의 외도와 살인사건, 복잡한 인간관계가 얽히는 파격적인 작품으로 공산주의 도덕과는 거리가 먼 작품이다. 따라서 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로부터 ‘음악이 아닌 진흙덩어리’라는 평가를 받고 작품활동뿐만 아니라 생명까지도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이런 위기 속에서 쇼스타코비치는 그 타개책으로 보다 충실하게 당의 요구를 따르는 작품을 쓸 수밖에 없었고, 그 작품이 바로 교향곡 제5번이다. 그런 만큼 이 작품은 당연히 전통적인 음악 형식과 조성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고통받던 민중이 서서히 깨우치고 압제에서 벗어나 웅장한 승리의 함성을 외치는 듯한 멜로디를 떠올리게 하지만 냉소를 하는 듯한 멜로디와 리듬, 정점에 다다르는 순간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긴 주제의 반복은 정권을 위한 광대가 되어야만 하는 작곡가의 처지를 드러내고 있다고 얘기되기도 한다.
1악장 Moderato - Allegro non troppo 모데라토 - 알레그로 논 트로포
1악장은 형식과 구성이 매우 명확하며 선율의 집약적 사용이 특징적이다. 음악의 어떤 한 부분이 기본 모티브로 사용되면서도 끊임없이 절정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느리고 조용한 모티브가 서로 모방하듯 연주되면서 1주제가 시작되고, 곧 이어 느리고 불안한 느낌을 주는 제 2주제가 연주된다. 이 두 주제는 1악장 뿐만 아니라 곡 전체를 통해 계속 반복된다. 반복되는 모티브가 긴장감 있는 발전을 이루며 기묘한 행진곡풍의 클라이막스로 향하고, 플루트의 평화롭고 인상적인 선율이 이어진다. 1주제와 2주제, 이 주제에 관한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 중 널리 받아들여지는 것은, 1주제는 예술가 또는 예술 그 자체, 예술의 자유를 말하고, 2주제는 그 당시 스탈린이 행했던 예술 또는 예술가에 대한 억압을 뜻한다는 것이다. 클라이막스는 이 두 주제의 충돌을 나타내면서 그 억압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2악장 Allegretto 알레그레토
전통적인 스케르초와 트리오 형식을 보이는 2악장은 경괘하고 즐거운 왈츠풍의 곡이다. 곡을 여는 주제는 1악장 2주제의 변형으로 2악장을 걸쳐서 다양한 변주로 제시된다. 전통적인 스케르초 형식을 따르고 있으며, 바순과 현악기의 저음으로 연주되는 가벼운 춤곡으로 시작해서 중간에는 민속적인 무곡풍으로 나타나며 관악기로 웅장하게 발전한다.
3악장 Largo 라르고
쇼스타코비치가 정열에 휩싸여 3일만에 완성했다는 3악장은 매우 느리고 조용하며 음의 여백이 많은 곡이다. 두 성부의 대조가 주목할 만 한데, 한 음을 길게 연주하는 바이올린 위에 흐르는 오보에 선율, 하프 반주위로 연주되는 플루트 등 두 성부의 대조가 주목할 만 하다. 느리고 조용하지만 결코 휴식이나 위안이 아닌 고통과 비극을 끊임없이 토로하고 있다. 
4악장 Allegro non troppo 알레그로 논 트로포
팀파니의 긴박한 타격에 맞춰 금관의 팡파레가 울리며 시작되는 4악장은 지금까지의 흐름과는 달리 승리와 환호로 가득하다. 쇼스타코비치가 ‘이 악장은 지금까지의 각 악장의 비극적인 긴박함을 물리치고 삶의 기쁨으로 인도한다’ 고 말했듯 투박한 박력과 현란한 화려함은 압도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마지막 부분은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승리와 기쁨에 가득 찼지만 현실은 부정할 수 없을 만큼 슬픔에 가득 차고 절망스럽다. d마이너가 어렵게 D메이저로 바뀌는 순간의 승리와 기쁨에 찬 결말은 오히려 강요된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