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온씨어터 근처에 짚풀박물관이라는 곳이 있다. 공연장으로 열심히 뛰어가고 있는데, 내 시야 속으로 이 박물관이 ''척''하니 들어옴. 한번 가서 직접 체험해봐야겠다고 머리칼이 휘날리게 뛰면서 생각함..ㅋ 그리고 그 근처에 내각책임제때 총리를 지낸 장면의 집 (주마간산식으로 봐서 자세히 보진 못했지만 화려하지 않고 검소한 느낌 마구 풍기는 집)이 있었다. 대학로 근처에 우리나라에서 정치적으로 중요한 상징성을 가진 분의 집이 있을 것이란 생각을 미처 하지 했는데, 혜화동 로타리 넘어 좀 외진 곳에 위치한 나온씨어터 공연장 덕분에 반짝이는 번화가의 불빛 때문에 지금까지 못지 못했던 것들을 이날 많이 발견하게 되어 기쁨~ 게다가 ''가믄장아기'' 공연도 너무 너무 좋았음~ㅋㅋ




공연장에 입구에 커다란 플래카드가 걸려있어서 바로 찾을 수 있었다. 플래카드 색깔이나 공연장의 배우들이 입은 옷의 색깔이 비슷한 류의 색을 가지고 있다. 자연의 색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런 색깔 맘에 든다.




공연장안으로 들어가니 화려하진 않지만 아기자기한 느낌이 드는 무대가 있었다. 운이 좋게 맨 앞자리 가운데에 앉게 되었다. 역시 공연은 맨앞자리에서 봐야 제맛인 것 같다. 무대의 배우들과 근접한 곳에 있으니 그들과 가깝게 느껴졌고 역동적인 그들의 몸짓에 절로 흥이 났다.




가믄장아기는 제주도 설화 ''삼공본풀이''를 각색하여 만들어진 어린이. 청소년 연극이다. 삼공본풀이의 줄거리는 이렇다. 옛날 옛적에 남자거지와 여자거지가 살았는데, 어느날 둘은 밥을 구걸하러 다니다가 눈이 맞아서 결혼을 하게 되었고 밑으로 3명의 자녀를 두게 되었는데, 첫째딸은 은장아기, 둘째딸은 놋장아기 셋째딸은 가믄장아기(검은나무장에 담긴 아기)이다. 가믄장아기가 태어난 이후로 거지부부의 재산이 늘어나 나름 넉넉하게 살다가 어느날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누구덕에 사냐''는 질문을 하게 되고 다른 언니들과 다르게 가믄장아기는 ''배꼽 아래 자궁'' 덕북에 살고 있다는 말을 하게 된다. 그 말에 화가난 아버지가 가믄장아기를 쫓아내고 가믄장아기는 고생 고생하다가 산에서 마를 캐는 셋째 아들 마퉁이를 만나 부부의 연을 맺을 맺게(프로포즈를 가믄장아기가 먼저 함..ㅋ) 되지만 마퉁이 형들의 괴로힘으로 인해 쫓겨나 농사를 지어 그해 풍년이 들고( 황금 들판을 노란 색의 큰 보자기를 양쪽에서 잡고 흔들며 표현한 부분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음. 마치 황금색 들판이 춤을 추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 ) 그에 하늘님에게 감사의 인사로 천신제를 올린다. 이 설화의 특징은 이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의 모습이 능동적이고 주체적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이 작품의 등장하는 남성들에게 묶이지 않고 자신의 미래를 스스로 선택하고 독립적인 한 인격체로서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간다. 고전소설 <숙향전>의 숙향이 떠올랐다.







그리고 이 연극에는 4명의 배우들이 등장한다. 그들의 이름은 풍각이, 마퉁이. 촐랭이. 가믄장아기로 괜시리 듣기만 해도 정감이 가는 이름들이다. 민속놀이 <봉산탈춤>과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풍각이는 ''말뚝이''와 비슷한 성격을 갖는다. 허나 봉산탈춤과 같이 양반을 강하게 풍자하고 비판하기보다는 해학적인 성격을 많이 띤 인물이다. 이 작품에서 특히, 부정적인 성격을 띤 인물군상인 가믄장아기의 언니 2명과 마퉁이의 2명의 형들의 행동들을 못된 행동을 흉내내어 웃음을 유발시켜 관람객들을 즐겁게 한다. 풍각이 역할을 한 여배우의 익살스런 행동이나 말투 때문에 여러번 웃음이 터졌다. 촐랭이의 경우는 탈춤에서 악공의 역할을 한다. 북이나 장구를 치거나 해금을 켜거나 하여 장단을 맞춰 음율을 형성한다. 마지막에는 출연진 전부가 등장하여 사물놀이패를 펼친다. 너무나 경쾌하여 나 또한 절로 어깨가 들썩였다. 춤, 음악. 배우들 삼박자가 모두 완벽하게 잘 어울어진 연극이다. 그리고 관객들에게 창을 알려주거나 제주도 방언을 배우는 시간 또한 있었다. 오랫동안 나의 기억에 길이길이 남는 연극이 될 것 같다.



처음에 이 연극을 보러 갈 때는 어린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니 유치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이었다. 공연이 시작하면 배우들에 대한 최소한 예의로 퇴장을 할 수가 없는데, 마음에 맞지 않은 연극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일처럼 마음이 불편한 일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보러가면서 망설였다. 그런데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이 연극 너무 재미있었다. 지금까지 본 연극 중에 다섯손가락 안에 들어갈 정도로 좋은 연극이다. 연극의 끝부분에 마퉁이와 가믄장아기가 열심히 농사를 지어 풍년이 들자 하늘님을 위해 천신제를 올리며 관객들에게 인절미를 돌리는 모습도 내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었다. 이런 정이 넘쳐나는 연극이 우리 연극계에 더욱 활성화되면 좋겠다. 우리 문화의 전통성도 계승하고 현대적인 연극 장르로 재창조되는 면에서도 의의가 있다. 또 한번 보고 싶어지는 연극이다.

연기와 전통악기 연주를 동시에 하는 것이
독특하고 참신했어요.
배우님들 각자가
일인 다역에 아주 능해서 놀라기도 했고요.
퓨전 국악에 관심 있으신 분이라면
즐겁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남녀 노소 할 것 없이
많이들 보러 오셨더라고요.

국악을 접목시켜서
정말 신명나는 공연이었던 것 같아요.

중간 중간 관객과 소통하고자 했던 부분도
참 좋았어요.
아이와 엄마가 와서 보기에 너무 좋을 것 같고
외국인을 동행해서 와도 너무 좋을 것 같네요.

한국의 멋을 외국에 알리는 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작품이라는 것에
저 또한 뿌듯했어요.

좋은 공연에 감사드려요.

아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연극 가믄장아기 신선하면서도 전하는 메시지도 분명하고,
연기자분들 연기력두 출중하시고 정말 기억에 남는 공연이었습니다.
정말 시간가는 줄 모르겠더라구요.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몸짓이 만들어낸, 최고의 공연!
남자친구랑 같이갔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소중한 시간 됐어요.
모처럼 데이트다운 데이트도 하고 함께 하는 순간의 소중함까지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네요
좋은 공연 볼 수 있는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엄마와 함께 참 감명깊게 본 연극입니다.
소박하면서 잔잔하지만, 깊은 울림과 감동이 있는 따뜻한 공연이라
지인들에게 많이 추천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