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좋았습니다 재밌고 힐링되었던 시간들~~~♡

제 인생을 돌아보게 하고 잔잔한 감동과
깨알같은 웃음포인트를 그냥 넘어가지않았던 뮤지컬!
너무나 유쾌하고 재밌었습니다 완전 굿!!!!

집 앞에 세워진 미로트럭을 보고 궁금해서 예매했는데, 남자친구랑 데이트 잘 했어요. 남자친구가 고시준비생이어서 이 공연을 보고 힘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정말 즐겁고 감사히 잘 보고 왔습니다. 11월1일이 막공이라던데 무사히 스트라이크 하시기를 바랍니다. 막공까지 미로편의점 화이팅!

불통의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소통과 나눔의 힘을 느끼게 해 준 작품입니다. 설사 그게 오지랖처럼 보이더라도 무관심보단 누군가의 오지랖이 세상을 조금이나마 더 따뜻하고 살만하게 만들수 있다는 것을 믿어요♡ 배우님들의 열정과 스텝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편의점 알바생 나해결씨가 타인에게 행하는 오지랖은 2시간짜리 이 연극이 타인에 삶에 대해 가지고 있는 오지랖과 비슷한 양상을 띠고 있다. 나해결씨의 성격과, 또 그의 성격을 통해 이 연극이 사회에게 보여주고 싶어 했던 바는 서로에게 갖는 관심을 통해 이 사회가 한껏 따뜻해지기를 바라는 이상이었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치명적인 맹점을 가지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많은 관심을 주고받지 않는 모습이 어찌 보면 참 안타까운 모습일 수도 있겠으나, 사실 남에게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말처럼 그리 쉽게 이루어질 수가 있는 것이 아니다. 타인의 고민과 문제들은 우리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만큼 단편적이고 쉽게 해결될 수가 있는 것이 아닌 만큼 더욱 조심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면에서 나해결씨가 남의 문제들을 쉽게 해결하려고 들이대는 모습은 막연히 좋은 관심과 응원으로써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의 오지랖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게 된다. 더욱 중요한 점은, 그러한 그의 오지랖은 비현실적이게도 연극이라는 픽션 스토리 안에서는 해결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연극의 스토리가 우리 주위의 사람들이 겪는 수많은 복잡다단한 고민들을 쉽게 간파했다고 자신하는, 폭력으로 다가올 수 있다. 희망과 자신감만 잃지 않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뜬구름과 같은 메시지는 보는 이로 하여금 나의 사연을 다 듣지도 않은 채 그저 더욱 더 노력하면 되는 일이지 않느냐며 엄연히 사회에 팽배하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개인에게서부터 강요하는 느낌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는 마치 우리에게 빵을 달라고 데모를 하던 프랑스 국민들에게,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 않냐’며, 그들의 상황을 하나도 고려하지 않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발언과 비슷하다.


그러한 설정의 스토리는 자신이 내던진 문제에 대한 현실적인 해결방안을 전혀 내놓지 못했기에, 상당히 비현실적이고 공감이 가지 않는 기적적인 결말로 얼렁뚱땅 마무리를 짓는다. 1억 이상의 빚을 돌려달라며 칼을 휘두르는 조폭 앞에서 마침 엄청난 무술 실력을 가지고 있던 편의점 알바생, 편의점 주인도 경제적으로 감당이 되지 않던 상점을 그에게서부터 받던 시급을 모아 사버린 편의점 알바생, 뉴욕 주립대 MBA 학위에 최소 4개 국어의 외국어 실력과 전문적인 법적 지식까지 겸비했는데 30대가 되면서도 취직을 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사회 속에 있는 케릭터가 “야마 구이치(?)”라는 말 한마디로 취직이 되어버리는, 그런 모순적인 결말들이 이에 해당한다. (심지어 강한나의 아들을 되찾기 위해 변호사를 데기로 오겠다고 으름장을 내던 할머니는 다시 나타나지도 않은 채 결말이 났다.) 스토리 안에서도 이리 뻔히 보이는 모순점들은, 스토리를 구상하던 절차에서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점들에 대한 원인을 자세하게 분석해보고자 하지도 않았다는 것이고, 그러한 일말의 노력도 없이 대뜸 해결방안이랍시고 결말을 짓는 것은 쉽게 말해 사회 속의 우리들이 받는 고통을 아주 가볍게, 아주 우습게 본 것이다.


나는 오늘 나의 여자 친구랑 둘이서 이 연극을 보러 왔다가, 실망감을 넘어 불쾌함을 얻고 돌아왔다. 나의 여자 친구는 소위 말하는 취준생이다. 취직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교 4학년인 나의 여자 친구는, 이 연극에서 나오는 취준생 케릭터에게서부터 일말의 공감도 얻을 수 없었다고 한다. 정작 진짜 취준생에게서부터 하나도 공감을 얻을 수 없는 취준생이라는 캐릭터가 어떠한 주제를 전달할 힘이 있겠는가.


“위로”라는 것은, 타인이 가지고 있는 아픔을 공유하고자 부단히 “노력”을 하는 것이다. 굳이 “노력”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아무리 타인을 이해하고자 해도 마치 영화 <아바타>에서마냥 타인과 나 사이에 모종의 연결 코드가 꽂혀 있지 않는 이상 완벽한 이해와 공감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통의 불완전성을 두고 레비나스는 ‘타인은 무한한 존재이다.’라고 하였다. 그만큼 타인은 내가 절대로 평생 쉽게 간파해버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로”라는 것의 의의는 절대로 완벽하게 공감해 줄 수 없는 남을 위해 공감을 하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데에 있다. 내가 상대방의 아픔을 대신 가져줄 수는 없을지라도 더욱 들어주고 더욱 귀 기울여주는 것이 진정한 위로와 응원이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미로 편의점>은 사회에 만연한 아픔들을 충분히, 아니 전혀 듣고 시작하지 않았으며, 그렇게 “응원”과 “오지랖”의 차이를 구분을 하지 못한 데에 문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