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공연

봄봄봄

금요일 공연은 새하, 홍갑씨도 없이 진환오빠 혼자 공연하는 날이었다.
스윗소로우 형들 없이 공연하는 것만으로도 부담을 많이 느끼던 것 같은데,
옆에 아무도 없이 혼자 공연한다는 게 왜 나는 불안하고 걱정이 되었는지-
사실 매번 공연보러 가는 나도 솔플이면서 쓸데없는 남걱정을 했다;;
북티크 뮤지엄은 카페에서 골목으로 돌아나온 다른 입구에서 지하로 내려가면 있었다~
이번에는 시간 넉넉하게 도착을 했는데 사람들이 이미 계단에 줄을 서 있어서 당황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 입장 줄이 아니라 티켓 받으려고 서 있던 거였다!!
이번에는 3/1보다는 뒷번호인 34번이었다.ㅠㅠ
여느 인터파크 티켓과 달리 직접 따로 제작된 티켓이었는데,
번호가 이미 써 있었는 줄 알았는데 바로바로 관객 확인을 하고 번호를 써 주는 형식이라 신기했다.^^

이 곳도 역시 규모는 크지 않았는데 확실히 카페보다는 어두웠고 무대가 객석과 분리되어 있었다.
3/1에는 급하게 가서 나갈 때에야 엽서에 스탬프를 찍고 스티커를 가져갔지만,
이번에는 여유가 있어서 스탬프도 4종류 다 찍고 방명록에도 짧게 편지를 남겼다-
그러고 나서 30분이 조금 지나자 순서대로 줄을 섰고 입장을 시작했다~
3/1 경험으로 비추어 보아 무대가 작고 시야 방해가 없기 때문에,
중앙에서 뒷쪽으로 밀려나기 보다는 조금 사이드라도 앞쪽이 훨씬 나을 것 같았다!
그래서 남은 자리를 매의 눈으로 검색하다가 30번대 입장 시작하면서 바로 2열 오른쪽 끝을 차지했다.^^
시간이 꽤 남아서 화장실에 다녀오려고 1층으로 올라가 바깥으로 나갔는데
아주 작아 보이는 화장실 앞에 이미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다;;
계속 차례를 기다렸지만 화장실 안에 변기는 하나밖에 없는 건지 잘 줄어들지 않아 그냥 포기했다...
다시 자리로 돌아와 공연 관람 준비 완료했고 7시가 좀 넘으니 오빠가 내 바로 앞에서 등장했다ㅠㅠ

역시 혼자 나와서 좀 민망해 하는 게 온 몸으로 느껴졌다.ㅋㅋㅋ
이 날도 무대 앞으로 가서 셋리스트를 찍고 싶었지만 대충 훑어 봤을 때 안 보이기도 했고,
카페에서와는 달리 진짜(?) 무대로 꾸며져 있어서 선뜻 가보기가 어려웠다-
무대 벽면에는 역시 몇가지 LP판들이 있었고 무대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턴테이블이 있었다~
오빠는 나오자마자 턴테이블을 조정해서 bgm을 껐다!!
그러고선 bgm 음악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었는데 솔직히 잘 모르는 사람이라 관심은 없었다;;
음반 소개 후 잠시 목을 가다듬고 첫곡을 시작했는데, 스윗 3집인 dear 였다...
하지만 그때만 해도 이 곡이 그렇게 공연 분위기를 좌우할 줄은 아무도 몰랐겠지.ㅠ.ㅜ
초반에만 해도 그렇게 분위기 가라앉지 않고 괜찮았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dear의 영향력이 스멀스멀 올라오면서 분위기가 촉촉해졌다.
심지어 모아나 ost를 부를 때에도 조금씩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는데,
하필이면 또 이번 공연 셋리에 포함된 앨범 미수록곡이 부모님에 대한 내용이라서-
여기서 아마 다들 눈물샘 대폭발을 했던 것 같다;;
나는 사실 눈물이 없는 메마른 사람인데도 그 노래는 가사가 약간 울컥했다...
이에 더 당황하는 진환오빠, 거기다가 하필 혼자 공연하는 날이라서 혼자 수습도 안 된다~
일부러 좀 웃겨보려고 꺼낸 얘기인지 자유로 휴게소에서 파는 맛있는 음식 드립을 시작했다!
다른 메뉴들도 맛있지만 신메뉴로 전주비빔밥이 생겼는데 정말 맛있어서 아침 먹으러 휴게소 간다고.^^
그러면서 파주의 엠블럼에 있는 3가지가 쌀, 책, 반도체다 뭐 이런 얘기를 했지만,
사실 이것도 얘기할 때나 잠깐 다들 웃었지 분위기는 다시 비 오는 날 같은 촉촉한 느낌.ㅠㅠㅠ

이상하네. 비가 온 건 3/1 이었는데, 이렇게 된 건 무슨 이유지-
밝은 곳에서 이틀 공연하다가 어두컴컴한 지하로 들어오니까 그런건가;;
아니면 혼자 공연하는 날에 하필 첫곡과 앨범 미수록곡이 너무 슬픈 노래들이라서 그런가...
모든 게 다 이유가 될 수 있었겠지만 어쩄든 공연은 무사히 마쳤다~
그리고 정말 오빠한테 미안하게도 나는 이 날도 잠 못 자고 피곤해서 후반부에 졸았다ㅠㅠㅠ
완전 구석에 앉아 있었으니까 제발 오빠가 나를 못 봤기를!!!
마지막으로 오빠가 앉아 있는 관객들 동영상을 찍었고, 가운데 중간쯤에서 함께 사진을 찍었다.^^

초근접 라이브답게 가까이에서 노래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따뜻함과 진심이 느껴져서 공연을 보는내내 미소짓게 되고 행복했습니다^^
혼자서 어떻게 무대를 꾸밀까 궁금했는데 기타를 비롯하여 여러 악기들을 연주하시는 모습이 멋졌어요
솔로가수로도 스윗소로우로서도 항상 응원하며 다음 공연도 기대할게요!

약 2주간의 공연 일정 중 둘째주 첫 공연의 날이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북티크 뮤지엄이 아닌 카페에서 하는 첫날이기도 했다-
나에게도 이 날이 공연 관람 첫날이었기 때문에
뮤지엄에서 객석과 무대의 거리가 어느 정도였는지 몰랐지만 버스킹 공연보다 더 가까운 듯 했다~
게다가 이 똥손이 티켓팅에 성공하여 무려 10번이라는 어마어마한 번호표를 받았으니!
공연 30분 전부터 입장인데 하필 비도 오고 차도 막혀서 시간이 아슬아슬했다;
그래서 버스에서 내려 열심히 지도를 보면서 뛰어갔더니 바로 발견 할 수 있었다...
다행히도 입장 직전에 도착을 해서 얼른 화장실도 이용하고 줄을 섰다.^^
1열 중앙은 차지하지 못했지만, 사이드라도 시야 가릴 것이 없어서 아주 잘 보였다ㅠㅠ

자리에 앉아서 조용히 대기하니 7시가 되어 바로 옆쪽에서 ''새환갑''이 함께 등장했다.
공연 출연자 통로도 따로 없는 진짜 카페니까-
게다가 나는 관객이라서 별로 느끼지 못했지만,
공연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객석이 너무 밝은 것이 무척이나 어색했던 모양이다;;
하긴 자신을 바라보는 수많은 눈들이 부담스러웠겠지...
공연 시작 전에 바닥에 붙어 있는 셋리스트가 눈에 띄어 사진 찍었었는데 역시 그대로 진행되었다~
이번 공연을 위해서 뭔가 많이 준비해 왔다는 게 느껴졌다!
왜냐하면 이렇게 소규모의 공연에 맞게 쉐이커, 발에 착용하는 미니 탬버린 등등 악기도 구비했고,
공연 전후에 흘러나오는 음악도 매일 다른 앨범으로 선곡을 했다고 했다.ㅠㅠ
하지만 잘 모르는 외국 가수였고, 이번에는 그 앨범도 일찍 끝나서 진환오빠 노래가 더 많이 나왔지.^^;

셋리스트에서는 곡 제목 옆에 악기 없이 하는 것도 있고 서서하는 것도 있고 다양했다.
노래도 기본적으로 1집에 있는 수록곡들은 다 있었고 스윗소로우 3.5집 솔로곡도 있었다-
거기에 더해 my favorite things나 모아나 같은 OST들도 있었다~
작년 솔로 콘서트 때에도 느꼈지만 스윗소로우로 계속 공연을 해 오다가
혼자서 공연을 하려니까 민망해서 곡 사이사이에 말을 정말 많이 한 것 같다;ㅋㅋㅋ
평소에는 말 많은 형들이 있으니까 그런지 그렇게까지 말 많은 캐릭터는 아니었는데...
아무튼 말 하면서 혼자 민망해 하고 부끄러워하는 모습이,
이 오빠 내일 모레 마흔되는 아저씨 맞나 싶을 정도로 귀여웠다ㅠㅠ
특히 친절 부를 때는 거의 유치원 선생님 수준으로 팬들을 조련했다!
그거에 다 따라서 스윗반 아이들처럼 열심히 소리쳐 준 우리 팬들도 역시.^^

공연 열심히 준비한 게 느껴졌고 이렇게 가까이서 오빠 노래 부르는 모습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았지만,
잠을 많이 못 자고 가서 피곤하니 후반에는 좀 눈을 감고 있었던 거 죄송합니다.
전혀 그럴 의도 없었고 버스에서 열심히 졸아서 공연장에서까지 그럴 줄은 몰랐는데-
하필이면 또 맨 앞에 앉아 가지구;;
오빠가 제 모습 못 봤거나 아니면 눈 감고 감상하는 정도로 봐 주셨기를...
하지만 후반부에 불렀어도 세월호 사건을 보면서 분노하고 썼다는
''언젠가는 우리 모두 헤어지지''라는 곡은 인상적으로 들었다~
작년 콘서트에서도 느낀 거지만 왜 미수록곡들이 더 좋은 거냐구요ㅠㅠ 2집 내주세요!!
그리고 셋리에는 없었지만, 중간에 3집 가수라는 홍갑씨의 솔로곡도 잠깐 들을 수 있었다.^^

마지막 곡 끝나고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 들어가는 새환갑.
하지만 팬들이 앵콜을 외치자 다시 멋쩍은 듯 돌아나왔다-
앵콜곡은 귀여운 노래인 ''강아지 고양이 노래''였다~
근데 이건 진짜로 자장가 목적으로 쓰여진 노래라서;; 하지만 좋아하는 노래니까 열심히 들었다!
마지막에는 공연 마치고 팬들도 함께 다같이 사진을 찍었다.^^
왼쪽, 중간, 오른쪽 이렇게 세 번에 나눠서 찍었는데,
마지막에 우리 쪽에 왔을 때는 내 옆자리 분이 나가셔서 의자가 비어 있었다...
그런데 딱 그 자리에 앉아서 사진을 찍으니 가까우니까 맘 같아서는 팔짱이라도 끼고 찍고 싶었지만,
소심한 팬에게는 그저 몸을 오빠 쪽으로 기울여서 브이를 하고 찍는 게 다였다.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