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말이 너무 씁쓸했습니다.
라이브로 효과음을 넣는게 무척 맘에 들었고
배우분들 연기는 최곱니다.

배우님들의 연기력에 깜짝 놀랐습니다. 연출과 무대디자인, 음향, 조명까지 완벽한 공연이었습니다.
연극을 보는 내내 웃고 울고 공연이 끝나고 나오니 저도 에너지가 방전되는듯한 느낌.
너무 몰입한 나머지, 함께 호흡한듯한 기분은 제가 공연에 얼마나 빠져있었는지 실감하게 해 주었습니다.
후산부 동구씨는 과거 88올림픽이 열렸던 시절을 보여주었지만, 현재 우리가 살고있는 이 시대는 그때와 달라진것이 없구나 라고 생각하게 해 주었습니다.... 멋진공연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배우들의 연기에 그만 빠져들어 감정이입을 하게 되었다. 진지하고 재밌게 볼 수 있는 연극

공상집단 뚱딴지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극단이 마포아트센터에 올린 <후산부 동구씨>.

가상의 장소인 희락탄광에서 막장에 고립된 광부들의 이야기 하지만 그 모티브는 실화로부터 얻은.

후산부는 막장의 비숙련공, 즉 ‘신참 광부’를 지칭하는 말이다.

여기까지 말하니 뭔가 어둡고 우울한 이미지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는가?

물론 관련기사들을 검색해보면 알겠지만 그리 밝은 내용은 아니다. 정확하게는 비극이다.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세계연극사의 수많은 작품들을 보는 일은 시간낭비다.

그리고 우리사회에 트라우마로 남은 비극적 사건을 끌어다 붙이면서 평이랍시고 써놓았지만 사실 읽는 사람들은 누구나 공연을 보기 싫어지는 말잔치를 하고 싶지 않다.

그건 내가 오랜만에 연극이라는 장르와 민낯으로 마주하며 느낀 감동에 대한 예의가 아니니까.

돈까지 지불하고 우울해질 필요는 없는 거니까. 하지만 우리가 연극을 보는 목적은 다른 데 있지.

바로 대략 예상할만한 스토리일지라도 그것을 전혀 다른 생동감으로 풀어내는 배우의 연기를 보는 일.

약 두 시간 쯤 후 극장을 나와 거리를 가로지를 때의 내 감성의 나침반을 거꾸로 돌려놓아 버린, 가슴을 파고드는 진정성에 경의를.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이 연극은 왠지 세월호 사건을 떠올리게 되고 연결짓게 된다. 많이 닮았다..
88올림픽으로 온 나라가 들떠있었던 그때. 충청남도 희락탄광 붕괴.

붕괴 된 탄광 안에 고립된 광부4인과 그들을 구조하기 위해 모인 ''전문가''라고 불리는 서울의 높으신 분들의 이기적인 모습을 통해서 어쩌면 30년 후 지금의 대한민국의 모습과 자연스럽게 나는 비교하게 되었다.

붕괴 후 ''안심하고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기다려라'' 라는 탄광 소장의 멘트는 세월호 안에서 기다리는 아이들의 모습과 오버랩 되었다.

''후산부'' 란 탄광에서 사용하던 용어로 선산부와는 반대로 아직 일이 서툴고 미숙한 광부를 일컫는 말이다.
위험하고 깊은 갱도를 들어갈 때 선산부가 먼저 들어가고 그 뒤를 경험이 적은 후산부가 따라 들어가면서 생긴 말인 것 같다.

요즘 사회는 적은 월급에 젊고 어린 사람들에겐 힘들고 위험한 일을 시키는 것 같다. 전문가라는 이름하에 많은 급료를 받으면서 그들은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해 내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30년이 지난 이 땅의 후산부들이.
선산부들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를 바라고, 마땅히 믿고 따를 수 있는 선산부가 되기를 나부터 노력해야겠다.
오늘은 지방 선거일이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선거일 수도 있지만 일상 속의 나부터 바꾸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