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과 좋은 연극 너무 재미있게 관람했습니다. 일상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관람했어요~^^

대학로 연극 중에는 그냥 웃고 가볍게 넘기는 것들도 많은데, 행복로 9-1은 웃음이 끊이지 않으면서도 마음 한켠이 먹먹해지는 따뜻한 연극이었습니다. 등장인물들 대다수가 상실을 안고 살아가지만 그 누구보다도 마음이 넉넉해서 현실에서 저런 분들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청소부이자 사랑이의 아버지인 일선의 캐릭터가 정말 매력적이었습니다. 진상 짓도 많이 하지만 본심을 알기에 절대 미워할 수 없는 철수와 영희의 생활연기도 실감났구요~ 스토리 뿐만 아니라 버스정류장과, 포장마차, 또 창을 통해 제3의 공간을 연출해 내는 방법도 좋았습니다. 김윤주 연출님의 작품을 또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행복로9-1" (작,연출:김윤주 출연:설재근, 김현중, 박희진, 오충근, 한규범, 한상임, 김정욱, 조해민 제작:공연집단 강철무지개 극장:후암스테이지 1관 별점::★★★★☆) 제9회 개판페스티벌 세번째 공연이다. 올 해는 10개의 작품이 두 개의 극장에서 올려 진다. 제목과 포스터만 봐도 어떤 분위기 인지 대충 예상이 된다. 행복 초등학교 앞의 버스 정류장을 중심으로 오늘도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여러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중반부터 스토리가 예상 되지만 사랑이의 비밀이 밝혀 지며 눈물이 나게 한다. 생활 연기지만 발성 등을 좀 더 다듬으면 좋은 공연이 될 것 같다.

#공연후기 #행복로9-1 #개판페스티벌 #공연집단강철무지개 뺑쏘니차에 치여 어린 아들을 잃고 오뎅마차를 하고있는 여자 혜숙~ 대학원까지 졸업하고도 글쓴다고 변변한 직장도 없이 구박만 받다가 아버지를 따라 청소미화원이 되는 남자 철수~ 청소미화원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동네 터줏대감 철수아버지 일선~ 자신의 실수때문에 어린 제자가 뺑쏘니차에 치여 죽었다는 죄책감에 사로잡혀 사는 여교사 영희~ 성폭행 당한 딸을 위해 가해자 살인죄로 5년간 감빵에 갔다온 후 딸의 아픔을 감추기 위해 부녀지간을 숨기고 사는 사랑이 아빠 이자성~ 성폭행의 기억에 몸부림치는 사랑이~ 사랑이를 좋아하는 백수 양수니~ 오매불망 할머니만 기다리며 버스정류장에 앉아있는 치매할아버지~ 이들은 모두 행복동 9-1에 모여산다 모두들 안고있는 고통의 무게만큼 삶이 너무 고달프다 그래도 행복을 잃지않고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이들이다 옥신각신 티격태격 싸우기도 하지만 정으로 똘똘 뭉쳐사는 이웃사촌들이다 인생의 99가 비극이다 나머지 1의 무게가 99의 무게보다 훨씬 무거운 것같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나머지 1를 위해 살아가기 때문이다~라는 대사가 유독히 기억에 남는다 그 1가 뭘까~?? 자신의 행복이 아닐까싶다 행복추구를 위한 우리의 집념이 얼마나 강렬한가~? 짧은 행복감이 주는 무게감이 긴 고통과 아픔을 한 방에 날려주니까~ 뛰어난 감동과 엄청난 연기력은 아니나 잔잔하게 오래도록 남아 감도는 잔상이 진한 공연이다 연기들도 꽤나 자연스럽고 분위기도 안정적이라 좋았다 다만 너무 한결같은 기승전결이 조금의 지루함을 주었고 정류장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동선처리가 사뭇 산만함을 주었다~ 코믹요소까지 선사하며 웃음을 주었고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더 진해지는 배우들의 연기에 박수를 보낸다 청소미화원 김일선역의 김현중배우 걸죽한 욕지꺼리가 다정다감한 아버지의 사랑으로 다가오는 진한 연기가 돋보였다 조금만 정확한 발성이었음 금상첨화였을텐데~~아쉬웠다 눈길이 많이 가는 기대되는 배우다 여교사 영희역 조해민배우 술취한 연기 제법 실감났다 똘망똘망한 표정과 정확한 대사톤이 무척 맘에 들었고 무엇보다 은근히 자연스런 연기가 호감가는 배우였다 사랑이역 한상임배우 뭔가 모르게 과잉스런 연기가 거슬렀건만 반전스토리 뒤에 보는 그녀의 연기는 뒤늦게 찾아오는 끄덕임과 동시에 수준급이었다 그 알 수 없는 거부의 눈빛과 표정이 지금도 생각난다 멀티맨 한규범배우 여장남자 여고생역은 정말 잼났다 몸매와 몸놀림이 딱 여고생이었다 멀티맨의 활약이 뛰어난 공연 역시나였다 너무 화사한 포스터에 이끌려 화사함을 상상했었나보다~ 빈곤함이 팍팍 풍기는 무대에서 종횡무진 무대 위를 누비는 배우들~ 그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연출을 맡으신 김윤주님께서 직접 쓴 대본으로 올린 창작극이어서 더 관심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무대에 올린다 해서 애 둘 남편한테 맡기고 보고 왔다. 직접 쓴 대본으로 극을 올리는걸 좋아하는 연출 님의 극은 시대의 화두를 가져다 극을 올리는 경우가 많아 생각거리들을 많이 던져준다. 이번 극은 뜻하지 않은 사고로 불행해진 가정, 그들이 과연 행복해지려면 우린 어떤 스탠스로 어떤 제스쳐를 취해 할지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 보게 한다. 때론 무관심이, 잊어줌이 성숙한 배려일 수 있음을 알려주는듯 하다. 무대가 너무 예쁘게 만들어졌고 암막과 빛을 활용한 무대의 확장성도 참신했다. 음악을 다양하게 활용하여 감정이입에 도움이 많이 되었고 전반적인 배우들의 연기도 자연스럽고 좋았다. 다만 양수니의 캐릭터가 너무 밑도 끝도 없어 좀 거슬렸고 관계나 스토리가 드러나기까지 전반부가 약간 지루한 감이 있단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