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삵''''은 우리시대 잊혀져가는 인쇄공들에 대한 이야기를 과거의 상황속으로 돌아가 이야기하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인생에 있어서 커다란 의미로 남게 되고, 누군가에게는 쓸쓸히 사라져가는 과거의 모습들이 연극을 통해 잠시 스쳐지나가는 장면으로 남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연극 ''''삵''''은 잊혀져가는 우리사회의 지나간 시간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일제시대 젊은 인쇄공으로 일한 ''''이승시''''는 시간이 흐른 지금 기운이 빠지고 노쇄한 노인으로 폐지와 고물을 주우며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일제시대 ''''매일신보''''를 찍어내던 과거의 추억속으로 관객들을 소환한다. 일제시대 발행된 ''''매일신보''''의 발행인으로 ''''김건치''''기르기 그를 도와주는 ''''노천명'''' 그리고 화가 ''''김병기'''', ''''박화성''''과 이승기의 동료 ''''이원빈''''이 등장한다.

일제시대의 서슬퍼런 상황에 맞서 황국식민서사 내용의 일부를 바꾸는 등 저항을 해보지만 거대한 힘 앞 무참히 무너지고 만다. 젊은시절 뜨거운 혈기와 행동들을 읊조리며, 초로의 할아버지로 변한 이승기는 자신의 과거 모습과 추억을 떠올리며 숨을 거둔다.

일제시대 신문은 사람들에게 소식을 널리 알릴수 있는 매우 중요한 인쇄매체이다. 지금도 여전히 중요한 매체이지만, 다른 미디어 매체가 발달하여 위상이 예전만하지는 못한게 현실이다.

연극 ''''삵''''에서 ''''삵''''은 인간으로 분장하여 중간중간 상황을 설명해주고 있다. 예전에 호황을 누리던 인쇄공의 쓸쓸한 퇴장은 1960년대까지 우리 곁에서 쉽게 볼 수 있던 ''''삵''''과 같은 처지로 빗대어 펼쳐지고 있다. 먹이사슬 최상위에 있는 고양이과의 삵은 현재 보호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리고 연극 ''''삵''''에는 ''''노천명'''' 시인도 등장한다. 그녀는 일제 침략전쟁을 동조, 찬양하고 수 많은 친일 시와 산문을 써서 젊은이들을 전쟁터와 징용 보내는 반민족 친일 행위를 한 시인, 소설가, 작가,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2002년 발표된 친일문학인 42인 명단에 포함 되었고, 2008년 민족문제연구소 친일인명사전 문학부문에 선정,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704인 명단에도 포함되어 있다.

급속하게 변하는 현대사회의 산업속에는 수 많은 역사적 사건과 개인적 사연이 함께 연결되어 도도하게 흘러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표류하지 않기 위해 어떤 자세와 용기가 필요한지 생각해 보게 한다~^^

본 연극은 역사적인 소재를 다루었고
그 무게감 또한 남달리 무겁고 진중하다~

등장인물 중에 노천명이 나온다~ 노천명이 시인이라는 것은 책에서 봐서 알았지만~
이화여자대학 출신의 여성인줄은 본 공연을 보고서야 알았다.

일제 강점기 시절 우리 국민이 제대로 힘을 써보지도 못하던 그 때~
서로의 사상과 주관에 따라 우리 국민을 자각 시켜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등장인물 간의 갈등도 존재한다.

연극이 끝나는 시점 인쇄공 이승시 죽음에 이르는데 이때 과거의 젊은 시절 김건치, 노천명, 김병기, 박화성, 박준범이 등장하는데~

이 긴 여운은 뭐라 표현하기 어렵다.
어찌보면 단순히 인쇄공이였을 뿐이고 신문이였을 뿐인데~

어떻게는 우리 조국에 도움 되는 이야기를 실어 보려는 그 분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마음이 찡하고 ~

나역시도 조국과 국가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분야에서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마음도 먹어 본다.

단 나흘간 5회의 공연으로 많은 관객들이 접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첫 공연은 약간의 아쉬움이 개인적으로 남았습니다. 작품 자체의 컨셉은 좋았는데 한정된 시간내에 너무 많은 인물과 이야기를 담아내려고 한 것은 아닌지 싶네요. 다음에 좀 더 가다듬어서 많은 관객들에게 좀 더 완성된 모습으로 공연되었으면 합니다.

일제강점기에 검열을 피해 어떻게든 국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싶은 인쇄공들의 간절함이 묻어나는 공연이었어요. 지식인들의 갈등과 인쇄공들의 갈등, 어쩔 수 없이 허위로 인쇄해야했던 인쇄공의 자기연민까지.,..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공연이었어요.
나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나는 아무 것도 듣지 못했습니다.
이승시의 이 절규는 그의 고뇌를 잘 보여줍니다.

''인쇄된 기록은 영원히 남는다.''

편리함에 익숙해져 기록을 남기는 일에 소원해진 요즘 사람들에게, 나 자신에게 기록의 소중함을 일깨워줬어요.

일제 강점기 문인과 인쇄물에 관한 이야기다.

김병기 평양 출생으로 서양화가 1세대다. 현재는 뉴욕으로 이주했다. 극에서는 노천명과 두터운 친분으로 나온다.
노천명 일제강점기 시은으로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친일 시와 산문을 썼었고 시대마다 기회주의적 태도를 취했다. 이작품에서는 인쇄공을 돕는 것으로 나온다.
박화성 1930년대 대표 문학가로 여성 주체의 삶을 꿈꾸고 여성 억압적 현실과 맞서는 여성상을 내세우고, 사회적 모순을 폭로하는데 초점을 두고 글을 썼다.

이렇게 3명의 역사적 인물을 등장시키며, 일제 강점기 ‘황국신문서사’를 인쇄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담았다.
일제가 아닌 민중의 소리를 담으려 했던 기자를 등장시키며, 21세기 ‘기래기’를 떠올리며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우리 언론이 안타깝고 이시대를 살아가는 내가 억울했다.

‘기록’으로 역사를 남기려는 인쇄공의 직업정신(숙명)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의 차별성은 삵(고양이)가 화자가 되어, 관객들과 소통하는 점이다.

작품은 서정적으로 연출됐다. 배우들의 대사는 시대의 아픔을 외치는 웅변과 같았다.
의미있는 테마로 마치 에세이처럼 시처럼 아련하게 연출된 공연으로 뜻깊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