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국악, 일상의 국악 “시간 소리에 그치다” 퓨전국악그룹의 대중문화를 선도하다. 퓨전국악그룹 ‘The 林(그림)’은 아직 ‘퓨전국악’이란 말조차 쉽게 쓰이지 않았던 2001년 처음 결성되었다. 기존에도 국악의 대중화를 위한 노력은 꾸준히 있어왔으나, 전통적인 색채가 너무 강하여 넓은 범위의 대중들과 호흡할 수 없었거나, 타악기의 리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다른 음악들과의 조화가 어렵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이에 반해 국악적인 선율을 중심으로 대중음악의 감성과 조화를 이루는 퓨전국악그룹 마니아층을 형성하기 시작하였고, 2002년 5월 발매..

창작국악그룹 The 林(그림)의 음악은 대금의 웅장하고 화평한, 해금의 깔끔하고 청아한, 그리고 가야금의 단아하고 우아한 음색의 특징이 키보드, 베이스, 기타의 대중과 친숙한 악기들의 선율과 조화를 이룬다. 기존의 The 林(그림)의 곡과 더불어 최근 발매된 3집 수록곡을 연주하여 음악적 상상력과 동화적이며 연극적인 판타지가 가득한 The 林(그림) 특유의 그림(繪圖)을 보여준다.

- Cool running
하얗게 뒤덮인 설원을 달려 보자.
때로는 빙판 위로 때로는 나무 사잇길로
썰매도 허스키도 모두 신이 났다.
바람은 매섭고 손이 꽁꽁 발이 꽁꽁이건만
아랑곳하지 않고 신나게 달린다.

- 비, 달리다 Rain, runs
하늘이 검게 내려앉는다.
한낮을 싸고도는 어두운 그늘
마침내 비가 된다.
후둑후둑 내리던 빗방울은
어느새 굵어져 세차게 지붕을 두드린다.
비가 되어
하늘을 달리고 있다.

- prism
창가에 올려놓은 무지개
언제든지 내 창가에 와서
뒤척이는 비를
너울대는 구름을
소곤거리는 바람을
가능하게 하는 그 빛을 담는다.
창가에 내려앉은 무지개
그 빛을 가능하게 하는
아이의 눈처럼, 꿈처럼
다시
우리를 춤추게 하듯

- 화류동풍(花柳東風) Flowers and spring breeze
水禾有紋(수화유문) 초록 장옷 藍紡紗(남방사) 홑단치마 훨훨 벗어 걸어두고, 紫朱影草(자주영초) 繡唐鞋(수당 혜)를 썩썩 벗어 던져두고, 白紡紗(백방사) 진솔 속곳 턱 밑에 훨씬 추고 軟熟麻(연숙마) 추천줄을 纖纖玉手(섬 섬옥수) 넌짓 들어 兩手(양수)에 갈라 잡고, 白綾(백릉) 버선 두 발길로 섭적 올라 발 구를 때, 細柳(세류) 같은 고운 몸을 단정히 노니는데 뒷단장 옥비녀 銀竹節(은죽절)과 앞치레 볼작시면 蜜花粧刀(밀화장도) 玉粧刀(옥장 도)며 光月紗(광월사) 겹저고리 제색 고름에 태가 난다. <춘향가 중에서>

- 달빛이 하늘로 Moonlight to the sky
해가 뜨는 방향으로 쉼 없이 달려가면서
가장 두려운 것은
이 길이 영원히 끝나지 않으리라는 사실이 아니다.
달려야 할 이유가 더 이상 없어질 때를 상상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두려운 일이다.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특급 열차

- 바람소리 숲 Wind forest
세상이 거칠게 너를 내몰거나
얼음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등을 돌릴 때
뼛속까지 외로움이 스미고
머리털이 곤두서도록 두려울 때면
그 숲에 가 보도록 해
바람소리만이 귀를 간질이는 그 숲에
새와 나무처럼 깃들어 보는 거야.
그러면 조금쯤은 다시 세상과 마주할 용기가 생기고
심장엔 따뜻한 피가 돌게 될 거야.
그 숲이 어디에 있냐구?
여기
네 마음속에···.

- 가객(歌客) Imje and Hanu
북천이 맑다커늘 우장 없이 길을 난이
산에는 눈이 오고 들에는 찬비로다.
오늘은 찬비 맛잣시니 얼어 잘까 하노라.

어이 얼어 잘이 므스 일 얼어 잘이
원앙침 비취금을 어듸 두고 얼어 잘이
오늘은 찬비 맛잣시니 녹아 잘까 하노라.

아주 오래된 눈처럼
아주 오래된 비처럼
아주 오래된 꿈처럼
그리고
아주 오래된...

- 나의 첫 번째 자전거 My first bike
처음으로 자전거를 배우던 날
두 개의 바퀴는 똑바로 굴러가지 않고
자꾸만 옆으로 넘어진다.
자꾸만, 자꾸만 넘어진다.

힘차게 페달을 밟으면
온몸으로
바람을 껴안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나의 첫 번째 자전거

- 눈의 여왕 Snow queen
그녀는 처음부터 얼음나라에 살지는 않았었다.
그녀의 꿈은 정원사였다.
온갖 꽃과 나무와 작은 새들과 벌과 나비가 그녀의 친구였다.
그 조그만 얼음조각이 그녀의 심장에 박히기 전까지는···.

- 아침 풍경 Morning scenery
이제 밤은 끝나고 새벽, 미명의 동이 터온다. 아침의 노래가 시작되겠지.
햇살이 비쳐지는 아침은 또 다른 표정이며 은밀함과 부드러움보다는 생동감 있고 다채로운 색으로 영롱히 빛 난다.
마법의 시간처럼 하루를 교묘하게 이끌어내는 이 순간을 노래한다.

- 백야(白夜) White night
깨알 같은 기억의 잔상들이 지난 밤 어두운 자정을 밝히고야 말았다.
노래하던 아이들이 사라질 즈음
환하던 빈 거리에 홀로된 나를 발견하고는
모두가 멈춰서 버린 사람들을 여행한다.
이내 잠에서 깨어 눈을 비비며 말한다.
멋진 꿈이었다고···.

- Pan project Ⅱ
춤판을 만들자.
세상이 떠들썩해질 한 판을 벌여보자.
흥에 취해 흐드러지는 사람들의 발사위가 땅을 물들이고
어깨를 들썩이는 제 안의 열정이 스스로를 물들이고
마침내, 우리의 노래가
해지는 노을을 꿰뚫는 나팔이 되어
하늘을 물들일 것이니
우리는 그렇게 미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