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대한 오페라 맥배드

바리톤 고성현에 대한 극찬과 레이디 맥배드 레짜에 대한 극찬을 뿌리칠 수 없어 직원들과
함께 예술의 전당을 찾았던 우리는 모두 실망하지 않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집에 오느라 공연이 끝나고 집에 도착한 시간은 밤 12시가 넘었지만 우리는
흥분과 감동의 소용돌이에서 한참이나 공연담을 얘기하느라 잠들을 설쳤다
하지만 모두들 흐뭇해하면서 잠들었을 것이다
1막에서의 레이디 맥배드의 고운 목소리가 어쩐지 주어진 역할과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지만
그 고운 목소리에 우리는 그저 좋았고,,맥배드는 그리 힘이 넘치지 않았지만 4막에서의 그 풍부한 성량과 긴 호흡으로 우리를 맥배드에 빠져들게 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다만 독창 도중 브라보와 함께 외치는 환호성들 때문에 흐름이 끊긴 것이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우리의 감동을 멈추게 하진 못했다.
공연이 끝나고 출연진 및 연출진 등 소개할 때 우리는 아낌없는 박수를 쳐주고
기분좋게 나왔다

사실 처음에는 고성현 선생님 한분만 보고 관람했던 오페라였는데
모든 배역들이 너무나도 충실하게 연기해줬고
노래들도 너무 너무 좋았다 !!
맥베드의 내용이 무겁고 지루할것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각자 맡은 배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내서 그랬는지 긴장감이 객석까지 전달되었다.
즐겁게 보고 또 들은 오페라였다.
이정도의 오페라라면 단순히 노래만 들으러 오는 수준의 오페라가 아니어서 정말 좋았다.
모든 선생님들에게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주변 반응은 확실히 좋더라구요..
전 몸이 넘 피곤한 상태로 가서 내내 졸기만 했다는..
주위 사람들이 넘 좋다는 반응들이라 졸기만 해서 넘 아쉬웠네요..
그 와중에 제가 기억하는 건 색다른 오페라 였네요~

전체적으로 너무 훌륭한 공였이었습니다.

3월 18일, 오페라 멕베드를 만나고 왔습니다.
아직은 제게 낯선 장르이지만,
어제의 공연을 시발점으로 자주 찾아가게 될 듯 합니다.
음악과, 성악, 무대, 춤 까지 어느 하나 놓칠게 없었으니까요.

먼저 음악... 오페라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를 뽑으라면,
무대 앞에서 '동시에' 공연되는 오케스트라 연주라고 생각합니다.
마치 표 한장으로 오페라와 클래식 음악회 두 장르를 누린다는 기분...
성악가들과 눈과 호홉을 맞추면서 오페라를 이끌어 가는 모습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매 막, 장에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는 지휘자님께 오히려 인사를 하고싶었답니다.
훌륭한 음악 들려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다음으로 성악 부분. 말이 필요 없습니다.
사실, 공연을 보러가기 전에 연극에 비해 하나의 대사까지도
음악으로 표현하는 오페라가 인위적이라는 말을 듣기도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보고난 저의 생각은 그것도 하나의 예술장르의 특색이라는 겁니다.
오히려 캐릭터의 성격과 기분, 극의 분위기 등을 잘 드러내주는 음악과,
캐릭터에 몰입한 성악가들의 노래는
가사를 잘 모르는 관객들에게 마음으로 다가올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고 봅니다.
특히, 어제의 공연에서 멕베드와 멕베드 부인의 성량과, 기량은
지금껏 적당한 말을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몽유병에 걸린 멕베드 부인이 촛불을 들고 배회하던 부분,
또 멕베드 장군이 마지막 출정에 앞서 홀로 허망함과 의지를 동시에 드러내던 부분은
극 중간이지만 일어나서 기립박수를 치고 싶을 정도 였습니다.

세 번째로 무대 부분, 독특하고 독창적이었습니다.
옛날 스코틀랜드의 귀족생활의 화려함을
현대적이고 깔끔하게 재해석했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서곡과 함께 연출된 장면은 강렬하게 멕베드로 저를 끌어당겼고,
붉은 색과 검은 색의 조화가 엿보인 마녀들의 소집 장면들을.
스산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두 세가지의 무대장치로 멕베드의 전 장면들을 소화했다는 게 놀라울 따름입니다.

마지막으로 춤 부분은, 정제되지 않은 원석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이 오페라에서 춤 부분이 거의 마녀들의 차지였다는데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뱀과 고양이의 움직임과 같은 마녀들의 춤과,
후반부에 맥배드를 깨울 때 요정과 영혼들이 추던 부분은,
예뻐서 그 노래를 부르는 자들이 마녀라는 사실을 잊게 해주었답니다.
또 한가지 서곡 부분에서 멕베드의 전체 주제와 분위기를 표현해주던 장면은
(제단처럼 보이는 계단 위에서 주위의 방해를 뿌리치며 위로 손을 뻐던 장면)
명예와 탐욕에 눈이 멀어 소중한 것들(자신의 삶과 부인)을 잃고
쓸쓸히 죽어간 멕베드를 또렷히 표현해주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아쉬웠던 점은
방코와 그의 아들을 죽이려던 자객들의 칼부림하던 부분과,
마지막 전투신에서 칼싸움을 하던 장면이 다소 진지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두 배우께서 죽고 죽이는 장면이지만 뒤돌아가는
적군을 차는 약간 장난스런 부분입니다.)
그리고 버남숲 부분의 CG 부분이 어색했습니다^^

공연을 보고 나오며, "다음 국립오페라의 오페라"를 또 보고싶다는
생각이 절로 나게 하는 오페라 멕베드...
잔잔하면서도 때로 사람을 긴장하게 만드는 음악과,
단순하고 현대적으로 꾸며진 무대,
최고의 기량을 가진 성악가들의 3박자가 딱 들어맞는 공연...
다음에 다시 하게 된다면, 또 보고싶은
명 공연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좋은 공연을 만들어주신 관계자분들 모두에게,
감사하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