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세계최고 트럼페터 답게 엄청난 연주 잘들었습니다.
프로그램의 연주들은 물론 더할나위없이 아름다웠고, 특히 앵콜곡 carnival of venice를 직접 볼 수 있게되어 팬으로서 더없는 영광이었네요..
게다가 첫 리사이틀이라 그런지 사인회까지 준비되어 있어서 좋았고, 좋은 매너에 감동했습니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트럼펫 솔리스트인 세르게이 나카리아코프(Sergei Nakariakov) 연주회가 6월 29일에 호암 아트홀에서 열렸다. 세르게이는 다른 트럼펫 연주자와는 달리 교향악단이나 금관 앙상블의 일원으로 활동을 하지 않고 있으며, 솔리스트로서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경우보다는 주로 피아노 반주자와 함께 무대에 서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번 내한 공연에서도 첫번째 내한 공연과는 달리 교향악단과 같이 오지 않고, 피아노 반주자와 단둘이 무대에 섰다.

플뤼겔호른으로 연주한 곡들은 피아노 반주에 어울리는 서정적이고 멜로디가 아름다운 곡들로 구성이 되어 있고, 트럼펫으로 연주한 곡들은 그의 현란한 연주 테크닉을 유감없이 발휘할 수 있는 변주곡(variations)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의 연주를 들으면 대표적인 금관악기이고, 화려한 음색으로 특징지어지는 트럼펫 소리가 너무나 감수성이 풍부하고 서정적인 느낌을 주어서 어떤 목관악기보다도 고운 소리가 나는 악기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 같았다. 플뤼겔호른의 음색은 어느 목관악기보다도 섬세하고 시적이어서 피아노와의 2중주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1부 마지막 곡인 아르방(Arban)의 오페라 '노르마'(Norma)' 주제에 의한 변주곡에서 그의 현란한 트럼펫 연주 테크닉을 발휘하여 큰 박수를 받았고, 플랑크(Poulenc)의 사랑의 길(Les chemins de l'amour) 끝 부분에서 순환호흡의 진수를 보여주는 롱톤을 구사하여 감탄의 환호성이 터졌다. 앵콜곡은 너무나 잘 알려진 그의 트럼펫 연주 Carnival Of Venice였고, 오랜 박수와 환호 후에 꿈꾸는 듯 아름다운 멜로디의 플뤼겔호른 연주로 이날의 리사이틀을 마무리했다.

말이 필요 없었던 연주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