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분의 연기가 압권입니다.

어눌한 모국어를 연신 뱉어 내는 봉구역의 이진경 배우님과 자식을 먼 나라로 입양 보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기대한 엄마의 모습과는 색달랐던 말심역의 강애심 배우님의 열연이 알수없는 가슴 울림을 진하게 전해주는 좋은 무대였습니다. 사진은 빛과 어둠으로 만들어지고 인간의 삶도 그러하다. 찰나의 빛이라도 피사체의 형태를 드러낼 수 있듯 인생에 있어서 아주 짧은 빛을 경험하는 순간이 그 인생을 살아가는 계기가 된다.찰칵은 인생에 가장 빛나는 순간을 담고자 하였다는 연출자 하수민님의 말을 빌어 30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서로를 그리워하며 지내왔던 봉구와 말심의 단 하루지만 빛나는 순간들을 연극 찰칵에 충분히 잘 담아 냈다고? 생각되는 무대였습니다.

사진을 찍는 행위에서 우리가 무엇을 소중히 여기는 지 그리고 우리가 잃어버린 것과 간직해야 할 것이 뭔지 느끼게 해주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네요

여러 일들로 편안하기 힘든 요즘 시국에 우리 모두에게 작더라도 일상 속에서 찰칵하는 찰나들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말심은 하루의 짧은 동행을 마치고 긴잠에 들어가고, 봉구는 그 가슴에 기대어 안고 누워요. 더 밝은 세상에서 자유롭게 나는 새처럼 살기를 희망하여 입양 보낸 딸을 생애 마지막 하루에 다시 만난 엄마의 마음은 무너졌겠죠. 그래도 밝은 빛 속에 봉구 사진을 찍어 남긴 말심의 딸에 대한 염원은 애틋해요.. ?독일이라는 타국에서 소외받고 뿌리내리지 못한 가정생활로 상처받고 지쳐서 찾아온 고국. 거기서 친엄마와의 찰나같은 하루의 만남으로 봉구는 고향과 엄마에 대한 깊은 의미는 못느낄 수도 있어요. 하지만 혈연이라는 인연의 끌림과 잘 되기 바라는 소망은 봉구의 앞으로 삶에 큰 위안과 힘이 되어줄 거에요.. 극이 끝나고 나니, 제목 찰칵[즉각반응]에서 즉각반응은 필연적으로 바로 나타나게 되는 끌림 같은게 아닐가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찰칵은 사진처럼 순간의 찰나로도 영원의 소망 같은 거는 남겨진다 뭐 그 정도가 아닐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극의 제목처럼 한시간반여의 극으로 보는 이 맘속에 오래 자리잡는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