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연극제 좋아요:)

여성연극제는 처음 관람하는 것 같은데 굉장히 작은 소극장, 굉장히 작은 로비에 1세대 여성배우 <복혜숙> 전시도 마련되어 있었다.

공연이 시작되면 농사꾼으로 보이는 남자가 나무 상자에 앉아 신발에 묻은 흙을 털어내고 있고, 그의 부인으로 보이는 여자가 천천히 그에게 얘기한다. 여자의 말투는 그녀가 호기심은 많지만 배우지 못한 사람임을 나타내는 것 같다. 그 말투에서 영화 <내 사랑>의 ‘모드’가 떠오른다.
&#10240;
<암탉을 찌른 칼>은 스코틀랜드 작가인 데이비드 해로우어의 작품이다. 그래서 일까? 작품 내내 흙을 갈아 엎고 가축을 키우는 목가적 느낌과 영국의 시골 마을의 촌부들의 삶이 느껴진다.
&#10240;
딱 세명의 등장인물이 나오지만 남편 테오와 방앗간집 남자 길버트에 비해 여자의 이름은 ‘예쁜 이름’이라는 단서만 남긴채 밝혀지지 않는다.
&#10240;
단지 일을 잘한다는 이유로 남편의 소유물처럼 여겨진 여자, 노동의 가치만 소중히 생각하며 다른 삶의 중요한 것들은 무시했던 남편 테오, 그리고 방앗간에서 외롭게 살다가 그녀를 깨달아버린 남자 길버트의 이야기는 과거를 담았지만 현재의 삶에도 적용되는 이야기였다.
&#10240;
양동탁, 김다인, 권일 세 배우의 농후한 연기가 빛이 났다. 맨 앞에 앉아서인지 시시때때로 변하는 배우들의 눈빛이 작품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각각의 ‘삶’을 더욱 뚜렷이 보여주는 것 같았다. 공연 후 그들의 삶은 어떻게 이어져 나갈까? 집에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각자의 삶을 상상해 봤다.

"암탉을 찌른 칼" (작:데이비드 해로우어 연출:정지현 움직임:손영민 무대디자인:이창원 의상디자인:최원 조명디자인:김상호 음악감독:박소연 음향디자인:김동열 출연:양동탁, 김다인, 권일 제작:극단 빨강도마뱀 극장:대학로 명작극장 별점:★★★☆☆) 제6회 여성연극제 첫번째 작품이다. ''한국여성극작가전'' 이 올해부터는 ''여성연극제'' 로 바뀌었다. 먼저 검색을 해 보니, 작가님의 작품은 2016년 "블랙버드" 라는 공연을 봤었고 연출님은 2018년에 "하녀들" 을 봤었다. 어느 산골 마을, 여자는 남자와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던 중 남편이 자신 이외에 다른 여자를 만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뭔가를 보여 줄려고 하는데 잘 와 닿지가 않았다. 왜 제목이 "암탉을 찌른 칼" 일까?

&#8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