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스크로 가는 것을 꿈꾸는 남자, 현실세계에 머물고 싶은 여자
그 두사람은 각기 다른 생각을 가지고 때로는 충돌하고, 때로는 이해하며 두사람의 조화 속에 곰스크가
아닌 곳에서 정착하며 행복을 찾는다.

아마도 작가는 꼭 곰스크에 가지 않아도 우리는 다른 선택을 하며 행복할 수 있다는 메세지를 전하고 싶은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연극을 관람하며 저 두사람에게 곰스크라는 것이 없었다면, 두사람은 어떻게 살았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보았다.

아마 곰스크행 기차도 타지 않았을 것이고, 중간에 간이역에서 내리지도 않았고, 남자는 또다시 표를 사기 위한 노력도 하지 않았고, 여자는 남편을 곁에 두기 위한 노력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누구나 꿈을 가진 사람들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현실에 부닥치면 그 꿈의 방향을 수정하거나
아니면 다른 꿈으로 변환하며 인생을 살아가는 것 같다.

어쩌면 곰스크는 그 곳을 꼭 가야 하는 것이 아니라, 곰스크를 꿈꾸고 그곳에 가기 위한 과정이나 노력이 더 의미가 있는 지도 모른다.

마치 누구나 인생의 끝에서 죽음을 맞이하지만 그 누구도 죽음을 목표로 살지 않는 우리의 인생에,
그 과정이 더 중요 하듯이...

연극속에 두사람에게 곰스크가 없었다면, 두사람의 인생은 너무 단조롭고, 재미없고,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지 않았을까 ?,

곰스크가 아닌 다른 곳에서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었던 것은, 두사람에게 애초에 곰스크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극중에 여자가 곰스크로가는 2번째 기차에 몸을 실은 남자에게 임신한 사실을 알리고,
아내의 임신사실을 들은 남자가 그렇게 원했던 곰스크행 기차를 포기하며 아내에게 돌아가는 장면은
너무도 인간적이라, 보는 사람을 눈물 흘리게 했던 것 같다.
이장면에서 너무 리얼한 연기를 해준 여자와 남자 배우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개인적으로 가져봤던 나의 "곰스크" 또 나니에 관계없이 지금도 가질 수 있는 우리들의 "곰스크"
에 대하여 생각 할 수 있었던 좋은 연극 이었다.

우리가 가고 싶고, 닿고 싶은 어떤 곳

<곰스크로 가는 기차> 는 독일의 소설가 프리츠 오르트만의 ‘곰스크로 가는 기차’를 희곡화한 연극이다. 스토리 구성은 엄청난 모험을 꿈꾸고 화려한 인생을 바랐지만 결국 시시해보이며 재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삶을 살게 됐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곰스크’는 우리가 가고 싶고, 닿고 싶은 어떤 곳이기도 하며 어떤 것이기도 하다.
단, 러닝타임이 40분으로 짧다. 그리고 나래이션이 너무 많아 배우들의 집중력있는 연기를 볼 수 없어 아쉬웠다. 무대셋팅도 시대적 배경이나 소품 등을 반영되지 않아서..전체적으로 아쉬운 공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