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를 통해서 오페라를 처음 접하게 되었습니다. 문화생활을 좋아하지만 삶에 치어서, 시간에 쫓겨서 그리 살다보니 제대로 된 문화생활을 해본적이 없어요. 코로나 때문에 더더욱 못했고요. 이번에 소프라노 김홍경 님의 팬이 되면서 오페라 무대까지 접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오페라하면 유명인(예: 조수미씨)밖에 모른데다 2~30만원은 내고 보는 고급 문화생활이라고 여겼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이 가격이 실화냐고 의아했습니다. 오랜 역사에서도 오페라는 귀족들의 문화였으니 그 전통성이 현대에 이른거라고, 그런 편견이 무의식적으로 있어서, 그래서 가격을 보고 적잖이 놀랐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불안도 했고요. (이 가격, 정말 괜찮나?하고요.) 그런데 1막이 시작되고 케루비노를 맡은 영아티스트님이 나타난 직후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물론 이 무대를 만든 계기를 설명해주셨고 이해는 했습니다. 그러나 직접 무대를 보고나니 의도가 무엇인지 단박에 알겠더라고요. 저는 "피가로의 결혼"이라는 작품을 파악하기 위해 유튜브에서 2시간이나 넘는 영상을 미리 봐두었습니다. 그들은 실력가였고 경험이 많은 베테랑이었죠. 그분들에 비하면 지금 이 무대에 오른 영아티스트 님들은 어딘가 어색하고 여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더욱이 역할을 나누어 했다보니 경험의 차이가 여실히 보였습니다. 그런데도 그 무대를 즐거이 보았던 건, 영아티스트 님들의 무한한 가능성과 앞으로의 기대였습니다. 1~4막이 끝나갈 동안 전율은 끊이지 않았고 저는 서서히 무대에 매료되었습니다. 특히 백작부인을 맡으신 소프라노 곽연희 님은 정말로 상처받은 백작부인으로 보였어요. 소프라노 김홍경 님도 무대를 장악하셨죠. 첼로 연주도 실제로 처음 봐서 신선했고요. 4막에서 모든 배우들이 한 노래를 부를 때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만큼 실력은 최고였습니다. 이 무대의 기획이 저는 너무 좋았습니다. 오페라에 대한 편견도 조금 바뀌었고요. 그리고 어린 뮤즈들의 무대가 기대됩니다.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첼로소리, 밝고 상큼한 에너지의 영아티스트분들, 깊고 진했던 프로아티스트분들, 곡과 어울리는 피아노, 마지막 캔들 장식까지 모든게 어우러져 깊어가는 가을밤의 풍미를 한껏 느낄수있는 시간이었다.

오페라를 알기쉽고 재미있게 길지않게 액기스만 뽑아주셔서 클래식에 관심이 덜하신분들도 부담없이 즐기실수있어요 잼나게 잘보고갑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