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 아주 오랫동안 산울림 소극장 무대에 올려지던 작품이다.
아.마.도... 3~4번은 보았던것 같다.
여러 배우들이 무대에서 고도를 기다리던 장면들이 그때 그때 조금씩 다르게 느껴졌다.
물론... 시간이 많이 지나서 내가 무대와 작품을 보게되는 관점이 바뀌어 가기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대학로 아트원 씨어터3관에서 <고도를 기다리며>를 보게 되었다.
포조만 더블캐스팅인데 오늘의 배우는 황건 배우다.

무대는 아주 단촐하다.
앙상한 나무 한그루.
이 무대 위에서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는 한번도 보지 못한 고도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시간의 흐름위에서 끝없이 대화를 이어간다.
그 사이에 포조와 럭키가 등장하며 두사람의 무거운 공기를 조금 흔들어 주고 사라진다.

오늘은 조금 집중이 되지 않는다.
배우들의 대사도 행동도 그렇게 느리지 않고 시간은 잘 흘러간다.
배우들의 연기도 괜찮은데 뭔가 아쉬움이 있다.
다른 배우와 연출... 비교하고 싶지 않지만 왜 <고도를 기다리며> 공연이 자주 올라오지 않고 다양한 극단에서 시도하지 않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예전에 봤던 작품은 정말 느.렸.다... 시간도 느리게 흘러가고 대사도 배우들의 움직임도 너무 느려서 여기저기 관객들의 고개가 떨궈지는 걸 보게 되기도 했다.
웬지 관객들도 지치게 하고 공간의 공기조차 느리게 움직이는 듯한 그 공연이 그립다.
아.마.도... 객석에 앉아 있던 나도 관객들도 모두 다같이 고도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일텐데 오늘 나는 고도를 기다렸을까?

두 부랑자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의 의미 없이 이어지는 대화 속의 희망과 적나라한 주종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는 포조와 럭키 그리고 고도와 소년. 권태롭다고 해야 할까,,,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가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서로의 말을 진심으로 듣고 있지 않다. 주변에 상관없이 그저 누가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던지는 우리 모습이 아닐까. ? 나에겐 의미 있는 말일지 모르지만 상대에겐 아무 의미 없는 말들. 한켠에 서 있는 앙상한 나무 한 그루와 그에 매달린 한 장의 나뭇잎이 외로울 수밖에 없는 인 간의 내면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적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반짝이는 나뭇잎이 남겨진 빈 무대가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예쁘게 찍어서 깨톡 프사를 바꿔야겠다는 객쩍은 생각을 해본다.

2차 세계대전 당시 겪은 피신 생활의 경험이 밑바탕에서 기다림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만드는데요

얘기로만 많이 들었던 고도를 기다리며를 드디어 연극으로 보았습니다.
유명한 부조리극으로 조금 걱정이 되기는 했지만 나름의 해설서도 주셔서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서 더 많은 나이를 먹었을 때 또다시 보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좋게 봤어서 마지막공연 티켓을 어렵게 구해서 봤는데, 마지막 공연 뭐냐 폼 미쳤네...지난 번 관람 때는 초반이 지루하게 가다가 똥배 포조가 나오며 활력이 붙고 웃음을 주기 시작했는데 이번 막공에서는 초반 디디 고고 장면에서부터 소소한 웃음이 나오더니ㅡ근데 여전히 주진모 배우의 딕션발음이 안좋아서 무슨 말인지 안들리는 부분들이 잦단말이지ㅠㅠ그러다 똥배 포조 등장하고 유쾌함이 가속되더라 꺼억 ! 하고 트름하더니 방귀도 뀌고 웃기더니 화술로 무대를 휘어잡아버리네 무대를 쥐었다 폈다 하더라 ㅎ 지난 번에는 처음 봐서 안들리던 대사들의 의미가 막공에선 느껴져서 갬동도 중간중간 온다. 눈물 맺힐 뻔... 럭키 유대준 배우는 데뷔라더니 얼굴도 럭키같고 딱 할 것만 하고 집중력 왜케 좋냐고...데뷔인데 중견배우느낌 어쩌라고...똥배 포조 황건배우와 케미가 찰떡이란 말이지! 똥배 나온 놈이 럭키보고 계속 돼지야! 하는데ㅋㅋㅋ 그 와중에 황건배우는 얼굴이 왜 잘 생긴거냐고ㅋㅋㅋ 이거 캐릭이 못된 웃긴 아재인데 잘 생긴 배우가 하니 배우에게 미안하자나 호잉 디디와 고고가 지난번에는 2막 둘의 장면이 계속 지루했는데 포조가 유쾌하게 휘젓고 나가서인지 둘의 케미도 살아나서 2막도 잘 보아졌당...디디 이현우 배우는 귀여울 때가 있고 멋있게 대사할 때도 있어서 매력 넘치더라. 고고 주진모 배우는 연기 오래 하셨다는데, 여유는 느껴지는데 발음 어쩌실겁니까...그리고 억양이 좀 이상해요...말끝을 계속 길게 늘이는데 유튜브로 매체연기 보니까 거기서도 다 그렇게 대사 하시네...발음만 이라도 제발 똑바로 해주시면 훨씬 좋을 듯... 2막도 제대로 보다가 의미있는 대사들이 있었단걸 새삼 발견...디디의 대사들..그러다 장님 된 똥배포조와 더 등 굽은 럭키 나오고...두 번째 관람하니 포조의 양말과 넥타이가 바뀐게 보이고 바닥에서 기어다니며 살려달라고 불쌍하게 외치다가 일으켜 세워지더니 목소리 톤이 확 달라져서 중후한 중저음의 목소리..심쿵..고막이 두근두근ㅠ팬클럽 만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