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시요" (작,연출:강제권 조명디자인:박성민 음향감독:박성석 출연:이태호, 정욱권, 윤아련, 조정호 제작:창작집단 곰 극장:후암스테이지 1관 별점:★★★★☆) 제2회 말모이연극제 두번째로 이 북(北) 편이다. 단동 대교(북쪽에서는 압록강 대교라고 한다) 에서 한국의 여고생, 재일교포, 북한쪽 병사 이렇게 세 명이 우연하게 만나면서 벌어지는 얘기이다. 결론은 가족 얘기 이지만 헤어지는 마지막 장면은 좀 뭉클해 진다. 마지막 장면이 좋아서 별점 1개 추가! 네 명의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
완전 한산할 줄 알았는데 예상을 뒤엎고 꽉찬 관객석! ^^
단동/압록강대교 근처에 있던 연관성이라고는 전혀 없던 세 사람이 회오리에 휩쓸려 기절한 채 압록강 아래로 떠내려가 서로 같은 곳에서 깨어나게 되며 극 초반이 시작됩니다...
각자에게 소중한 물건들이 낯선이들 손에 들려져 있고... 심한 경계심 속에 자신의 것을 되찾으려고 서로들 옥신각신...
특히 극중 남한여학생과 북한국경경비원의 끝임없는 말다툼은 딱 현실남매의 모습! ㅋ
생애 첫만남이였지만 진한 핏줄은 서로 그렇게 땡기나 봅니다~ ^^
"...없시요~", "후라이 까지 말라요" ...
TV드라마의 강한 여운으로 진짜 현빈이 짠! 나타났으면 좋았겠다는 엉뚱한 상상도 잠시 해봤습니다 ㅋ
(저도 거의 못알아 듣는) 남한 신세대 언어들과 (거기에 비해 다양하지 않은 북한 사투리가 살짝은 아쉬웠던) 북한 사투리의 대립...
일단 언어에서 느껴지는 분단의 현실!
한국전쟁을 겪었던 이산가족들은 고령화 되어 차츰 그 수가 줄어가고 있어
요즘 세대는 통일의 필요성을 더욱 더 못 느끼고 사는데
탈북민들로 인한 이산가족이 생기고 그로 인한 또다른 분단의 아픔들이 이어가고 있다는걸 새삼 느끼게 해주네요
어느새 몰입되어 눈시울도 촉촉해지고...
통일은 안되더라도 남북이 서로 자유롭게 여행이라도 다닐 수 있는 그런 날이라도 어여 왔으면 싶네요
어쩌다 보니 글이 이케나 길어졌네요 ㅋ
스포는 여기까지~ ^^
어떤걸 보여주려는 연극인지는 알겠는데 솔직히 잘 살리지는 못한것 같아요. 극의 70%이상이 여학생과 북 인민군의 무의미한 티격태격... 차라리 서로의 다른 문화나 살아온 삶을 소개하는 장면같은게 들어가면 어떨지. 또한 여학생이 빽소리지르며 아저씨한테 설명충이라는 둥, 아저씨와 인민군이 서로의 일을 얘기하는데 계속 그만하라고 소리지르며 나서는 부분은 이해도 잘 안가고 불편했네요. 전반적으로 여학생의 소리지름이 반 이상이었으며 매우 기빨리더라구요. ㅠ 취지가 좋은 연극인만큼, 개선을 기대해봅니다.
코로나 시대에 남 몰래 조용히 슬며시 감상하려 했는데, 4대 일간지에서 공연 앞둔 몇일전의 홍보에 공연장에는 예상보다 많은 관객이 모였다. 스토리, 배우들의 연기는 소극장의 열기를 더했고, 특히 간결하고 빠른 속도의 진행은 모처럼 가슴을 시원하게 해 주었다. 부모님이 이북 출신이라 자라면서 진한 평안도, 함경도 사투리를 접한 나로서는, 보다 뚜렷하고 강렬한 사투리 대화가 좀 아쉬웠다. 연출자 및 스탶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없시요 라는 말은 없다라는 이북의 사투리래요. 일 없시요 라는 말은 괜찮다는 말이래요. 없시요 라는 사투리 제목의 연극 한편이 말모이 연극제에 올라서 다녀왔어요. 설정은 조금 작위적이에요. 단동대교 (압록강대교)를 앞에 두고 효민과 영욱, 은철이 큰 바람에 휩쓸려서 압록강에 실려실려 북한땅 한곳에 떨어졌어요. 작위적이기는 하지만 사실 남과 북으로 갈려나간 것부터 평화회담이 열린 것까지 꼭 우리네 의지만은 아닌 걸 생각하면 큰 바람은 한편으로는 국제정세와 열강의 힘이 작용하는 혼돈 같기도 했어요. 그 혼돈이 그렇게 세 사람을 하나의 울타리, 무대라는 울타리에 쏟아놓은 것은 왜일까요? 물론, 당연히 연출가의 의도이겠지만 연출가는 무슨 의도를 가지고 그렇게 세 사람을 하나의 무대로 소환했을까요? 국적도 다르고, 문화도 다른 그네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이야기, 그게 바로 없시요 라는 공연의 이야기였어요.
없시요 라는 말은 없다 라는 말이지만 일 없시요 라는 말은 괜찮다는 말이래요. 그런 일, 고단한 일, 원치 않는 일이 없다는 의미일까요? 세 사람이 가진 원치 않고 바래본적 없었던 일이 발생했을 때 세 사람은 서로를 경계하고 이해할 생각도 없이 그렇게 툭탁거려요. 말도 제대로 통하지 않고 문화도 다르고, 서로에 대한 자부심과 편견도 다르니까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아버지의 유골분을 압록강에 뿌리고 싶어서 찾아온 일본 국적의 영욱과 엄마가 북한을 탈출한 은철과 가족여행으로 압록강대교를 찾아온 고등학생 효민이니까요. 서로 이해할래야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한 것 같아요. 그래서 그렇게 왈가왈부 설왕설래하면서 자기 물건을 찾을 욕심에 상대의 물건을 인질로 말다툼을 벌여요. 은철에게는 부대로 돌아가기 위해 총이 있어야 하고, 영욱에게는 아버지의 유골분이, 그리고 효민에게는 무조건 핸드폰이 있어야 하거든요. 그건 그들에게 빼앗길 수 없는 중요한 물건이에요. 티격태격은 그들의 물건이 다른 사람에게 있다는 것이겠죠. 그러다가 공통의 목적을 발견해요. 압록강대교로 돌아가는 것 말이에요. 효민은 가족에게, 영욱은 아버지의 유골분을 뿌리기 위해, 은철은 부대로 복귀하기 위해서 말이에요. 결국 그들은 서로의 물건을 돌려주고 압록강대교로 향하는 여행을 시작해요. 이건 그런 공연이에요. 끊임없이 걷게 되는 로드무비 같은 거랄까요?? ㅎㅎㅎ 그러다보니 공연은 만나서 시작해서 헤어져서야 끝이 나요. 그 안에서 관객들은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그들은 무대에 묶어둔 의미를 만나게 되는 거죠.
연극의 초반에는 세 가지가 없어요. 그들이 만날 이유와 서로에 대한 이해, 그리고 아무런 공감도 없어요. 그런데 연극이 끝나면 다시 세 가지가 없어지는 것 같아요. 그 첫 번째는 “일”일 거에요. “일 없시요” 라는 말이 괜찮다는 말이 되는 것처럼, 당황스럽고 화나고 어이없어서 최악의 하루라고 생각될뻔한 하루가 그리워지고 애틋하고 소중한 하루가 되어버렸다면 그건 참 괜찮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서로에게 만날 이유가 반드시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거리감이 없어지고, 서로의 사연들이 풀려나가면서 외룸과 몰이해가 없어지는 것 같아요. 그사이를 이북 사투리가 살근살근 지나가면서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 같아요. “없시요” 는 저에게 생각하면 할수록 의미가 새로워지는 그런 공연이었어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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