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트라비아타는 프리마돈나의 예술..

스토리 개연성도 개판이고.. 음향도 개판이고.. 스텝은 관객통제도안해서 관람내내 폰으로 무대찍어대는 무개념들때문에 방해받고.. 시간아까웠네요

장점 : 좋은 출현진, 뛰어난 무용가들, 괜찮은 연출과 각색. 퍼포먼스는 5점!

단점 : 세종문화회관의 끔찍한 음향. 오페라 처음 보는 사람한테 편견을 가지게 함. 라 트라비아타 자체가 현대식으로 각색해서 어떻게든 내용을 살릴려고 해도 본래 줄거리가 별 게 없기 때문에 소리로 압도해야 하는데 세종문화회관 음향은 소리를 먹어버림. 벽 하나 두고 공연 보는 느낌.. 들어보니 1층이나 2층이나 음향은 비슷하다고 함. 앞으로 클래식 공연은 제발 여기서 안 했으면 좋겠음. 전혀 12만원짜리 티켓값을 못함. 음향이랑 좌석, 자막 시스템이 0점.

일제 강점기 경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무대, 밀정으로 활약한 무용수 분들의 춤과 의상, 무대 시작 직전 관객석에서부터 극의 분위기를 연출력, 비올레타를 비롯한 공연자들의 전율이는 목소리.
한국식으로 풀어낸 작품이 이렇게 멋있을 줄 몰랐고, 어쩌면 정서상으로는 더 몰입감 있는 공연이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몇 번쯤 울컥해서 눈물이 나려던 순간들이 있었어요. 막판까지 공연을 취소할까 조금은 망설였었는데, 그랬다면 정말 큰일 날 뻔했었단 생각이 들었고, 공연 끝나고 나오는데 그때 광화문 주변 풍경과 하늘의 색감까지 예술이어섯 정말 황홀했습니다.
배우 분들, 예술 감독, 연출자 등 모든 분이 정말 멋있단 생각이 들었어요.
전 그리고 오페라 보면서 무용수들에게 반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아요. 엄마도 똑같이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분들의 역할과 무대 의상과 춤선과 사용한 도구들이 감정 이입하기 너무 좋아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정말 멋있어서 반했어요. 감사합니다.

이번 서울시 오페라단에서는 이 라트라비아타의 배경을 일제강점기 시절 경성으로 바꾸어 <라트라비아타-춘희> 를 선보였습니다. 라 트라비아타의 주인공 비올레타는 이번 공연에서 기생으로 위장하여 독립운동을 하는 여성으로, 알베르토의 아버지 제르몽의 재산으로 독립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로 알베르토에게 접근하게 됩니다. 베르디의 오페라 아리아들이 딱 들어 맞도록 각색되었는데, 한복을 입고 공연하는 오페라가 은근히 색다르면서 재미있더라구요. 세종문화회관의 큰 무대를 가득 채우는 노래소리와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너무 너무 좋았던 공연이었습니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는 객석 뒷편에 작은 모니터가 있어 가사를 해석해서 올려주었는데, 무대 위에 자막을 띄우는 것과 또 다르게 편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막과 막 사이에는 이번 막에 대한 설명이 떴는데, 이 설명 덕분에 무대에서 세세한 서사를 다루지 않아도 되더라구요. 베르디의 오페라를 경성에 맞추어 쓰다보니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많았거든요.

빠리 호텔의 기생 비올레타는 제르몽을 이용하기 위해 알베르토에게 접근합니다. 빠리 호텔의 축제에서 만난 두 사람은 점차 진짜 사랑에 빠져버리고, 이 둘은 시골의 한 마을로 아무도 몰래 거처를 옮기고 행복하게 지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를 알게 된 알베리토의 아버지 제르몽은 아들이 화류계 여성과 함께 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고, 비올레타에게 아들과 헤어져 줄 것을 요구합니다. 알베르토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알베르토를 떠난 비올레타지만 갑자기 떠나버린 비올레타가 자신을 버렸다고 생각한 알베르토는 복수를 결심합니다. 서로 다른 배경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갈등이 깊어지고, 나중에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비올레타는 이미 많이 아픈 상태입니다. 마지막 결말의 아주 짧은 순간 이 둘은 잠시 해피엔딩이지만 결국 아름다운 죽음을 맞게 되는 라트라비아타. 언제 들어도 아름다운 멜로디를 가진 오페라라 너무 좋더라구요. 특히 비올레타 역할이셨던 이혜정 소프라노님의 목소리가 너무 아름다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