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을 열고 막을 닫는 아크로바틱이 황홀했다, 마치 정말 요정들의 섬에 온 것처럼..

공연을 보기 전에는 두 가지 작품을 어떻게 하나로 엮어갈지 많이 궁금했었는데 관람하면서 두 작품이 각기 다른 색을 지니면서도 어떻게 자연스럽게 이어지는지, 각색을 통해 새롭게 풀어낸 방식이 매우 인상 깊었어요. 공연 내내 이질감 없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내용과 각색으로 새롭게 다가오더라고요.
원작의 정수를 잘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구성된 이야기 전개는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기존의 이해를 넘어서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해 주었답니다.

''템페스트'' 원작에 등장하는 프로스페로가 여성인 ''프로스페라''로 바뀌어 등장하는데 원작과의 이질감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갔어요.
마법사 프로스페라, 딸 미란다와 나폴리의 왕자 퍼디난드의 사랑 이야기, 마법사를 향한 복수를 꿈꾸는 노예 캘리밴의 이야기, 나폴리 왕을 몰아내고 왕좌를 차지하려는 계략을 펼치는 백작 등 여러 사건이 등장하면서
현재를 살아가면서 현실적인 인물의 갈등과 마법과 판타지를 자연스럽게 이어붙여서 신선했고
다양한 갈등과 극복해나가는 과정을 공감성 있게 풀어나가지 않았나 싶어요.


특히, 증오와 복수의 감정을 극복하고 결국 모든 인물을 용서하는 장면에서, 프로스페라를 중심으로 인물들이 원형으로 둘러싸는 연출이 인상 깊게 남았어요. 프로스페라의 내적 변화를 보여줌과 동시에 그간 겪은 억울함과 분노를 용서하는 과정을 시각화한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인물들이 프로스페라를 향해 모여드는 모습이 단순히 시각적인 효과에 그치지 않고 결단과 용서가 전달되는 느낌이어서 인상깊더라고요..! 이런 연출을 통해 인물 간의 관계가 어떻게 전환되는지를 눈으로 보면서 감정의 한층 깊게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무대 장치가 화려하고 섬세하게 구성된 만큼 시각적인 효과도 뛰어나더라고요.
마법을 표현하는 이미지와 신비로운 효과음들로 극의 몰입도를 깊게 만들어 주고 각각의 무대 장치와 디테일에 대한 세심한 부분들이 돋보였어요.
극중에 나오는 정령들이 밧줄을 이용해 공중에서 날아다니는 장면은 그들의 움직임이 손끝까지 신경쓰는 디테일이 신비로운 느낌을 더해주는것 같더라고요.

셰익스피어 작품을 잘 모르고 가도 충분히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두 작품을 적절히 융합하여서 흥미롭게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배우들의 연기가 훌륭해서 긴 시간 동안 공연했음에도
지루하지 않게 관람했습니다.
배가 난파당하는 첫 장면에서도 음향과 각종 보조 장치들로
현장감이 살아났고, 와이어를 타고 등장하던 정령들도 무척이나 멋있었습니다.
연기, 연출, 무대 장치 등 충북도립극단의 빼어난 역량을
이 작품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서울 공연을 앞으로도 자주 해주셨으면 합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서로 접목하여 연출한 무대로,
배우들의 열연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화려한 무대 장치와 정령들의 와이어를 이용한 등장은
볼거리를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한 여름밤의 꿈과 템페스트의 신비로운 만남

이번 공연은 셰익스피어의 작품, <한 여름밤의 꿈>과 <템페스트>를 예술적 상상력을 발휘해
절묘하게 결합한 작품이다. 고전을 재해석하면서도 고전이 가진 매력과 깊이를 잘 살렸다.
환상과 마법의 세계를 구현함과 동시에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고 깊이 있게 담아 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어 보지 않았더라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이었다.
물론 두 작품을 다 읽어 본 사람들은 다채롭게 해석할 여지가 열려 있는 작품이기도 했다.

대극장 공연만의 매력, 압도적 화려함

이번 공연은 시작부터 관객을 압도했다. 화려한 무대 장치와 강렬한 음향 효과를 통해
난파 장면을 실감나게 구현해서 관객이 시작부터 환상의 세계로 단번에, 깊이 몰입하도록 이끌었다.
특히 무대 위를 날아다니는 정령이 인상적이었다.

모든 배우들의 열연으로 만들어 낸 시너지

주인공 프로스페라(이채윤)를 중심으로 극에 등장하는 모든 배우가 훌륭하게 맡은 역할을 소화했다.
긴 시간 동안 진행되는 연극이라 지칠 수도 있을 텐데 극의 시작부터 끝까지 에너지를 유지하는
배우들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충북도립극단의 공연은 처음 봤는데, 앞으로의 활동을 더 기대하게 만드는 무대였다. 주요 인물을 연기한 배우들은 물론이고 조연과 단역을 맡은 배우들도 한 명도 빠짐없이 열정적으로 무대를 꾸며 완성도를 높였다.

셰익스피어의 고전을 재해석한 <한 여름밤의 템페스트>, 대극장 공연의 특별한 매력을 환상적으로 살린 멋진 공연이었다. 화려한 무대 장치와 멋진 의상, 배우들의 열연까지. 빈틈없이 구현된 멋진 환상 세계를 체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