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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정말 이 정도로 좋을 줄은 몰랐어요.

배우분들 연기 정말 쩌시고 연출도 좋았어요.

수업을 예전에 미리 읽었었는데 작품으로 보니 정말 좋네요.

이 작가의 희곡을 좋아하는지라 저는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단촐한 환경이었지만 전혀 문제가 없을 만큼 구성을 잘 하신 듯 하고

열정적인 연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모두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교수의 캐릭터였습니다.

교수 역을 맡으신 연기자 분께서 너무나 잘 해주셨지만

저는 교수가 [육체적으로 왜소하고] [힘없는] [늙은] 남자라는 점이 이 연극에서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교수가 성적으로 불능의 느낌을 주고

신체적 무력감에 빠져 있어야 희곡이 원하는 부조리가 더 잘 들어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교수를 연기해 주신 분께서는 너무나

[건장하고] [젊은] 남자였습니다. 그래서 그 분의 몸짓이나 그분의 고함이

지적 히스테리나 부조리의 광기가 아니라 [남성적인 육체적 위협]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희곡을 읽었을 때 제가 느꼈던 느물느물하고 아슬아슬하고 징그럽고

비위가 상하는 듯한 집요함.... (마치 치통같은?) 그런 느낌은 받을 수 없었습니다.

(순전히 제 개인의 해석입니다.) 분명 현실적인 제약이 있으셨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젊은 배우에게 노인의 연기를 하게 하기보다 아예 젊은 교수로 구성을 바꾸셨을

거라는 짐작도 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반대로 교수의 성적인 요소는 많이

자제하시는 쪽으로 가닥을 잡으신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칫 젊은 남녀의 육체적

끌림으로 왜곡될 수도 있으니까요.

좋은 연극 잘 보았습니다~~~ 다음 작품도 꼭 보러가겠습니다. ^^

연극은 교수의 끝없는 집착으로 관객들을 같이 몰입시킨다.

배우들밖에 보이지 않는 단촐한 무대지만 그들간의 긴장관계가 무대를 가득채우고 확장시킨다.

끝없는 교수의 수업에 옥죄이는 학생의 집중력있는 연기가 교수를 떠받치고,

감초와 같은 하녀의 등장은 극의 긴장감을 배가 시키고, 교수를 더욱 극적으로 보여지게 했다.

세 배우가 만들어내는 긴장감은 관객들의 상상과 더불어져 연극의 참맛을 알게해준다.

상업적으로 변화된 대학로 거리에서 쉽게 찾기 힘든 공연이였다.

작은 무대지만, 작은 공연이 아니다.

캐릭터의 변화가 소름끼칩니다.

소심하기 이를 때 없던 선생이 광기에 미쳐 학생을 살해하기까지 정말 자연스럽게 이뤄져 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도 모르게 집중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어요. 정말이지 자기 수업에 몰입해서 결국 학생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선생은 정말 끔찍한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선생의 캐릭터가 멀리 있는 것은 아닌듯 합니다. 자기가 열망하는 것의 목적을 모르고 열망 자체에 사로잡힌 인간은 주변에도 많으니까요.
수업의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컸지만 결코 좋은 선생이 될 수 없었던 선생의 [수업].
부조리극을 보는 맛이 이런거군요.
대학로에 오면 늘 코미디 연극만 봤는데 고전도 굉장히 파격적이고 흥미로웠어요.^-^

다음 연극 [정의의 사람들]도 기대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