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의 허무와 몽환적 분위기를 기대했건만...
서투르고 덜컥대는 느낌...
아쉽네...

일주일에 한번은 공연을 보고 감상을 적자가 요즘의 결심인데 이번주는 비내리는 클리브랜드라는 작품을 선택했다. 포스터가 예뻐서 들어갔던 공연정보에는 마음을 끄는 글귀가 적혀있었고 그에 이끌려 앞뒤 재지 않고 어제 저녁 정보소극장에 다녀왔다.

4월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대학로에는 칼바람이 불었고 공연장을 찾기가 쉽지 않아 한참 헤매다가 겨우 인적이 드문 거리에서 공연장을 찾았다. 내려가본 로비는 마치 시간을 15년정도 거슬러올라간듯한 낡은 느낌이었고 기다리는 관객은 혼자뿐이라 이러다가 배우보다 관객수가 많은 게 아닌가하는 우려가 일었다. 다행히, 그런 불상사는 없었다.

공연은 난해했다. 원작은 영문소설이고 그걸 번역해서 배우들이 연기를 하는 건데 차라리 원작을 볼 수 있다면 그게 제일 좋지 않을까 싶었다. 은유와 비유가 넘쳐났고 각 인물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숙제를 해결해나가는데 카타르시스는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작가는 혼자만의 세계를 서술했고 배우들이 그 세계를 깊이 이해하지 않은채 연기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대중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엘리자벳과 정반대의 지점에 위치한 작품이었다. 번역을 하고 바다를 건너도 대중에게 먹히는 갈등구조가 있는 반면에, 그 나라 그 지방에서만 이해될 수 있는 코드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국에서 살아가는 교포 2세들의 갈등과 혼란... 직접적으로 서술해도 공감하기 힘든데 머리를 있는대로 굴려 이해하려고 해도 어려운 플롯때문에 무대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거의 전달되지 않았다.

좋은 작품이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내 대답은 한결같다. 쉬운 것이다. 순수문학을 하는 사람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다른 이에게 소통되기를 원한다면 적절히 쉬워야하는 것이다. 자신만의 세계안에서 뱉어지는 기호들이 과연 의미있는가. 뭐, 의미있다고 생각하는 작가는 추상적이고 현학적인 작품에서 자기만족을 할수 있겠지만 나는 그에 회의적이다.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언급하자면 극속의 인물이 느껴지는 배우는 딱 한명이었다. Mick역을 맡았던 배우때문에 지루한 100분을 견딜 수 있었다. 나머지 배우들도 혼신의 힘을 다해서 연기했겠지만 공감할 수도 감정이입할 수도 없었다. 프로보다는 아마추어의 냄새가 많이 났다. 표값이 저렴하다고 좋아했는데 앞으로 무작정 저렴한 공연을 좋아하는 짠순이 기질을 어느 정도 버려야할듯하다. 대개의 경우 돈은 곧 질이 아닌가.

크게 기대하지 않고 도전했던 공연관람, 때때로 낯선 세계를 만나려는 노력은 필요하다. 관람이 늘 즐거울 수는 없고 더 많이 배우려면 이것저것 만나봐야한다. 한동안 흥행작, 대작위주로 보다가 그 반대지점에 있는 공연을 보니 정신이 확 드는 것 같다. 그러나, 관람과 상관없이 포스터의 글귀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배우들의 대사가 몸짓이 정확하게 어떤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인지..
보는 내내 조금은 혼란스럽고 어려웠습니다.

다만 그 인물들의 슬픔이 조금은 전해진 듯 하여 극이 끝나고도 슬픔을 곱씹게 되었습니다.

조금 우울하고 슬프고 어렵고 난해하지만 마냥 웃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생각하고 고민하고 느끼게 하는 공연이라 그런 점은 참 좋았습니다.

다시 한 번 보면 더 많은 느낌을 배우들과 공유할 것 같기도 합니다.

나름 깊이있고 심오한 연극을 좋아하지만 이 연극은 좀 이해하기가 어려웠어요.하지만 배우님들의 연기는 넘 좋았어요^^

재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