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훈한 감동이 있는 작품입니다.

개인적으로 극단 목화의 팬이어서 그런지, 오태석님 무대의 아류적인 느낌을 내내 지울 수가 없었던. 여러가지 무대 장치, 소도구, 가면 등을 이용해 빠른 무대 전환과 배우들의 잰 움직임을 다양하게 활용하기 등 비슷하지만 ''아류''라는 표현을 쓸 수 밖에 없는 것은 우리 노래 춤 악기 장단을 살리는 흥이 나지 않았기 때문. 꽹과리, 장구, 북 등 다양한 악기와 춤, 전통 가락 등이 모두 안타까울 정도로 어설프게 흥겹지 못했고 춤사위 또한 몸에 익지 않은 게 너무 뻔히 보여. 대사 치는 딕션 또한 다들 별로여서 배우들의 훈련이 못내 아쉽기만.

또 하나 큰 차이는 물론, 텍스트를 풀어낸 방식과 대사. 감칠맛 나고 유쾌한 대사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초논리''적인 템포와 리듬의 휘몰아치는 듯한 전개로 관객의 정신을 쏙 빼놓는 동시에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생각하게끔 하는 목화 연극의 플롯에 반해, 진부한 대사의 나열을 통해 평이하게 기승전결로 이어진 전통적인 이야기 전개는 청소년 관객을 염두에 두고 그렇게 쓰인 건지 그렇게 쓰였기 때문에 ''청소년공연예술제''라는 타이틀 아래 들어온 건지... (초등학생부터 관객 등급을 설정해놓고 무대를 가루지기 장면으로 연 것은 좀 그랬다는, 관객층을 고려해서 살짝 고칠 수도 있었을 센스도 아쉽기만)

코러스가 그래도 가장 돋보였다. ''~다/~지/~야/~어'' 등 각각 어미를 다르게 한 말투를 갖고 나름 캐릭을 부여받은 그들을 보며, 잘 훈련되고 다듬어지지 않은 배우들을 데리고 무대에 과욕을 부리면 어찌되는지 문자쓰기 즐겨하던 코러스 중 한명의 입을 빌자면, ''과유불급''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