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용재 오닐이 출연한 무릎팍 도사편에 대해 주변에서 하도 이야기를 많이 하길래 저도 찾아서 보다가.. 그의 순수하면서도 깊이 있는 인간적 면모에 반해서 공연 하루 전에 덜컥 표를 구입해 버렸습니다

총 2부, 약 2시간동안 이어진 공연은 1부는 피아노+비올라로 구성되어 있었고, 2부에서는 현악 앙상블(TIMF)과 함께 보다 다채로운 무대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공연이 동명의 베스트 앨범 발매를 기념하여 열리는 만큼, 귀에 익은 익숙한 곡들이 많았어요.

여류 비올리스트이자 작곡가인 클라크의 곡으로 막이 올랐습니다. 프로그램북을 보니 데뷔 앨범에 실렸던 곡들이더군요. 베스트 앨범 발매와 함께 ''''''''''''''''그의 가장 아름다운 노래''''''''''''''''라는 부재로 펼쳐지는 리사이틀이니 만큼, 자신의 첫 앨범에 실린 곡으로 오프닝 무대를 장식했나봅니다. 마지막의 아다지오-알레그로 연주가 특히 인상적였습니다.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흐느끼는 듯한 울림 때문인데 가사가 있는 곡으로만 듣다가, 비올라 소리가 가사를 대신하는 것도 멋지더군요. 마지막 거리의 악사가 마무리 될 즈음해서 조금씩 페이드 아웃되는 효과도 신선했습니다. 연주가 계속되는데 무대가 서서히 어두워지니까 당황하시는 분들도 좀 보이더군요...ㅎㅎ

1부는 이렇게 피아노와 비올라만으로 이루어진 모음곡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잠시 인터미션이 있었죠. 다소 긴 호흡으로 이루어져 있는 구성을 1부에 배치하고 집중력이 흐려지는(?) 2부에는 보다 짤막하고 다채로운 곡들을 선보이더군요.

2막이 올랐습니다.
현악기로 구성된 TIMF앙상블+ 팀이 가볍게 차이콥스키의 왈츠로 문을 열었고, 여기에 리처드 용재 오닐이 등장해서 함께 오펜바흐의 재클린의 눈물을 연주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이라 정말 초 집중...! 다발성 경화증이라는 희귀병을 앓다가 생을 마감한 세기의 첼리스트 재클린 뒤 프레를 추모하기 위한 곡인데, 슬프면서 아름다운 곡입니다. 제가 재클린을 좋아해서 이 곡도 좋아진 케이스.
특히 앙상블 팀이 반원형으로 비올라를 둘러싼 형태에서 연주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리드를 이끄는 비올라 소리가 어찌나 고독하게 들리던지... 오히려 그러한 대조가 더 곡에 집중하게 만들더군요.

이어 기타와 함께 브루크뮐러 야상곡-안단티노와 소르의 라 로마네스카를 연주했습니다. 클래식 공연에 무슨 기타냐? 하시는 분들도 있을텐데... 기타도 원래 클래식 악기죠^^ 현을 문질러서 소리를 내는 현악기들 사이에서 경쾌하게 튕겨서 소리를 내는 기타소리가 더해지면 아주 매력적입니다. 왈츠나 라 로마네스카 같은 리듬타는(?)곡을 연주할때면 그의 호리한 몸매와 밝은 성격이 연주에 뭍어나는 것 같아요. 춤추듯 연주하는 모습에 보는 저까지 기분이 좋아지더군요.

이어진 비탈리의 샤콘느에서도 튕겨서 소리를 내는 악기 하프코드가 등장해서 주의를 끌었습니다. (꼬마 아이들이 그렇게 저 악기 뭐야를 물어보더군요 ㅠㅠ) 원래 프로그램북에는 파헬벨의 캐논도 있던데 이날 공연에서는 연주하지 않았습니다.

이어지는 무대는 개인적으로 공연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한 할보르센의 파사칼리아!!!! 원래 헨델의 관현악곡을 할보르센이 바이올린+비올라 버전으로 편곡한것이죠. 비올라의 묵직한 저음에 화려한 바이올린 음색이 더해지면서 격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속삭이듯 이어지다가도 흥분하신 서양분들 말싸움 하듯(그냥 제 표현입니다ㅋ) 함께 치닫는 부분이 압권!

마지막으로는 비외탕의 비올라 독주 카프라치오. 곡 이름 그대로 무대에 홀로 서서 비올라 선율 하나만으로 공연장을 가득 채우며 준비된 공연이 마무리 됩니다.

마이크를 잡은 리처드 용재 오닐이 서툰 한국어, 사실 서툰 정도가 아니라 그냥 발성에 가까운 한국어로 감사를 표했습니다. 마치 운동이라도 한듯 가쁜 숨을 하고는 종이를 보며 더듬더듬 한국어를 하다가, 성에 차지 않았는지 갑자기 다다다다- 그 높은 피치의 목소리로 영어를 하더군요.

대충 내용은 무릎팍 도사에 나가고 나서 너무 많은 응원을 받고 있어서 감사를 표하는 내용이었어요. 이때 공연장 처음 찾은 사람들 손들어보라고 했지만... 영어라 그런지 반응이 잠잠... 뭔가 더 할 말이 많았던것 같은데 객석에 감사를 표하고 다시 쪽지를 꺼내 더듬더듬 한국어로 돌아갑니다. 열심히 계속 음악을 하겠다는 포부와 특유의 두 손을 앞으로 모은 폴더인사로 마무리. 개인적으론 삼각형으로(?) 인사하는 그 모습이 참 훈훈했습니다. 무릎팍에서도 느꼈지만 용재씨만의 삼각형 인사가 있어요.ㅋ


브라보~! 큰 박수와 함께 기립을 하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박수소리가 끊이질 않자 앵콜로 앙상블팀과 함께 쇼스타코비치의 재즈모음곡 2번 왈츠를 연주.
쿵작작 쿵작작 따라라라라~ 앵콜이라는 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에 익숙한 노래(들어보면 다 아~ 할 만한 곡임) 가 나오자 사람들이 정말 좋아하더라구요. 끝이 아니라 공연 다시 해야할 기세..ㅋㅋ

이때 다시 등장한 리처드 용재 오닐이 마이크를 잡고, 자신이 가르친 안녕 오케스트라를 소개합니다.
저는 이 다큐를 보지 못했는데, 리처드 용재 오닐이 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의 멘토가 되어 아이들에게 악기를 가르쳤다고 하더군요. 기존 앙상블 팀 사이에 한명씩 자리잡은 아이들과 함께 섬집아기를 연주했습니다. 물론 리드는 비올라가 하고, 아이들이 참여한건 2절 약간이었지만 그 아이들이 이렇게 큰 무대에 선 경험은 참 귀한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굉장히 감동적인 무대였습니다.

연주가 끝나고 어린아이처럼 피아노를 지신 분에게 달려가서 손을 잡고 무대 중앙으로 이끌며 인사를 하는 모습도 인상적였구요. 음악하는 이유가 자신이 받은 사랑을 다시 돌려주기 위함이라고 밝혀왔던 리처드 용재 오닐. 자신의 무대로 My Way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사람이구나 생각이 들어서 절로 박수가 나왔습니다. 아름다운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의 아름다운 무대에 귀도 즐겁고 마음까지 훈훈해지는 공연이었습니다 ^^

친구와 함께 간 공연이었는데

용재오닐님의 음악 속에는 특별함이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감동이..

눈물이 주르륵!

귀호강하고 왔습니다.^^

태어나서 음악회를 처음가봤다.
사실 혼자 간 음악회라서 좀 외로울 것 같기도 하고 길을 못찾으면 어쩌나 걱정도 했었다.
그런데 음악회에 들어서자마자 혼자왔다는 것을 잊을 정도로 좋은 음악에 빠졌다.
원래 비올라가 사람의 음성과 가장 비슷한 음이라고 들었다.
그런데 그걸 공연에서 실제로 느꼈다.
사람이 노래를 하고있는 듯한 느낌이 들정도였다.
정말 그 어떤 악기보다 부드럽고 감미롭고 좋았다.
2시 공연을 들었는데.. 7시 공연도 또 듣고싶을 정도였다.

완전.. 눈물이 나오는 감동의 연주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