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전공 학생 세명과 그들의 연주, 그리고 즉석에서 이뤄지는 안드라스의 코멘트.

마스타클래스는,
1. 클래식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에게 클래식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2. 동시에 클래식 음악에 취미가 없는 사람이 참여했을 때 굉장히 지루할 수도 있다. 세시간 남짓 걸렸고 휴식시간은 단 오분이었다. 그것마저도 화장실을 위한 배려였다. 안드라스의 열정을 누가 말릴까?
3. 일단 피아노 마스터클래스였으므로.... 피아노 연주는 단순히 건반을 두드리는 작업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연주가 색다르게 들리는 연주자들은 모두 오감은 물론이고 그밖에도 온갖 상상력을 총동원한다. 음악을 최대한 잘 표현하기 위해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찾으려 한다. 단지 건반만을 두드렸을 때 음악이 소음이 되는 순간임을 알게 되었다.

주최측은,
1. 비좁은 굉장히 열악한 조건을 가진 소극장에서 했다. 아쉽다. 피아노 소리가 그렇게밖에 전달되지 않다니...
2. 1층을 꼭 채워야 한다는 강박증. 그래야 초대손님에게 누를 끼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편견. 내가 볼 때 안드라스는 별로 신경쓰는 것 같지도 않았다. 그런 걸 신경썼다면 비좁은 장소와 적은 인원이 모이는 곳에서 하는 마스타클래스에 응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나는 일부러 피아노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이층을 예매했는데 주최측 마음대로 자리를 바꿔치기했다. 이층을 폐쇄한다고 했다. 결국 잘 보이지도 않는 자리에 앉아야 했다.
3. 피아노 조율은 엉망이었다. 피아노 조율은 언제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지 나는 문외한이라 모른다. 공연시작하기 직전까지 진행중이던 피아노 조율. 나는 무식하지만 어느 공연장에서도 직전까지 하는 피아노 조율을 들어본적이 없다. 1층자리를 메꾸려 애쓰기보다 공연의 질에 더 신경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하는 조악한 연주에 엉망인 조율까지. 안드라스도 결국 한 마디 했다. "이 음은 튜닝이 되지 않았군요."

안드라스 쉬프는,
1. 나이도 적지 않지만 여전히 진행중인 연주가. 그의 한마디 한마디가 그것을 보여주었다. 기본에 충실한 것이 최우선이고 그 다음에 색을 입히는 식으로 연구하는 것 같았다. 베에토벤 소나타 31번에 대해 "베에토벤 피아노 소나타에는 여러가지 지시사항들이 있습니다. 일단은 그것을 모두 정확히 숙지하고 따르는 것이 일순위입니다."라고 말했다. 정말 그랬다. 그것들을 지키는 것만으로 곡은 달라졌다. 색깔이 입혀졌다.
2. 충분히 권위적이기도 하지만 아직은 대접받으려는 생각보다 자신이 현재 이곳에 어떤 목적으로 와 있는지를 더 중요시하고 그것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공연장도 관객도 피아노도 음향도 진행도 거의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가는 것은 없었지만 그는 불쾌해하는 것 같지 않았다. 학생에게 지도하는 것에 집중했다.

최종적으로,
한 번 정도는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악기로 연주하는 마스터클래스를 들으러 가보는 것도 흥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세시간이나 거의 쉬지 않고 진행되는 클래스는 힘겹다. 가르치기 위해 수정하기 위해 음악은 자꾸 끊기고,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없다면 한자리를 지키고 앉아 집중하며 온 시간을 다 보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거기에는 음악이나 가르침만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의 열정. 거장은 거장대로의 삶을 살아나가는 태도, 학생은 학생대로 이뤄내려는 꿈과 야망, 이 모든 것이 모두 엉켜 굉장한 에너지를 내고 있었다. 나는 사실 그것에 압도되었다. 그런 열정은 평생동안 한번 올까말까한 것인데 학생들에게서는 현재진행형으로써의 열정을, 거장에게서는 꿈을 가졌을때부터 지금까지 여전히 활활 타오르고 있는 서사적 의미로서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장이었다.
물론 견딜 자신이 없으면 안 가면 그만이다. 차라리 그게 낫다. 중간에 들락날락거리는 관객들과 밖에서 소음을 내는 관계자들, 클래스가 막바지에 이르자 문을 열고 나가버리는 관객들이 되는 것보다는.

렛슨받는학생들역시 실력이 대단했다.
또한 쉬프의 마스터클래스를 들을 수 있는것이 영광이었다.
대가인 안드라스 쉬프의 마스터클래스를 3만원으로 아주 가까운 자리에서 볼수 있어서
너무너무 좋았다.
또한 인터파크 티켓을 나는 많이 신뢰한다
예매가 간편하고 믿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