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타길들이기 초연때 리타를 하고
그 날이 마지막 공연이었다고해서 더 뜻깊은 연극이었습니다.
오늘따라 최화정씨 발성이 왜 이렇게 잘 안들릴까..의아해했었는데
감정이 복받쳐서..그리고 마지막이란 생각에 조금 흥분하셔서
집중할 수가 없었다고 하더라구요.
어느 한 인물의 역사적인 한 순간을 관객의 입장에서 바로보는 거..
연극의 외부적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어요.
연극 내용이 좋았음은 말할 것도 없구요.
리타길들이기 다음 리타가 누가 될 지 궁금해지네요~!

알콜보다 더 지독한 게 습관적 일상이고 이것에 취하면 알콜보다 더더욱 지독하게 비틀거린다.

술은 가끔 깨어날 때도 있지만 매너리즘은 오래도록 사람을 가두어 놓고 많은 가능성을 빼앗아 간다. 허무에 빠져 가르치기에 회의를 느끼는 한 지성. 무모하리만치 달려드는 리타를 놓고 고민하고 주저하는 상황은 참으로 오래 뇌리에 남는다. 강단에 서는 사람들은 한번씩은 다 겪었음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가르치느냐 안 가르치느냐? 이것이 문제로다"프랭크는 지금까지 있어왔던 빛나는 문학작품들과 또한 여류작가들을 들먹이며 배웠다고. 좀 깨달았다고, 잘난척하는 리타에게 "네가 버지니아 울프냐? 샤를럿 브론테? 제인오스틴? 에밀리 브론테?"하며 리타가 파문을 일으키고 나가버린 빈 공간을 향해 절규하듯 하는 외침은 허무하게 텅 빈 죽어있는 자신의 심장을 향해 날리는 날카로운 비수들이다. 지금까지 해온 가르치는 일에 대한 덧없음과 허망의 극대화된 장면이다. 이 장면은 증오와 원망과 그리고 인간(리타)에 대한 사랑이 함께 버무려져 표현되는 명장면이고 이 작품을 통해 불 수 있었던 명연기였다. 지금까지 윤주상이 표현해온 인물들, 세일즈맨의 죽음의 윌리로먼. 스트린드베리의 아버지, 꽃마차는 달려간다의 황순보, 까라마초프가의 형제들에서 아버지 표도르, 만리장성에서의 진시황제, 등에서 보여주었던 것과는 또다른 인물을 창조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싶다. 결국 본래 자기의 업으로 돌아가 각자의 길을 가는 가운데 많은 연민을 여운으로 남기며 끝이 난다. 그래서 지금도 어느 교수실에 가면 무대에서 보았던 그 프랭크 교수가 있을것 같고, 어느 미용실을 가면 역시 그 리타가 끊임없이 현실적 넋두리를 해 가며 고대기를 경쾌하게 놀리고 있을 것 같다.

한가지 바람이 있다면 최화정의 리타는 연기하는 게 보여졌다는 점에서 약간 아쉬웠지만 그런데로 매우 훌륭히 해냈다. 이제는 연기하는게 보여지지 않는 그야말로 연기력이 탁월한 전문 연기자와 호흡을 맞춰 리타 길들이기를 또 한 차원 끌어올리는 작업을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윤주상! 그는 누가 뭐래도 이 시대 매우 탁월한 명배우이다. 그가 있어서 극장에 가면 안심이 되고 우리는 즐겁고 행복할 수 있다. 또다른 무대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게 될지 무척 기다려진다.

사실, 최화정씨가 나온다는 이유로 선택했던 연극이였는데,

배우 2분만 나와서 2시간을 이끌어 간다는데 참으로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그중 제일 주의깊게 봤다면, 최화정씨가 1분도 채 안되는 시간에 옷을 갈아 입고 나오시던.ㅋㅋ

초스피드.ㅋㅋ 어찌 하신건지.ㅋㅋ

그 많은 대사와 감정처리가 끊이지 않고, 연결되어 가는 모습에 감동이었어요.

조금무거운느낌은있지만.그래도 그만큼 많이생각해보게하는.

막바지였지만 할인받고 공연도 즐겁게 봤습니다.
두분 다 베테랑 연기자 분들이셔서 내내 흥미로웠어요
무엇보다도 짧은 시간에 여러벌의 의상을 갈아 입는 모습이
놀라웠어요. 두사람 뿐이지만 여러사람이 등장 하는것처럼 새로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