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순탄광사건을 다룬 힘있는 뮤지컬 꽉찬 무대를 메우는 배우들의 열연과 가슴후련한 합창과 노래

17일 오늘 막공이었네요.
화순탄광사건으로 만든 뮤지컬..
스탠딩뮤지컬은 처음 보았습니다!
보는 내내 눈물이 주르르륵
아기도 나왔었는데요 너무 귀여웠어요-!!!

화순탄광 사건을 아는 이가 과연 몇이나 될까요. 우리가 배운 근현대사에서 화순탄광 사건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아니, 해방이 된 1945년부터 대한민국 정부가 들어선 1948년까지의 3년에 대해 우린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이 기간 동안 지금의 대한민국의 원형이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요. 미군정, 좌우합작위원회, 찬반탁, 단선단정, 남북협상,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 수립 정도? 하지만 좌우익을 떠나 내 땅 내 일터에서 내가 주인되고자 몸부림쳤던 인민들의 10월 항쟁, 2.7 구국투쟁, 4.3 항쟁 등은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화순탄광 사건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장기가 내려갔으나 그 자리에는 성조기가 올라갔습니다. 일본인들이 물러간 자리에 들어선 광부들의 자치위원회는 미군정에 의해 모조리 불법으로 몰렸습니다. 쫓겨났던 친일 관리인들은 미군들에 의해 재기용됩니다. 광부들과 탄광 노조는 미군들에 의해 탄압받고, 죽거나 체포되었고, 살아남은 자들은 산으로 올라가게 되지요.
비단 화순탄광만의 이야기만이 아닙니다. 서울 중앙청에 일장기가 내려가고 성조기가 올라갔습니다. 조선 인민들의 ''창발성''이 발휘된 각종 자치기구와 조직들은 모조리 불법으로 몰렸습니다. 잠시 물러났던 친일관리들이 모조리 그 자리에 다시 들어서서 친미파로, 반공파로 변신하며 애국자로 둔갑하여 그 기득권을 유지했고, 이게 70년째 현재진행형입니다. 해방 전부터 기층 인민들과 호흡해왔던 사람들은, 그리고 내 땅에서 내 농사짓고 내 공장에서 내 물건 만들어서 밥먹고 써보고 싶었던 사람들은 모두 탄압을 받았고, 이 역시 70년째 현재진행형입니다.
그러나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희망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지요. 끝나버렸다고 단정하기에 우리는 여러 희망을 봐왔습니다. 부정과 불의에 항거하고 그를 무너뜨리기까지 한 크고 작은 그 희망들.. 저들이 70년 동안 뿌려놓은 씨앗이 이 땅 곳곳에 깊게 뿌리박았고, 그 그늘도 너무 짙고 큰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디선가 날아온 민들레 홀씨 하나가 싹을 틔우고, 거기서 생긴 여러 민들레 씨가 또 다른 곳으로 날아가 그 일대를 온통 민들레 꽃밭으로 만들 듯, 앞으로 우리가 희망을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요. 희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저는 믿습니다. 공연팀원들의 자비와 무상참여로 스탠딩뮤지컬 화순이 탄생한 것처럼요..^^

좋은 뮤지컬을 공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http://blog.naver.com/soli99/220599072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