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굿~!!

훌륭한 공연입니다-

산울림 소극장에서 기획한 연출가전 중 마지막 연극입니다.
사실 별로 기대 하지 않았는데, 꽤 괜찮았어요.
인간의 존엄성을 각 에피소드들과 함께 잘 엮어낸 극으로
과거 그리스의 소포클레스 <안티고네>를 뉴욕 노숙자들을 배경으로
새롭게 해석했습니다.

대본 자체의 탄탄한 구성과 깊이있는 주제가 잘 어우러진 연극이라
두시간 반 정도 되는 긴 시간 동안에도 별 지루함 없이 보게 되네요.
앞부분은 다소 지루했지만 죽은 존의 시체를 찾으러 가는 부분부터는 긴장하면서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드러나는 각 인물들의 사연들이
현대인들에게서 드러나는 모든 비극을 잘 드러내주고 있습니다.

폴란드, 러시아 등 뉴욕에서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자들의 이방인 의식도 잘 드러나 있으며
서로가 엮이면서 이루어지는 인간성 말살의 현장
연극을 보고 나오면서도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는 여운까지
한 편의 잘 짜여진 극을 간만에 보았다는 느낌.

다만 아쉬운 점은, 폴란드인을 극악한 사람으로 다소 몰고간 게 아닌가 싶네요.
폴란드인이 가진 질투와 인간 본연의 외로움에 대해 좀더 연민으로 다가갔다면
각 인물에 대한 공감이 더 강화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러시아인과 야니카였나? 여자와의 애정관계(?)도 너무 급작스럽게 느껴졌는데요
좀더 자연스럽게 넘어갔다면 더 좋았을 듯..

그래도 연출가의 고민이 잘 묻어났습니다.
요즘 번역극들이 한국식으로 변형해서 올리는 게 추세인 듯 한데
그런 유행을 거절하고 뉴욕 그 자체로 보인 점(대본의 특성상 그럴 수밖에 없을 듯 한데
이 점이 오히려 이 극을 세계적인 극으로 돋보이게 한 것 같네요.)
또 그 뉴욕의 상황을 한국에서도 의미있게 보이도록 한 점이 좋았습니다.

요즘 용산 참사다 연쇄살인범이다 여러 사회적 이슈들이 터져나오는 현실 속에서,
인간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 것도 여러모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좀더 연관되었다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대극장 무대에서 볼 수 있다면 더 좋을 듯..
경찰들의 신이나 다른 노숙자들을 배경처럼 등장시켜서 보면 더 좋을 듯하더군요.
그러면 연극적인 느낌도 더 드러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공연 끝 부분에 지나치게 암전이 많았던 것이 좀 아쉽구요(집중력이 떨어지더군요.)

그래도 간만에 정말 멋진 연극을 봤습니다.
팜플렛을 보니, 극작가가 폴란드인이었나? 후후...아주 좋은 대본이어서 더 만족스러웠다는..
굉장히 좋은 연극이었는데 관객이 생각보다 적어서 더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평을 남겨요.
강추입니다!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정말 감동적이고 멋진 연극이예요. 발렌타이때 봤는데 많이 생각할 수 있게 만들어준 연극입니다.
배우들의 연기력도 너무 좋았어요.
추천합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