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연인들, 해피투게더등 독특한 스타일과 과감한 시도를통한 재미있는 연극을 선보여온 극단 떼아뜨르봄날의 신작 [스톡홀름]을 관람하기 위해서 오랜만에 평일 저녁 나온씨어터를 방문하였습니다. 햄릿의 서사와는 무관한 시대의 퇴행과 마주한 우리들의 우울과 희망에 관한 [연극적 수필]이라는 리플렛의 설명을 읽으며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조금은 어려운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50분간의 짧은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받아 공연이 끝난 이후에 공연장을 나서며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가슴속에 스며드는 연극의 여운을 느끼며 나름대로 많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우리는 모두 미쳤어요. / 미치면 행복한가요? 그럼요. 미치면 행복한걸요~happy together]와 같은 무의미한 대사들이 반복되며 스톡홀름을 향해 떠나야 한다는 부분을 통해서 아마도 수많은 거짓말과 스트레스에 둘러싸여 크고 작은 강박증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무의식과 자아를 탐구하고자 함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스톡홀름이라는 제목을 들었을때도 신드롬(증후군)을 떠올렸으니까요.

의자가 나란히 놓은 심플한 무대위에서 암전없이 오롯이 배우님들의 연기와 팝송, 가요곡들로 이루어진 음악극적 구조는 전작 그리스의 연인들을 연상시키며 오랜만에 반갑고 그리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조금 당혹스럽고 불친절한 연극이었지만, 조금씩 다듬어지며 공연시간이 늘어난다면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연극이란 보면 볼수록 참 묘한 느낌이 드네요.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해 연기하신 배우님들과 반갑게 맞이해 주신 극단 여러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멋진 연극 가슴속에 담아 소중히 추억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작품도 기대할게요~

"스톡홀름" (부제: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 구성,연출:이수인 출연:송흥진, 박창순, 송은지, 황은후, 고애리, 김누리, 윤대홍, 김재겸, 장승연, 엄태훈, 신해연 제작:극단 떼아뜨르 봄날 극장:대학로 나온씨어터 별점:★★☆☆☆) "왕과 나","그리스의 연인들" 의 극단 떼아뜨르 봄날과 이수인 연출님의 신작이라 기대가 컸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햄릿"의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햄릿 얘기는 아니다. 리플렛에도 연극적 플롯과 서사가 없다고 나와 있다. 그러면 미장센이라도 볼만 해야 되는데 그렇지도 않다. 음악도 이전 공연에 쓰이던거 재탕이다. 그리고, 제목은 왜 스톡홀름인지? 그래도 11명의 배우분들이 집중을 놓치지 않고 연기를 잘 해주었다.

처음 중간 끝이 있는 여늬 드라마와는 달랐다. 하지만 호기심을 자극하고 몰입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는 작품이다. 주제를 일부러 흐뜨려놓은 듯한데 오히려 얘기하려는 게 뭔지 더 잘 알겠는, 참 신기한 작품이다. 짧고 굵게, 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작품이다.

잘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