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의 모든 것 - 플레이DB

주류에 있지만, 삐딱한 시선과 독특한 실험으로 변방의 그룹이길 자처하는 인디밴드 장기하와얼굴들(이하 장얼). 대중들을 실컷 호기심 천국으로 이끌며 ‘다음엔 또 무엇을 보여줄까’를 기대하게 하는 이 밴드는 지난해부터 또 하나의 실험극을 준비해왔다.

국내에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좋은 음악을 하는 해외 뮤지션들을 장기하와 얼굴들이 소개하는 식이다. 이른바 큐레이션(작품을 설명해주는 큐레이터 역할을 하는 것) 프로젝트다.

지난해 미국의 전설적인 펑크 밴드 텔레비전을 초청해 공연을 함께 했다. ‘얼굴들과 손님들’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이 시리즈는 오는 4월 19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두 번째 공연을 이어간다. 이번에는 미국 솔-펑크의 대부 제임스 브라운의 명맥을 잇는 일본 펑크 밴드 자이니치 훵크가 두번째 손님이다.

장얼은 이 뮤지션의 초청 배경에 대해 “우연히 이들의 DVD를 봤는데, 라이브 파워가 아주 대단했다”며 “공연 재미있게 하는 것으로는 우리도 자부심이 있다. 같이 하면 시너지가 좋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장얼 역시 ‘모셔오는 손님’들의 개성과 색깔을 좋아하고, 그런 뮤지션을 본받으며 그렇게 되려고 노력한다고 했다. 이런 독특한 라이브를 계획하는 것도 어느새 늘어난 장얼의 실력을 새롭게 시험하고 평가받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얼 초창기에는 무대에 올라가기 전에 이런 저런 계획을 많이 세웠어요. 어떤 곡에서 어떤 제스처를 곁들일 것인지, 멘트는 어느 타이밍에 할 것인지 등등. 하지만 요즘엔 확실히 예전보다 더 놀듯이 공연을 하는 편이에요. 점점 더 무대에서 우리 자신을 자연스럽게 느낀다고 할까요. 밴드의 호흡도 예전보다 더 좋아져서 공연하는게 즐거워요.”

올해 안에 새 음반을 낼 예정인 장얼은 “더 단순하고 직선적인 로큰롤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록이라는 큰 울타리를 세워놓고, 때론 그 울타리를 넘어갈까 말까 선택의 고민을 즐기며 듣는 이에게 기분좋은 일탈과 묘한 흥분을 안겨주는 장얼. 그들이 인터파크 ‘뮤지션스 취향’을 통해 각자 즐기는 음악 스타일을 공개했다. 한번 듣고 귀에서 떼어내기엔 아까운 음악들이다.

/ 글 = 김평 (대중음악 전문필자)

장기하-보컬 Say : Paul McCartney콘서트'
"2010년에 미국 피츠버그에 가서 봤다. 최고였다. 그 공연장에서 받은 에너지를 연료로 2집을 만들었다. 이번 내한공연이 꼭 성사됐으면 좋겠다."

이종민-건반 Say : `2011년 지산록페스티벌'
"비도 오고 기분도 그랬다."

전일준-드럼 Say : `Tame impala ‘London/Hammersmith Apollo’ 콘서트'
"처음 가본 영국에서 정말 재밌게 본 공연이다. 공연을 본 이후 한동안은 Tame Impala만 듣게되더라."

하세가와 요헤이-기타 Say : `얼굴들과손님들 제1탄 : Television 공연'
"고등학생때부터 열심히 듣고왔던 밴드랑 합동공연을 하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이유가 되지않을까. 심지어 보컬리스트이자 기타리스트인 Tom Verlaine님께서 ‘너의 기타솔로 잘 들었다’는 말까지 들었는데 말이다."

정중엽-베이스 Say : `Paul McCartney콘서트(2013일본투어_오사카)'
"Paul McCartney 라니까?!"

이민기-기타 Say : `들국화 공연(2012 지산록페스티벌)'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잘 하실 수 있을까하고 불안해 했던 내가 죄송했다."

오아시스 (Oasis)

장기하-보컬 Say :
"나는 오아시스를 좋아한 적이 없었는데 해체도 한 마당에 뒤늦게 꽂혔다. ‘뭐 XX 별 거 있냐’라는 식의 태도가 정말 좋다. 이러한 내 변화가 장얼 3집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없음

도어즈

(The Doors)

이종민-건반 Say :
"오르간의 묘한 매력을 The Doors 라는 밴드를 통해 배웠다."

없음

뮤트 매스
(MUTEMATH)

전일준-드럼 Say :
＂요즘 멤버인 Darren King의 드러밍에 영향을 많이 받고있다."

없음

벨벳 언더그라운드
(The Velvet Underground)

하세가와 요헤이-기타 Say :
＂음악에 눈을 뜨게 해준 게 초등학교때 들었던 비틀즈였지만, 내 인생의 방향을 가르쳐준 건 벨벳 언더그라운드였다.
그러니까, 비틀즈가 나의 ‘부모님’이면 벨벳은 ‘형님’이라는거다."

없음

비틀즈
(The BEATLES)

정중엽-베이스 Say :
＂The BEATLES, The KINKS를 비롯한 영국밴드들과 Tom Jobim 과 Milton Nascimento를 비롯한 브라질 뮤지션들=사실 영향받은 뮤지션들은 너무 많고 음악이 좋다."

없음

산울림

이민기-기타 Say :
＂음악을 ‘잘' 한다는 것에 대한 가치관을 완전히 바꿔놓은 뮤지션."

없음

아케이드 파이어
(Arcade Fire)

장기하-보컬 Say :
Arcade Fire의 ‘Reflektor’ 음반=＂명불허전이다. 역시 음반을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즐거움을 느끼게 해 주는 밴드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같은 스트리밍의 시대에 그런 끈덕짐은 더 빛난다.＂

버디 홀리 & 크리켓츠 (Buddy Holly & The Crickets)

이종민-건반 Say :
‘Buddy Holly & The Crickets’=＂최근에 ‘The Buddy Holly Story’ 라는 영화를 보고 구입해서 듣고 있다.＂

MUTEMATH

전일준-드럼 Say :
MUTEMATH의 ‘Reset’=＂걸어다닐 때 스마트폰에 저장된 노래를 많이 듣는데 스마트폰에 MUTEMATH, Tame Impala, The Black Keys 밖에 없어서 세 팀 중 고르게 된다. 근데 요즘은 MUTEMATH 쪽을 많이 듣는다. 변덕이 심해서 내일 또 바뀔지도….＂

Thepporn Petchubon

하세가와 요헤이-기타 Say :
‘Thepporn Petchubon(태국 가요)’=＂어제 구입했으니까.＂

고래야

정중엽-베이스 Say :
‘밤신사’, ‘고래야’=＂아주 흥미롭다. 그룹 밤신사의 경우 ‘남자의 가슴을 적셔준다'는 느낌이다. 고래야는 정말 드문 ‘좋은 퓨전밴드’라고 생각한다.＂

디페쉬 모드 (Depeche Mode)

이민기-기타 Say :
Depeche Mode=＂잘 안듣던 전자 음악을 듣기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 약간은 록적인 면이 있어서 그런지도.＂

장기하-보컬 Say :
Yeah Yeah Yeahs의 ‘Sacrilege’
"장면들을 시간 역순으로 조합한 것이 아주 참신했다. 처음 보면 무슨 내용인지 아리송해서 여러 번 보게 되고 볼 때마다 새롭게 발견하게 되는 것이 있다. 제목에서도 느낄 수 있는 묘하고 의미심장한 분위기도 마음에 든다.."

이종민-건반 Say :
Tribalistas의 ‘Carnalismo’
"브라질 뮤지션들인데 모여서 이런 아름다운 곡을 연주했다."

전일준-드럼 Say :
MUTEMATH의 ‘Blood Pressure’
"별 뜻 없이 좋다."

하세가와 요헤이-기타 Say :
Pink Floyd의 ‘Live At Pompeii’
"라이브 비디오같은걸 보면, 관객 샷이 있어서 오히려 집중이 안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관객없이 진행하는 이 라이브 비디오는 집중을 해도 전혀 지루하지도 피곤하지도 않다. 무엇보다 Pink Floyd 의 연주가 대단해서라는게 큰 이유이긴 하지만."

정중엽-베이스 Say :
Of montreal의 ‘Id Engager’
"이건 정말 음악도 영상도 미쳤다!!! 내한공연추진합시다 Of Montreal"

이민기-기타 Say :
David Bowie의 ‘Space Oddity’
"흔한 음악 스튜디오에서 별다른 조명도 없이 촬영한 뮤직비디오이지만 완벽하게 우주선과 지상 통제 센터를 표현하고 있다. "

비디아이
(Beady Eye)

장기하-보컬이 꼽은 명곡 1 :
"바에서 음악을 신청해 들으며 춤추는 것을 즐기는데, 그럴 때마다 신청하는 곡이다. "아~아~아~" 하고 점층되는 여성 코러스 부분이 아주 신난다. 어서 다시 내한 공연 오소서. 라이브로 들으며 춤추고 싶어요."

Bring The Light

폴 매카트니
Paul McCartney

장기하-보컬이 꼽은 명곡 2 :
"이 곡을 좋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사가 특히 좋다. 세계 최고의 록스타가 “나는 평생, 앞으로 뭐가 될 수 있을지 뭘 할 수 있을지 알지 못했다. 그리고(그래서) 늘 새로웠다.”고 말해 주다니. 우리는 뭐든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New

술탄오브더디스코

장기하-보컬이 꼽은 명곡 3 :
"이렇게 괴상한 가사를 가진 후크송은 한국 음악 역사상 없었다. 뮤비 또한 신나고도 괴상하다. 공연을 보면 더욱 신난다.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이미 한국에서 가장 중요한 인디밴드 중 하나가 되었다."

탱탱볼

김목인

장기하-보컬이 꼽은 명곡 4 :
"사람이든 음악이든 가게든 뭐든 간에 한결 같은 무언가가 참 귀한 시대다. 이 곡을 듣고 있으면 김목인 형이야말로 세월이 한참 지난 뒤에도 그렇게 조용조용 노래하고 있을 것 같다. 사람의 감정을 진실되고 섬세하게 포착하는 그의 작법은 정말 멋지다."

한결 같은 사람

위댄스

장기하-보컬이 꼽은 명곡 5 :
"사실 위댄스는 어떤 곡을 들어도 좋다. 특정 곡이 명곡이라기보다는 밴드 자체가 가진 음악적 태도가 멋지다는 생각이다.
‘제멋대로’를 콘셉트로 삼는 팀들은 얼마든지 있다. 하지만 이들처럼 순수하게 제멋대로 음악을 하는 팀은 귀하다."

차가운 물

도어즈

(The Doors)

이종민-건반 이 꼽은 명곡 1 :
"비오는날 틀면 안성맞춤. 안개비속을 뚫고 어디를 가야할 때 좋다."

Riders on the storm

닐 영
(Neil Young)

이종민-건반이 꼽은 명곡 2 :
"시골길을 운전하면서 듣기에 좋다."

Down by the river

더 폴 (The Fall)

이종민-건반이 꼽은 명곡 3 :
"아무 생각없고 싶을 때 튼다."

I feel voxish

스톤 로지스
(Stone Roses)

이종민-건반이 꼽은 명곡 4 :
"춤추고 싶을 때 틀면 된다, 기타의 와우소리(효과음)도 아름답다."

Fool's gold

마일즈 데이비스
(Miles davis)

이종민-건반이 꼽은 명곡 5 :
"매혹적인 트럼펫의 소리에 쉽게 빠질 수 있는 곡. 재즈 명곡이기도 하더라.."

So what

빌 위더스
(Bill Withers)

전일준_드럼이 꼽은 명곡 1 :
"감성돋는다."

Ain't No Sunshine

레드 핫 칠리 페퍼스 (Red Hot Chili Peppers)

전일준_드럼이 꼽은 명곡 2 :
"신나게 놀 때 이 노래 나오면 더 신나게 놀 수 있다."

Give It Away

오아시스 (Oasis)

전일준_드럼이 꼽은 명곡 3 :
"Oasis를 이제서야 듣고있는데 놀다가 이 노래나오면 왜 난 테이블 위로 올라가는지 모르겠다."

Don't Look Back in anger

손드르 레르케 (Sondre Lerche)

전일준_드럼이 꼽은 명곡 4 :
"‘Dan In Real Life’라는 영화를 너무 재밌게 봤는데 OST를 전부 Sondre Lerche가 맡았다. 영화랑 노래랑 너무 잘 맞아서 개인적으론 너무 좋다."

To Be Surprised

딥퍼플
(Deep Purple)

전일준_드럼이 꼽은 명곡 5 :
"이 곡을 연주도 했었는데 내가 타버릴 것 같았다."

Burn

디 온리 원스
(The Only Ones)

하세가와 요헤이-기타가 꼽은 명곡 1 :
"‘I'm always in the wrong place in the wrong time’이라는 부분이 내 인생을 생각하면서 너무나 와닿는 가사라서."

Flaming Torch

닉 로
(Nick Lowe)

하세가와 요헤이-기타가 꼽은 명곡 2 :
"내가 생각하는 완벽한 멜로디와 노래 구성이다. 인생에서 이런 노랠 쓸 수 있다면 하는 정도."

Cruel To Be Kind

수이사이드 (Suicide)

하세가와 요헤이-기타가 꼽은 명곡 3 :
"전성기에 했던 그들의 말. ‘우리는 이미 인생을 포기했다’라는 말에 너무나 어울리는 사운드. 펑크란 이런거 아닐까."

Ghost Rider

벨벳 언더그라운드
(The Velvet Underground)

하세가와 요헤이-기타가 꼽은 명곡 4 :
"‘You know her life was saved by Rock 'n' Roll’이라는 가사가 역시나 나에게 와닿는 노래. Led Zeppelin에 Rock And Roll 이라는 노래가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Rock And Roll 은 이쪽이다."

Rock And Ro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