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어도' 우리는 배고프다. 늘 그랬듯, 7월부터 열리는 대형 야외 음악 페스티벌은 한해 음악 공연 중 가장 기대감을 높이는 무대. 하지만 올해는 양적 팽창만 눈에 띌 뿐, 질적 향상에는 2% 부족한 느낌이 적지 않다. 그 어느 때보다 수적으로 포화 상태에 이른 각종 페스티벌들은 늘어난 수만큼 비용도 만만치 않게 늘었다. 올해 눈에 띄는 페스티벌을 합치면 모두 5개. 페스티벌 한 개 개최에 최소 30억원이 들어가는 비용을 감안하면, 모두 150억원 페스티벌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셈이다.
　초기 페스티벌이 공연 기획사 중심으로 이뤄지다, 점점 카드사 등 기업 참여 중심으로 바뀌면서 소요 비용은 더 늘었다. 무엇보다 아티스트 개런티가 가장 많이 올랐다. 오는 8월 현대카드측이 주최하는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영국 록밴드 뮤즈의 경우 1회 공연 개런티가 무려 20억원(약 180만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 5번 오는 동안, 개런티가 5배 이상 오른 것이다.
　수적 팽창과 비싼 아티스트라는 화려한 포장 뒤에 내실이 없다는 비판도 거세다. 출연진의 면면을 뜯어보면, 대부분이 한국에 최소 한번쯤 다녀간 뮤지션들인데다, `대박'보다 `중박' 중심의 아티스트들이 대거 몰려있어 참신성과 기대감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래도 페스티벌의 향연은 여름 내내 계속된다. 몇 차례 다녀간 뮤지션이라도, 같은 노래를 또 듣는다해도, 그 열정이 잉태한 땀냄새는 늘 새롭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래서 즐겁고 행복하다. 비슷한 주제로 동시다발로 열리는 페스티벌을 모아봤다.

◆ `가장 `핫'한 뮤지션의 보고' : 안산밸리 록페스티벌(7월 26∼28일)
　2009년부터 경기 이천의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에서 개최된 `지산밸리'가 올해 안산 대부도 대부바다향기테마파크로 장소를 옮겨 `안산밸리'란 이름의 록 페스티벌로 다시 태어난다. 눈에 띄는 주요 출연진은 인더스트리얼 록계의 대부 나인인치네일스를 비롯해 음울한 선율의 영국 록밴드 큐어 등이다.
　미국 드라마 `글리'와 제 46회 슈퍼볼 중간 광고 등에 삽입된 노래 `위 아 영(We are young)'으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신인 밴드 펀(Fun)도 이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다. 첫 내한공연을 통해 모든 관객이 `떼창'을 부르게 한다는 것이 이들의 각오다.
　영국 신스팝 듀오 허츠, 록밴드 포올스, 영국 일렉트로닉 밴드 더엑스엑스, 미국 프로그레시브 록밴드 코히드 앤 캠브리아 등의 무대는 눈여겨볼만한 특별식이다. 대중보다 마니아의 찬사를 기꺼이 받을 속주 기타리스트 스티브 바이의 무대도 놓칠 수 없다. 록밴드 국카스텐과 3호선 버터플라이, 로맨틱펀치 등 국내 인기밴드와 로이킴, 유승우 등 `슈퍼스타K' 출신 가수들, 올해 데뷔 25주년을 맞은 퓨전 그룹 봄여름가을겨울 등 모두 80여 팀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