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9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는 ‘2010 대한민국무용대상’ 본선 진출 작품의 공연이 진행됐다. 이날은 솔로&듀엣 부문 2작품과 경연대상 부문 1작품 총 3작품이 선보였다.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관객들의 열화와 같은 박수소리 속에 커튼의 막이 오르고 본선 진출 작품이 하나씩 관객의 눈앞에 펼쳐졌다.

첫 무대는 솔로&듀엣 부문의 ‘空 ; 비움’ 작품이 장식했다. 이 작품은 이정연 안무가의 작품으로 시간과 공간을 시각화해 ‘비움’의 의미를 되짚어보고자 했다. 조그마한 틈으로 비집고 들어온 빛은 관객의 눈을 집중시켰으며 곧이어 형상을 알아볼 수 없는 붉은 생명체의 몸부림에 가까운 몸짓이 이어진다. 끊어질 듯한 붉은 생명체의 움직임과 음악이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귓가를 거스르게 하는 소음이 무대를 꽉 메웠다. 붉은 생명체와 남자 무용수의 대치되는 춤사위로 관객의 시선을 압도했다.

두 번째 무대는 솔로&듀엣 부문의 ‘변형된 감각’이 공연됐다. 변형된 감각은 이윤경 안무가의 안무로 자연스러움 속의 인위, 인위 속에서의 자연스러움을 표현하고 했다. 반듯하게 누워 있는 남자와 남자의 감각을 깨우는 여자의 몸짓이 인상 깊은 작품이다. 남자의 움직임은 흡사 여자의 움직임을 뒤쫓는 듯하나 어느덧 둘은 하나의 움직임을 선보이며 관객의 시선을 앗아간다. 고요하게 그러나 움직임은 강렬하게 관객의 뇌리를 파고든다.

마지막 무대 경연대상 부문은 Han 댄스프로젝터의 ‘터 - 無始無終’이 선보였으며, 한효림 안무가가 안무했다. 작품의 내용적 모티브는 ‘능소화’에서 따왔으며 이승을 떠나보낸 정인에 대한 그리움과 연민이 주를 이룬다. 같은 공간 다른 시간을 나타내는 이 작품은 망자가 보는 터라는 공간과 산 자가 보는 터라는 공간을 보여준다. 임을 잃은 여인의 슬픈 몸짓은 하늘거리는 나비마저 눈물짓게 한다. 여인을 두고 떠나온 저승길, 사랑하는 임과 함께 했던 집을 떠돌며 여인을 잊지 못해 추는 한이 서린 춤은 관객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2010 대한민국무용대상’ 본선 진출 작품 중 몇 작품을 선보인 이날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본선 진출 작품은 솔로&듀엣 부문 5작품, 경연대상 부문 5작품으로 총 10작품이 선보인다. 오는 29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본선 진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2010 대한민국무용대상’ 시상식은 11월 30일 워커힐 W호텔 비스타홀에서 개최한다.

뉴스테이지 박수민 기자 newstag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