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거창국제연극제 명맥 끊기나
비대위 측 개최 포기 철회 촉구 나서
"군수 원하는 3명 운영위 포함 요구,
수용 않자 예산 반납 개최포기 선언"[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올해로 28년째를 맞는 경남 거창국제연극제의 명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주관 단체인 ㈔거창연극제육성진흥회와 거창군이 주도하는 연극제 운영위원회 간 마찰로 거창군이 올해 연극제 관련 예산을 모두 반납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거창국제연극제 운영위원회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돌입하고 거창군의 행정권 남용을 비판, 거창국제연극제 개최 포기 및 운영위원회 해산 철회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11일 밝혔다.

비대위에 따르면 지난 3월31일 거창국제연극제 행사전반을 책임질 외부 전문가로 운영위를 구성할 필요에 따라 거창군청 스스로 조직한 특별기구다. 이에 지난달 4일 손정우 위원장, 박재완 예술감독, 문종근 프로그래머, 김성노 전 한국연극연출가협회회장, 김창화 상명대 교수, 심재민 평론가협회 부회장 등 총 6인을 위촉하고 예산편성, 참가단체 모집 등을 논의했지만 같은 달 19일 거창군 문화관광과장으로부터 운영위를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는 황당한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지난달 18일 거창군 문화관광과장으로부터 양동인 신임군수가 원하는 사람 3명을 운영위에 추가할 것을 전화상으로 요구 받았다. 또한 운영위 선임은 군수고유 권한이라며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수용하지 않을 경우 전문위를 해촉하고 연극제 개최포기를 선언하겠다는 협박성 문자를 4월26일 일방적으로 보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에 따른 갈등으로 운영위 기능이 마비되는 사태를 맞았다. 사실상 운영위 고유 권한과 업무를 방해하는 군의 직권남용”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비대위는 “거창군수는 마치 연극인들 상호간의 이해관계가 상충해서 축제 개최를 포기하는 것처럼 사태를 호도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거창군청의 파렴치한 행정사례들을 고발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비대위는 앞서 거창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한데 이어 오는 1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대학로 동양예술극장 2층 스튜디오에서 ‘양동인 군수의 거창국제연극제 개최포기 및 운영위원회 해산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군수의 파행적이고 탈법적인 직권남용을 고발하기로 했다.

한편 1989년 시작된 거창국제연극제는 매년 한국, 체코, 스페인 등 세계 11개국에서 50개 극단이 참가해 200여 회 공연을 선보이며 문화관광부 유망 축제까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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