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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만큼 흥미로운 작가들의 삶…‘아이언 마스크’와 ‘다윈영의 악의기원’ 그리고 ‘랭보’

작성일2018.09.14 조회수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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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예술가들의 삶은 그들의 작품보다 더 흥미롭다. 그런 면에서 오는 13일 개막하는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와 서울예술단의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 그리고 11월 개막을 앞둔 새로운 창작뮤지컬 ‘랭보’는 한 가지 공통점으로 눈길을 끈다. 그것은 이들 작품이 모두 비범한 천재 작가들의 삶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여러 면에서 평범치 않았던 세 작가들의 삶과 그 주변 이야기를 들여다봤다.

 



대를 이은 차별의 역사와 문학적 재능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 원작자 알렉상드르 뒤마  


13일 개막한 뮤지컬 ‘아이언 마스크’는 프랑스 작가 알렉상드르 뒤마(1802~1870)가 1848년 발표한 ‘브라질론 자작(철가면)’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앞서 ‘삼총사’(1844)를 발표해 대호평을 받았던 알렉상드르 뒤마는 그 후속편인 ‘브라질론 자작’에서 노년이 되어 총사직을 은퇴한 삼총사와 달타냥의 이야기를 그렸다.   
 
‘삼총사’를 비롯해 ‘몬테 크리스토 백작’, ‘여왕 마고’ 등 많은 명작을 남긴 알렉상드르 뒤마는 굴곡진 가족사로도 많은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그의 아버지 토마 알렉스 뒤마는 나폴레옹 휘하에서 최고 사령관까지 지낸 군인이었는데, 흑인 혼혈이라는 이유로 평생 차별을 받다 불운한 죽음을 맞았다. 아버지의 포로 생활에서 모티브를 얻어 ‘몬테 크리스토 백작’을 쓰는 등 부친에게서 큰 영향을 받았던 알렉상드르 뒤마 역시 혼혈이라는 이유로 생전 차별을 받았다. 그는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으나, 작품의 통속성과 흑인 혈통을 비판 받아 동갑내기 작가인 빅토르 위고만큼의 명예를 누리지는 못했다. 결국 그는 탄생 200주년인 2002년에야 문학적 위치를 인정받아 빅토르 위고, 에밀 졸라 등이 안장된 팡테옹 묘지에 함께 묻힐 수 있었다.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알렉상드르 뒤마의 아들 뒤마 퓌스 역시 세계적인 명작을 남긴 작가라는 것이다. 사생아로 태어나 유년기를 길거리에서 보냈던 뒤마 퓌스는 고급 창녀를 사랑했던 경험을 담아 자전적 소설 ‘춘희(동백꽃 여인)’를 썼고, 이 소설은 이후 베르디에 의해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로도 만들어졌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 제작발표회

요절한 천재 소설가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 원작자 박지리   


서울예술단이 오는 10월 2일 선보일 새로운 창작가무극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故박지리 작가의 장편소설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판타지와 범죄추리서사가 결합된 이 소설은 철저히 계급화된 가상의 도시를 배경으로 미제 살인사건의 전모를 파헤치는 소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故박지리는 한국 현대문학사에 독특한 족적을 남긴 작가다. 1985년 해남에서 태어난 그녀는 25세의 나이에 ‘합체’로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는데, 당시 심사를 맡았던 오정희, 박상률, 김중혁 등의 작가들은 “이미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는 말로 각별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박지리 작가는 ‘합체’를 쓰기 전 따로 문학을 공부하거나 소설을 써본 적이 없는 완전한 신인이었다고. 그러나 그녀는 이후 ‘양춘단 대학탐방기’ ‘맨홀‘ 등에서 한국 현대사를 농밀하게 압축해 아우르는 통찰력과 비정규직·청년실업 등 첨예한 이슈들을 관통하는 기발한 서사를 연이어 선보이며 독자들을 놀라게 했다.  
 
박지리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은둔의 작가이기도 했다. 스마트폰도 없고 이메일도 잘 쓰지 않아 때로는 편집자와 수개월씩 연락이 끊기기도 했다고. 그야말로 혜성처럼 나타나 기존의 문법으로 설명할 수 없는 강렬한 작품들을 발표한 그녀는 2016년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다윈 영의 악의 기원’은 그녀의 작품들 중에서도 특히 긴 분량(850쪽)의 소설로, 시스템 속에서 진화하는 악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담은 작품이다. 앞서 ‘국경의 남쪽’ ‘칠서’ 등을 선보였던 서울예술단이 이를 어떤 무대로 만들어낼지 기대를 모은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천재 시인
뮤지컬 ‘랭보’의 주인공 랭보


오는 10월 23일 첫 무대에 오르는 창작뮤지컬 ‘랭보’는 프랑스 상징주의의 대표적 시인으로 꼽히는 아르튀르 랭보(1854~1891)의 삶을 재조명한다. 이 뮤지컬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랭보와 그의 오랜 친구 들라에, 랭보의 천재성을 가장 먼저 알아본 시인 베를렌느의 이야기를 그린다. 현재 시점에서는 들라에와 베를렌느가 랭보의 마지막 시를 찾기 위해 아프리카로 떠나는 여정이, 과거 시점에서는 거침없이 자유를 쫓았던 방랑자 랭보의 삶이 펼쳐진다.
 

랭보는 짧은 집필 기간 동안 남긴 파격적인 시와 파란만장한 행적으로 이름을 남긴 천재 시인이다. 16세에 첫 시를 발표한 그는 이듬해 스승인 이장바르와 시인 폴 드메니에게 보낸 일명 ‘견자의 편지’를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 세계를 탐구하겠노라 선언했고, 이후 ‘지옥에서 보낸 한 철’ 등을 발표하며 프랑스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17세에 10살 연상의 시인이자 유부남인 베를렌느를 만나 뜨거운 사랑에 빠졌으나, 2년 후 다툼 끝에 베를레느가 쏜 총을 맞고 이별한 일화는 영화 ‘토탈 이클립스’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옥에서 보낸 한 철’은 그가 베를렌느과 헤어지고 고향에 돌아가 발표한 작품이다. 이후 랭보는 25살에 쓴 ‘일뤼미나시옹’을 끝으로 집필을 중단하고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를 전전하다가 37세의 나이에 병으로 사망했다.
 

영화 ‘토탈 이클립스’가 랭보와 베를렌느의 사랑에 초점을 맞췄다면, 뮤지컬 ‘랭보’는 상반된 색깔을 가진 두 시인의 시, 그리고 랭보-베를렌느-들라에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각자의 삶의 방식과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극본을 쓴 윤희경 작가는 “랭보의 파격적인 시도 매력적이었지만, 무엇보다도 삶을 대하는 랭보의 적극성이 흥미롭게 다가왔다”며 “주어진 운명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생각대로 거침없이 전진했던 방랑자 랭보의 모습이 시적 감수성이 사라진 시대, 꿈을 잃어버린 시대를 살고 있는 관객들에게 자그마한 용기와 위로의 메시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글: 박인아 기자(매거진 플레이디비 iapark@interpark.com)
사진: 쇼온컴퍼니, 서울예술단, 로네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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