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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의 추억 4] 거기 당신, 옆자리에는 누가 앉아있나요?

작성일2018.12.12 조회수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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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 당신의 공연 옆자리, 가장 많이 앉아있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1번) 모르는 사람     2번)    썸남썸녀     3번) 친구      4번) 직장 동료       5번)  가족

(여러분의 답을 댓글로 알려주세요~)
 
 



▲ 이미지 : SBS 스페셜 '아프니까 퇴사한다' 중 화면 갈무리

내 답은 4번 직장 동료(또는 일하는 관계)다. 함께 일하는 동료거나 공연 담당기자와 함께 보는 일이 가장 많다. 그 다음은 혼자 보는 일이 많으니 1번 '모르는 사람'이다. 공연기획팀과 공연홍보 비스무리한 업무를 계속 하다 보니 회사내 연극 담당, 뮤지컬 담당과 보기도 하고 공연 담당기자들과 보는 일도 잦다. 엑스재팬도 뮤즈도 엘리자벳 초연 첫공도 노트르담 드 파리도 언제나 내 옆자리는 늘 박대리님, 서팀장님, 실장님, 본부장님... 그랬다. 쐐기를 박은 건 12월 31일 회사 전체 회식이다. 12월 31일 회식도 놀라운데 공연을 다함께 관람하고 다함께 재야의 종소리를 들었다. 그날 공연은 박효신 콘서트 아니면 박정현&알렉스 콘서트 같은데. 얼마나 잊고 싶으면 공연도 아리까리하다.
 



▲ 이미지 : tvN SNL 코리아 화면 갈무리

아무리 생각해도 썸남이 옆자리에 앉아있던 기억은 찾기가 힘들다. 손에 꼽을 만큼 있긴 할텐데 썸남과의 공연관람은 긴장이 되어설까 공연몰입도 안되고 온전히 공연을 즐기기가 힘들다. 대체로 내가 추천하거나 보자고 하는 경우일 텐데, 상대방이 이 공연을 좋게 보는지 아닌지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 이미지 : 플레이디비/ 주세팔과 함께 한 배우 주인영의 공연들

공연관람 후에도 집에 안가고 한참을 수다 떨며 뒷풀이 하는 기분 좋은 옆자리가 있는데 그건 배우 주인영이 출연하는 공연을 함께 보러 다니는 친구 주세팔(가명)이다. 주세팔은 배우 주인영의 친언니이자 나의 고딩 베프다. 내가 '연극계 여자 송강호'라 부르는 배우 주인영은 작은 체구에 엄청난 에너지를 갖고 있는 똑똑한 배우다. 특히 비현실적인 캐릭터, 소외 받거나 울분이 있는 사람, 국어사전이 정의하지 않은, 존재하나 표현할 수 없는 감정들을 연기해낸다. 공연이 끝나면 항상 주세팔과 나는 백스테이지로 달려가 그녀를 만나 이런 저런 공연 이야기를 듣는다. 헤어지는 길엔 늘 주세팔이 동생 주인영 손에 2만원이든 5만원이든 돈을 쥐어줬다. 현재는 국립극단 소속배우이나 과거 극단 골목길 소속 배우였던 주인영덕에 박근형 연출의 거의 모든 작품을 본 것 같다.
 



▲이미지 : 플레이디비/ 연극계 여자 송강호 배우 주인영의 활약상들

그런가하면 기분 나쁜 옆자리도 있다. 십여년도 더 된 일이지만 오후 5시경 썸남으로부터 연락이왔다. 세종문화회관에서 하는 기타리스트 이병우 콘서트를 보자 했다. 오후 5시에 당일 8시 공연이라니 딱 봐도 대타각인데. 그땐 어처구니없게 그런 생각은커녕 신나하면서 나갔다. 일주일에 한 두번씩 연락하는 사이인 그는 엘지전자 연구원으로 냉장고 소음을 줄이는 연구를 했다. 나는 소리에 약하다. 얼굴 잘생긴 사람보다 목소리 좋은 사람이 더 좋다. 음악을 포함해 소리에 관련된 일을 하는 것도 매력적이다. 나는 시작하는 단계였고, 상대방은 어장 속 여러 마리의 물고기들을 경합시키는 단계였다. 영광스럽게도(?) 내가 준결승전에서 결승전에 올라갈 즈음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때는 썸남, 남자사람친구 같은 표현이 없었다. 만약 이런 표현이 내가 한참 애매한 관계들 사이에서 힘들어할 때 있었다면 좀 더 사이를 명확하게 정의 짓지 않았을까)
 
올해 내 공연의 옆자리는 주세팔과 모르는 사람만이 있었다. 12월 공연 한두편은 더 봐야할 것 같다. 그리고 내 옆자리는 반드시 모르는 사람이 아닌 사랑하는 이를 앉힐 것이다.
 



▲이미지 : 플레이디비/ 기타리스트 이병우님은 좋았어요. 제 옆자리는 별루지만

글 : 엉캔 (newuncan@gmail.com)
 
엉캔 
플레이디비 초대 필자. 공연, 영화, 출판 에세이 평론 등을 씁니다. 뮤지컬 토요일밤의 열기, 마이스케어리걸 등 공연기획을 조금 했고, 10년째 공연시장분석을 하고 있습니다. 인터파크에서 플레이디비 창간 멤버, 블루스퀘어 개관 멤버로 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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